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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01 조회수1,052 추천수13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6월 1일 주님 승천 대축일
 
 
Go, therefore, and make disciples from all nations.
Baptize them in the Name of the Father
and of the Son and of the Holy Spirit,
and teach them to fulfill all that I have commanded you.
I am with you always until the end of this world.
(Mt.28,19-20)
 
제1독서 사도 1,1-11
제2독서 에페 1,17-23
복음 마태 28,16-20
 

지난주에 성소후원회 지구장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올해 새롭게 선출된 지구장들이 많아서 서로를 알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었거든요.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가까워질 수 있었고 또 많은 부분을 서로 이해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연수 중간에 안면도 섬 근처에 간월암이라는 암자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이 꽤 유명하더라고요. 왜냐하면 만조 때에는 바다에 떠 있는 섬에 있는 암자이고, 물이 빠지는 간조 때에는 육지와 연결된 암자이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물이 빠져나가고 있을 때라, 저희는 신을 벗고 맨발로 바다를 건너서 암자에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사실 조그마한 암자라서 별 특별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래도 특이한 곳에 위치했고, 또한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너무 좋은 느낌을 받았지요.

다시 바닷물을 건너서 차를 향해 걸어가는데, 한 가족으로 보이는 관광객들이 고민을 하고 있더군요. 우리처럼 바닷물을 건너서 암자를 갈 것인지, 아니면 그냥 다른 곳을 찾아갈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에 일행 중의 한 명이 제게 묻습니다.

“저 암자에 가면 특별한 것 있어요?”

순간적으로 당황했지요. ‘특별한 것’이 과연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니 별 것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특별한 것은 없지만, 그래도 좋아요.”라고 대답했지요. 그런데 그분에 자기 일행을 향해서 큰소리로 말씀하십니다.

“봐! 특별한 것 없다고 하잖아. 그냥 가자.”

이분의 말씀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특별한 것만을 쫓고 있는 우리는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었지요. 평범한 일상의 삶 안에서 기쁨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요? 특별한 체험만을 원하고 있으니까요.

오늘 주님 승천 대축일을 맞이해서 복음은 승천하시기 직전에 제자들에게 말씀을 전해주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직접 뵙고 있음에도 ‘더러는 의심하였다’라고 복음은 전합니다. 바로 예수님의 마지막 발현 그 순간까지도 의심을 멈추지 않았던 나약함입니다. 직접 보고 있으면서도 믿지 못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우리의 나약함 역시 발견하게 됩니다.

세상의 기준만을 채우려고 하는 우리의 모습들,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높이 올리게 될 특별함만을 추구하려는 마음에 일상의 삶 안에서 함께 하시는 주님을 믿지 못하고 매번 의심만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특별함만을 추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보다는 우리의 평범한 일상 삶 안에서 함께 하시는 주님의 모습에 감사하면서 살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언제나 주님과 함께 있음을 체험하면서 기쁨과 행복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으신 주님께 대한 의심을 버리고,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진정으로 행복한 우리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빛을 퍼뜨릴 수 있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촛불이 되거나 또는 그것을 비추는 거울이 되는 것이다(이디스 워튼).

 

가장 좋은 선교의 방법

오늘 복음을 보면 끝까지 의심 속에 빠져 있는 부족하고 나약한 제자들을 향해 전혀 꾸짖지 않는 예수님을 봅니다. 오히려 그들에게 세례의 형식으로 표현되는 그리스도교의 핵심 가르침을 맡기시고는, 그들에게 온 세상으로 나가라고 분부하시지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마태 28,19.20)

그리고 이렇게 큰 사명을 내리신 후 그냥 무책임하게 무작정 하늘로 올라가시지 않습니다. 그들의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당신께서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그들과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십니다. 이는 제자들만이 아니라 그들을 따라 장차 믿게 될 모든 이들과 함께 계시겠다는 약속인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그러나 이 세상의 삶이 영원한 삶은 아닌 것이지요. 분명히 ‘끝 날’이 있으며, 언제 올지 모르는 이 날을 대비하면서 살아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선교사명을 실천하며 사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선교를 남의 이야기처럼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선교는 단 한 명에게도 예외 없이 주어지는 주님의 명령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선교를 해야 할까요?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이라는 팻말을 들어 높이고 사람들에게 다가서야 할까요? 그것보다 더 좋은 선교의 방법은 좋은 모범을 보이는 것입니다.

2009년 주님 곁으로 가신 김수환(스테파노) 추기경님을 떠올려 봅니다. 이 분은 “예수님 믿으세요.”라고 거리에서 말씀하시지 않으셨습니다. 심지어 어느 방송에서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다.”라는 말씀을 하셔서, 개신교 신자들로부터 무서울 정도의 지탄을 받기도 하셨지요. 하지만 한국 땅에 주님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셨습니다. 자신의 삶을 통해 주님을 믿는 사람임을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사람들은 주님을 믿기 위해 교회로 왔습니다.

가장 좋은 선교의 방법은 바로 잘 사는 것입니다. 주님의 뜻에 맞게 좋은 모범을 세상에 보여주면서 사는 것,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선교의 방법입니다.

나를 통해 주님을 세상에 알릴 수 있도록 오늘을 멋진 날로 만드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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