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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한결같음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02 조회수937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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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2. 부활 제7주간 월요일 사도19,1-8 요한16,29-33


한결같음


오늘 말씀 묵상 중 1독서의 바오로의 삶에서

'한결같음'이란 말마디가 떠오르면서 강론의 실타래가 완전히 풀렸으니 이 또한 은총입니다.

 

초지일관, 시종여일이란 말마디도 한결같음과 일맥상통하는 참 좋은 덕임을 깨닫습니다.

 

제 예전 절친했던 서울교대부국 교장을 지내다 병사한 친구의 좌우명 또한 '한결같이'였습니다.

이 글귀는 서울교대부국 입구에 아담히 조성된 동산의 소나무를 배경한 돌판에 새겨져 있습니다.


 

우선 어제 있었던 유쾌한 일의 소개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얼마 후 혼인미사 때 주례하게 될 예비신혼부부의 방문을 받았습니다.

참 활달하고 아름다운, 매력이 넘치는 젊은이들이었습니다.

 

무슨 점이 끌렸느냐고 물어봤습니다.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고 좋아요. 상대방을 배려하는 점이 마음에 끌렸습니다.“

예비신랑의 진정성 넘치는 고백에 예비신부는 행복 가득한 표정이었습니다.

"듬직한 모습이 마음에 끌렸습니다.“

역시 예비신부의 진정성 넘치는 짧은 고백이었습니다.


이어 저는 혼인미사를 위해 미리 정성을 다해 준비한 강론을

단락마다 서로 돌아가며 읽도록 했습니다.

예비신랑의 솔직담백한 소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 대목이 특히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끝없이 기다리는 인내의 사랑이, 충고나 조언보다는 칭찬과 격려, 위로의 사랑이 절실합니다.

일체의 판단은 멈추고, '아, 그럴 수 있지', '괜찮아' '아, 이게 현실이지',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의 상대방 현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관대한 사랑을 하시기 바랍니다-“

 

사실 저 역시 심혈을 기울인 대목으로 예비신랑은 예리하게, 한 눈에 이 대목을 집어 낸 것입니다.

 

하느님이 안배해 주신,

서로가 '한결같은' 사랑을 하리라는 예감이 드는, 서로 만족해하고 행복해 하는 예비신혼부부였습니다.


 

요즘 계속되는 1독서 사도행전의 주인공, 바오로의 삶의 특징은 단연코 '한결같음'입니다.

 

도대체 오뚜기처럼 좌절할 줄 모르는

저 한결같은 열정은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참으로 불가사의처럼 느껴졌습니다.

 

'바오로는 석 달 동안 회당에 드나들며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토론하고 설득하면서 담대히 설교하였다.‘

 

1독서 말미 구절이 바오로의 한결같은 열정의 삶을 압축합니다.

 

'한결같은' 사람은 바로 세상을 이긴 '참 자유인'을 의미합니다.

'세상'이 상징하는 바 바로 이기적이고 세속적인 '자기'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입니다.

 

"나는 혼자가 아니다.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 계시다.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아버지와 함께 계심으로 세상의 자기를 이긴 예수님이십니다.

 

이런 주님과 가까워질수록

주님의 승리에 참여하게 되어 우리 또한 세상이 상징하는 바 '자기'를 이깁니다.


진정 세상의 '자기'를 이겼을 때 무엇에도 매이지 않는 한결같은 자유인입니다.

마치 성령 따라 흐르는 물 같은, 바람 같은, 구름 같은 자유로운 삶입니다.

 

복음의 예수님이 그러했고 사도행전의 바오로가 그러했으며,

교회의 무수한 순교자들이 그러했고 지금도 순교적 삶을 살아가는 무수한 이들이 그러합니다.

 

하여 한결같은 자유인이 되어 세상의 자기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다음 한 말씀뿐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길입니다.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주님을 따를 때 비로소 세상에 대한 승리요 한결같은 자유인의 삶입니다.

 

주님의 매일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세상을 이긴 한결같은 자유인의 삶을 살게 해 줍니다.

 

끝으로 이와 관련하여 '서울주보(2014.6.29.)'에 나올

제 좌우명이자 장차 묘비명이 될 고백을 소개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하게 또 격류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살았습니다.

저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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