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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02 조회수1,057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6월 2일 부활 제7주간 월요일
 
In the world you will have trouble,
but take courage,
I have conquered the world.
(Jn.16.33)
 
 
제1독서 사도 19,1-8
복음 요한 16,29-33
 

이제 제6회 지방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인지 거리를 나서면 이곳저곳에서 선거유세를 하는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그리고 이 분들은 정말 이른 아침부터 선거유세를 하더군요. 제가 아침운동을 겸해서 묵주를 들고 밖으로 나가는 시간이 보통 새벽 5시쯤 되는데, 그때 이미 자리를 잡고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한 표를 부탁하십니다.

솔직히 제 마음 속으로는 이미 누구에게 투표할 지를 결정했지만, 아침 일찍부터 나와서 허리를 90도 숙이면서 간절히 한 표를 호소하는 그 모습들이 안쓰럽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에는 묵주를 들고 나가는 저를 향해 허리를 숙이며 인사하는 분에게, “*** 후보, 파이팅! 힘내세요.”라고 말씀했습니다. 그러자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하면서 환하게 웃으십니다. 그 모습에 저도 기분이 좋더군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분만 계신 줄 알았는데, 담을 돌자마자 다른 후보들이 바로 보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후보들에게도 파이팅을 외쳤어야 하는데, 너무 갑작스럽게 만나서 수고하라는 어떤 말도 던지지 못했네요.

그래서일까요? 다른 후보들의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 제가 지지하는 후보는 아니어도 힘내라고 말했을 뿐인데, 이 말을 들은 분은 힘을 얻은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은 오히려 아침부터 힘을 잃은 것 같습니다.

용기를 북돋는다는 것은 이렇게 힘든 것 같습니다. 인간의 나약함과 부족함으로 인해 용기가 아닌 오히려 실망과 절망을 가져다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이 아닌 필요한 것을 주시는 주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어떠한 고난이 있어도 실망이나 좌절에 빠지지 말라고 하시지요. 왜냐하면 당신께서 짊어지신 십자가를 통해 세상을 이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 안에서만이 진정한 용기를 얻을 수 있으며, 이 힘으로 우리 역시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 등장하는 사도 바오로의 모습을 떠올려 보십시오. 바오로 사도는 열정적으로 선교에 임하지요. 자그마치 석 달 동안이나 회당에 드나들며 하느님 나라에 관하여 토론하고 설득하면서 설교합니다. 당시 커다란 박해의 위협으로 두려움에 빠져서 주저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런 세상의 고통과 시련에 고개를 숙이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세상을 이기신 예수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인해 세상의 고난을 거뜬히 이길 수 있는 용기를 얻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의 삶. 쉽지 않다고들 많이 이야기하십니다. 또한 ‘못 살겠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을 자주 뵙습니다. 그러나 고통과 시련을 실제보다 크게 생각하고, 희망과 기쁨은 실제보다 작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요? 용기를 내어, 주님께 대한 믿음을 더욱 더 키워 보십시오. 분명히 이제까지 작게만 보였던 희망과 기쁨이 내 안에서 커다란 선물로 다가올 것입니다.

넘어져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위험을 감수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일 뿐. 이제 여러분 차례이다. 이 순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오프라 윈프리).


 

하느님조차 한 사람을 심판하려면 그 사람의 사후까지 기다린다.

제게 있어서 만나면 약간 불편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 분은 말씀만 하시면 부정적인 이야기만 계속되거든요. 부정적인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면 괜히 짜증이 나고, 화도 납니다. 그래서 이 분을 그냥 피해 다녔습니다. 그런데 묵상 중에 문득 이 분에 대한 생각이 나는 것입니다.

‘내가 이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면서 힘들어 할 필요가 있을까? 이 사람을 통해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이 사람 역시 내게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닌가?’

그 뒤에야 비로소 이 분과의 만남이 그리 어렵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제가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건넬 수 있는 여유까지 가질 수 있었지요.

영국의 대문호 닥터 존슨은 이러한 말을 남겼습니다.

“하느님조차 한 사람을 심판하려면 그 사람의 사후까지 기다린다.”

그런데 우리는 얼마나 일찍 판단하고 단죄합니까? 조금도 기다리지 못하는 우리의 서두름을 반성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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