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07 조회수820 추천수8 반대(0)

어제는 전주엘 다녀왔습니다. 저는 고향이 전주입니다. 고모부님의 팔순 미사를 다녀왔습니다. 오랜 만에 고속버스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3 겨울에 고속버스릍 타고 전주엘 다녀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는 여자 승무원이 있었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 주셨습니다. 당시에 들었던 곡예사의 첫사랑이라는 노래가 떠오릅니다. 여행과 신앙생활의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 근심, 걱정은 모두 버려두고 여행을 해야 합니다. 여행 중에 근심과 걱정을 함께 데리고 가면 봄의 아름다움을, 철쭉의 싱그러움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유대인들의 고소로 죄인이 되어서 재판을 받았습니다. 감옥에 갇혔었고, 나중에는 군인들이 지키는 가택연금을 당했습니다. 2년 동안 가택연금을 당하면서도 바오로 사도는 근심하거나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가택연금 중에도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으로 마음의 여유를 가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인생도 하느님께로 가는 여행과 같습니다. 때로 시련의 비가 내리기도 하고, 고통의 파도가 밀려오기도 하고, 고독과 외로움의 바람이 불기도 합니다. 그럴 때 일수록 마음의 여유를 갖는다면 우리는 구름에 가려진 태양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고통의 파도를 넘을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는 멀리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산에 있는 꽃들은 멀리서 볼 때 더욱 아름답습니다. 멀리서 바라볼 때 구름, 바람, 시냇물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너무 가까이서 보면 미처 피지 못한 꽃도 있고, 색이 바란 꽃도 있고, 이미 시들은 꽃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얼굴도 비슷합니다.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삶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주름도 있고, 점도 있고, 작은 상처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웃도 너무 가까이에서 보면 허물과 단점이 보이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베드로 사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올 때까지 그가 살아 있기를 내가 바란다 할지라도, 그것이 너와 무슨 상관이 있느냐? 너는 나를 따라라.” 꽃은 분석하고 나누고 평가하면 그 아름다움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우리의 인생도 그렇습니다. 만나는 이웃을 평가하고, 분석하여 판단하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그 안에 숨어있는 가능성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미시적인 측면도 필요하겠지만 거시적인 면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빛이 있어야 아름다움을 볼 수 있습니다. 아무리 우리의 눈이 좋아도, 빛이 없으면 우리는 산의 아름다움을 볼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가 2000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교회의 권위와 힘이 있었기 때문이 아닙니다. 교회는 많은 허물이 있었고, 그릇된 판단도 했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가 주님의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 은총의 빛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뜨거운 기운이 감싸 주었기 때문입니다. 주님 사랑의 빛이 우리를 지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의식과 우리의 눈으로 보는 것 같지만, 주님의 빛이 함께 하고 있음을 늘 알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좀 더 겸손해야 합니다.

 

 베네딕토 성인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땅으로 내려온 사람만이 하늘로 오를 수 있습니다.’ 군대에 가면 포복훈련이 있습니다. 철조망 아래에는 진흙탕입니다. 철조망 위로는 실탄이 날아다닙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군인은 낮은 자세로 철조망을 통과해야 합니다. 머리를 들면 철조망에 다치기 쉽고 옷이 찢겨 질 수 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총알에 맞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는 낮은 자세로 기어가야 합니다. 삶의 시련도 그렇습니다. 결국은 지나가기 마련입니다. 겸손하게 땅을 향하면 언젠가 하늘로 들어 높여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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