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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08 조회수1,036 추천수5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6월 8일 성령 강림대축일
 
“Receive the Holy Spirit.
Whose sins you forgive are forgiven them,
and whose sins you retain are retained.”
(Jn.20,23)
 
 
 
제1독서 사도 2,1-11
제2독서 1코린 12,3ㄷ-7.12-13
복음 요한 20,19-23
 

가정에 소홀한 남편이 있습니다. 중요한 기념일이나 가족 대소사를 놓치는 것을 처음에는 미안해 하다가 이제는 당연한 것처럼 생각합니다. 자기는 가장으로 돈을 많이 벌어야하기에 바쁘고 그래서 가정에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이번 한 건만 잘 되면 우리 가족 모두 화목하게 잘 살 수 있다’고 자주 말합니다. 그런데 이 한 건이 잘 되고 나면 어떨까요? 더 큰 건이 자기 앞을 기다리게 되고, 결국 가족에는 늘 소홀할 수밖에 없습니다.

요즘 프로야구가 한창인데, 사람들은 어떤 선수를 좋아할 것 같습니까? 당연히 자기 팀이 이기는데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선수를 좋아합니다. 팀의 승리를 위해서 때로는 번트도 대고, 때로는 기다릴 줄도 아는 선수, 그리고 자신이 부상을 당할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몸을 던져서 아웃 카운트를 잡아내는 열정을 가진 선수를 원합니다.

만약 홈런 한 방만 치겠다고 무조건 큰 스윙만 하는 선수는 어떨까요? 또한 자기 몸을 끔찍이 챙겨서 슬라이딩이나 허슬 플레이를 전혀 하지 않는 선수는 어떻습니까? 제가 감독이라도 그런 선수는 절대로 쓰지 않을 것입니다. 어쩌다 한 번은 이길 수도 있겠지만, 이 선수를 기용함으로 인해 패배를 더 많이 안게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지요.

직장에 충실한 사람은 가정에 소홀할 수밖에 없을까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은 매사에 충실하기에 직장이나 가정에나 똑같이 충실합니다. 문제는 무조건 큰 것만을 얻으려는 욕심과 이기심이 그 어디에서도 소홀하게 만든다는 것이지요. 작은 것도 소홀히 하지 않고 충실할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어떠한 상황에서도 충실하게 자신의 일들을 해나갈 것입니다.

오늘은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성령이 사도들에게 내린 날을 기념하는 날이지요. 성령을 받은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 이후 숨어 지냈던 다락방을 벗어나 용기 있게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파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단지 성령을 받음으로 인해서 용기를 가지고 세상에 복음을 전파할 수 있게 된 것일까요? 예수님과 함께 했었던 그 모든 과정들이 있었기 때문에, 성령을 통해서 비로소 그 결실을 맺을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어느 날 갑자기 주님께서 특별한 은총과 사랑을 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갖습니다. 즉, 큰 것 한 방 주셨으면 합니다. 이것으로 세상 안에서는 부귀영화를 누리고, 그래야 주님을 위한 일도 조금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합니다. 그러나 주님과 함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리고 주님의 뜻대로 살고자 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미 우리에게 다가온 주님의 은총과 사랑을 깨닫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이미 세례를 통해서 받은 성령께서 우리에게 항상 말씀하시는 것은 ‘주님’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주님을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은 또 주님의 뜻대로 살지 않겠다고 하는 사람은 은총과 사랑으로 다가오는 성령의 활동을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큰 것 한 방이라는 요행을 바라는 착각 속에서 벗어나, 매 순간 주님께 충실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래야 이천년 전의 제자들처럼 주님 안에서 주님의 일을 용기 있게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우리가 찾는 것에 따라 달라진다(존 러벅).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연히 작년 평화신문을 보다가 우연히 다음과 같은 기사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기사 원문을 올려 봅니다.

마산교구 진주 신안동본당(주임 최봉원 신부)에는 매주 중고등부 미사가 끝나면 함께 모여 기도하는 성소자 모임이 있다. '진홍색 가운'이라는 이름을 붙인 성소자 기도모임은 6월 15일부터 미사 후 그날 복음 중 마음에 와 닿는 복음말씀을 나눈다. 묵주기도를 하고 서로 성소 체험도 털어놓는다.

'진홍색 가운'은 가르멜 수도회 성소자인 최동현(프란치스코, 고1)군이 '빠다킹 신부'로 유명한 조명연(인천교구 성소국장) 신부의 복음묵상을 듣고 정한 이름이다. 최군은 "프랑스의 사상가 디드로라는 사람이 친구에게 멋진 진홍색 가운을 선물 받고 서재에 고이 보관했는데, 멋진 가운 때문에 자신의 서재가 초라하다는 것을 느껴 서재의 물건을 새것으로 바꾸기 시작했다"며 "이 말씀을 듣고 우리도 하느님을 진홍색 가운이라 생각하고, 우리 자신을 하느님 뜻대로 바꿔나갈 것을 다짐하며 지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제 이름이 들어가서 깜짝 놀랐지요. 특히 저의 글을 읽고서 ‘성소자 기도모임’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니 더욱 더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썼다는 ‘진홍색 가운’이라는 글이 기억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2013년 6월에 썼던 글이더군요. 이 글을 보니 비로소 ‘아~ 맞다.’ 하면서 생각이 납니다.

저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신경 쓰지 않았던 글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됩니다. 즉, 어떠한 상황에서도 소홀히 살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네요.

아무튼 이 성소자 모임이 앞으로도 잘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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