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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환이 축복일 수 있을까?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11 조회수3,339 추천수14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파킨슨 병과 알츠하이머라는 병을 앓고 계신 아버지...

얼마 전에는 심장 혈관이 꽉 막혀 심장혈관 우회수술을 하신 울 엄니...

지금은 수술후 아주 좋으셔서 엄니가 아버지 간병을 하고 계시다.

 

집안에 우환이라면 우환인데 오늘 6남매 아니 7남매가 모였다.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은총이 뭐고 축복이 뭔지 깨닫게 해 주셨다.

원래는 6남매였었는데 남동생이 장가를 잘 들어서 새 가족이 늘었다. 그래서 7남매가 되었다.

 

이것 저것 생각하면 아버지 요양원에 보내고 살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아버지께 허락된 생이

얼마인지 알 수 없지만 그건 너무 가혹한 결정이 아닐까 싶어서 차마 그럴 수 없었다. 그래서

엄니가 시골 집에서 아버지 간병을 하시며 지내시고 있다.

 

그런데 엄니도 많이 늙으셔서 힘이 부친다. 어떻게 엄니를 도울 것인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 보려고

오늘 성남서 모였다.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면서 생전 처음으로 마음에 있었던 이야기들의 물고를

조금 텄다. 이것이 첫 번째 은총이고 축복이었다.

 

사실 우리 6남매는 무늬만 형제였었다. 아버지가 젊어서 기술자로 일하셨기 때문에 6남매가 함께

지지고 볶고 살아본 기억이 없다. 그래서 그런가 형제들이 만나도 그저 그랬다. ...

 

아버지 목욕시키고 돌아오는 길에 동생들과 이러저러한 이야기를 하면서 ...

아버지가 저렇게라도 살아계시는 이유가 은총이고 축복임을 알았다.

아버지는 우리에게 우리들이 어려서 누리지 못했던 형제애를 지금이라도 붙여주고

떠나시려 애쓰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 자신은 얼마나 힘드실까?

물론 간병하시는 엄니도 얼마나 힘드실까?

우리는  그 마음을 알기에 조금씩 힘을 보태려고 오늘 모였다.

이렇게 애쓰는 마음으로인해 우리는 이제 시작하고 있음을 보았다.

 

어려서 함께 했던 추억이 그닥 없었던 우리들에게 지금 아버지는 새로운 기회를 주시고

있음이 은총이고 축복이었다. 아마도 오늘 동생들도 이러한 마음이 가슴에 싹텄을 것 같다.

그 싹이 잘 자라서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게 되는 날 ...

아마도 우리는 함께 모여 행복한 노년을 살게 되겠지 ...

아마 지금 그것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것이 세 번째 은총이고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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