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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둥근 사랑, 둥근 삶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17 조회수1,131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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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17.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열왕기 상21,17-29 마태5,43-48


둥근 사랑, 둥근 삶


둥근 사랑, 둥근 삶, 둥근 마음입니다.

가을 익은 둥근 열매들처럼 우리 사랑도 익어갈수록 둥글어 집니다.

처음부터 둥근 사랑이 아니라 익어갈수록 점차 둥근 사랑, 둥근 삶이 됩니다.

 

주님은 우리 모두에게 평생 과제를 부여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아버지를 닮아 완전한 사람이 되는 것, 바로 우리의 평생과제입니다.

 

여기서 완전함은 '완벽함(perfectness)'이 아닌 온전함(wholeness)을 뜻합니다.

완벽함은 웬지 모난 직선의 느낌이지만 온전함은 둥근 곡선의 느낌입니다.

사랑도 성장 성숙 할수록 하느님을 닮아 원숙(圓熟)한 둥근 곡선의 사랑이 됩니다.

 

봄, 여름, 가을, 온갖 시련을 겪어가며 익어가는 둥근 열매이듯 사랑도 그러합니다.

오늘 주님은 이런 사랑의 구체적 방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첫째, 원수를 사랑하는 것입니다.

 

원수가 상징하는바 불편한, 불쾌한 경우에 해당되는 모든 이들입니다.

살다보면 무수히 겪는 체험입니다.

 

마음으로 좋아서 사랑이 아니라 연민의 마음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사랑입니다.

내 눈에 몰라서 원수지 하느님 눈에는 분명 그만의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 판단이나 심판은 하느님께 맡기고

지극한 인내로 참아견디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 노력하는 사랑입니다.

 

이래야 비로소 자유롭습니다.

이래야 나도 살고 원수도 삽니다.

 

원수에 대한 보복심은 어찌보면 악마의 교활한 유혹일 수 있습니다.

원수 사랑에서 고귀한 품위의 모습도 서서히 형성되어 하느님을 닮아갑니다.


 

둘째,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는 것입니다.

 

노골적인 박해도 있겠지만 넓은 의미로 우리를 힘들게 하는 모든 이들이 이에 해당됩니다.

방법은 기도뿐이 없습니다.

 

박해하는 자들 또한 그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는 것입니다.

기도를 통해 박해하는 자들은 물론 나의 실상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이래야 은총을 통한 변화로 나도 살고 박해하는 자들도 삽니다.

 

좋은 환경에서 좋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가능합니다.

원수를 사랑할 때,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할 때

비로소 우리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녀가 됩니다.


 

셋째, 차별없는 공평무사한 사랑을 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그러합니다.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주시는 하느님 아버지이십니다.

 

악인도 선인도, 의로운 이도 불의한 이도 다 똑같이 살 권리가 있고 하느님 사랑의 대상들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온갖 판단을 멈추고, 하느님 같은 공평무사한, 차별 없는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사실 악인도 선인도, 의로운 이도 불의한 이도 우리의 불완전한 판단일 수 있습니다.

모든 이들을 알고 판단할 분은 하느님 한분 뿐입니다.


어제 나봇의 어처구니 없는 억울한 죽음도 충격이었지만

오늘 엘리야를 통한 아합에 대한 하느님의 선고 역시 충격입니다.

 

새삼 하느님은 온 세상을 바라보는 눈자체이자 온 세상의 말을 듣는 귀자체시요,

하느님 앞에 완전 범죄는 불가능함을 깨닫습니다.

 

나봇과 아합의 사례를 통해 우리 자신의 삶을 하느님 앞에서 깊이 성찰하게 됩니다.

 

우리가 하느님 다운 사랑에 항구할 수 있음 역시 은총입니다.

주님을 열렬히 항구히, 사랑할 때 주님은 이런 사랑의 선물을 주십니다.

 

어제 읽은, 최근 출간된 오리게네스의 '원리론'(한국연구재단 총서567)에서

오리게네스의 아름다운 인품에 대한 한 대목을 나눕니다.

 

-그는 매우 겸손하고 질투심이 없었으며 권력에도 부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는 친구와 반대자들에게서 부당한 억압을 받았지만 이를 불평없이 견뎌냈다.

그의 삶은 처음부터 끝까지 힘들었지만,

그는 진리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필적할 사람이 없을 정도로 열의에 차 있었으며 생활방식은 철저히 금욕적이었다.

한 마디로 그는 늘 그리스도를 본 받으려 애썼으며,

실제로 순교한 이 못지 않은 삶을 살았다(위의 책64-65쪽).-

 

어제 저는 하느님의 참 좋은 사랑의 선물 둘을 받았는데

하나는 이 시몬 베드로 아빠스님을 방문했을 때 선물로 받은 위의 책이며,

하나는 최빠코미오 원장님으로부터 받은 제 '사제서품 25주년 은경축'에 관한 행사

(2014.7.11. 오전 11시- 요셉수도원에서 축하미사 후 축하연 예정) 소식이었습니다.

 

새삼 이런 저런 무수한 하느님 사랑의 체험이 감사와 기쁨으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함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을 닮게 하시고 사랑 실천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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