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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 안에 숨겨진 삶(the hidden life in the Lord)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18 조회수987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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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18.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열왕기 하2,1.6-14 마태6,1-6.16-18


 

주님 안에 숨겨진 삶(the hidden life in the Lord)


 

넘쳐나는 잉여의 사람들, 잉여의 시간, 잉여의 삶 등 말그대로 잉여의 시대입니다.

필요의 사람들, 필요의 시간, 필요의 삶, 필요의 시대만 있는 게 아닙니다.

 

잉여와 필요는 상호보완하면서 공존합니다.

드러난 삶과 함께 가는 숨겨진 삶입니다.

 

이런 외향(外向)의 천박(淺薄)한 시대일수록 주님 안에 숨겨진 내적 삶은 더욱 절실합니다.

주님 안에 진정한 휴식을 갖고 충전하며 나를 찾아야 영육이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리게네스를 읽던 중 다음 구절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

'오리게네스는 성경에서 지식을 얻으려고도 교회 신앙의 전통적 길에서 벗어나려고도 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성경에서 하느님을 만나고자 하였다.‘

 

하느님을 만나는 일보다 더 절박, 절실한 일도 없습니다.

사실 우리의 모든 영적수행이 목표하는 바도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주님을 참으로 사랑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위대한 교회학자의 한결같은 특징은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했다는 것입니다.

천재학자이전에 사랑의 대가, 사랑의 천재, 기도의 대가, 기도의 천재였습니다.

 

진실로 하느님을 사랑하여 하느님 중심의 숨겨진 삶을 택했던 이들의 특징에 대한 묵상 나눔입니다.


 

첫째, 깊이의 삶을 살았습니다.

 

피상적 넓이가 아닌 깊이의 숨겨진 삶에서 만나는 하느님입니다.

넓이의 드러나는 외적 천박한 삶에서는 결코 하느님을 만나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의 자선과 기도와 단식의 가르침에서 의도하는 바도 바로 깊이의 삶입니다.

자선도, 단식도, 기도도 드러내지 말고 감쪽 같이 하느님 안에 깊이 숨겨두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받을 상을 다 받았다.'

주님의 깊이 안에 자신의 덕을 숨겨둘 줄 모르는 얕은 사람들에 대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둘째, 진실한 삶을 살았습니다.

 

진실한 삶은 겸허한 삶입니다.

일체의 허영이나 교만, 과시가 없는 본질에 충실한 삶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이 꾸짖는 것도 사람들에게 보이기 위한 위선적 단식이나 자선, 기도의 행위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사랑하여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살 때 저절로 따라오는 숨겨진 삶에 진실과 겸손입니다.

 

하느님 앞에 깨어 진실한 삶을 살 때 비로소 부수적인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 초연한 자유를 누립니다.


 

셋째, 존재의 삶을 살았습니다.

 

늘 지금 여기 깨어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무는 것입니다.

진정한 기쁨은 주님 안에 머무는 존재의 기쁨이지 행함의 기쁨, 소유의 기쁨이 아닙니다.

 

주님 안에 머물 때 충만함 이지만 주님을 떠날 때 허무함입니다.

 

'그러면 숨은 일도 보시는 네 아버지께서 너에게 갚아주실 것이다.'

존재의 삶에 충실한 무사(無私)한 이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약속입니다.


바로 1독서 열왕기 하권의 엘리야가 그 모범입니다.

늘 하느님 안에서 깊이와 진실과 존재의 숨겨진 삶을 살았던 예언자였고,

회오리 바람에 실려 승천하는 장면이 바로 그의 평생 삶을 상징합니다.

늘 주님 안에 숨겨진 삶을 살았기에 승천 장면을 목격한 이도 그의 참 제자 엘리사뿐이었습니다.

 

주님을 사랑할 때 저절로 주님을 찾고 기도합니다.

기도할 때 주님을 만납니다.

 

이런 하느님을 갈망하는 '무욕(無慾)의 사람들'은

저절로 주님 안에 숨겨진 깊이와 진실, 존재의 삶을 추구합니다.

하여 성경 묵상과 더불어 끊임없는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오리게네스가 지인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입니다.

"무엇보다도 성경을 신앙의 원칙과 하느님 마음에 들려는 의도로 읽도록 전력을 기울이시오.

성경을 이해하고자 하는 이에게는 정말 기도가 필요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주님 안에 숨겨진 삶의 참 기쁨을 깊이 깨닫게 하십니다.

 

 

"주님께 희망을 두는 모든 이들아, 힘을 내어 마음을 굳세게 가져라."

(시편31,2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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