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회개와 사랑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23 조회수960 추천수11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

 

 

 

2014.6.23.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열왕기 하17,5-8.13-15ㄱ.18 마태7,1-5


 

회개와 사랑


가장 무섭고 두려운 것은 안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져 내리는 것입니다.

무너지기는 쉬워도 다시 세우기는 힘듭니다.

 

세월흐르면서 서서히 속화되어 안팎으로 무너져 내리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하여 변절, 변심을 이야기 하기도 합니다.

하여 끊임없는 회개로 '하느님 앞에서'의 삶이 중요합니다.

 

하느님과 대면하여 다시 일어서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정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일어서지 않는 게 죄입니다.

 

공동체 탓을 할 수도 없습니다.

공동체가 모두를 해결해 주지도 않습니다.

 

공동기도가 전부만은 아닙니다.

끊임없는 개인기도와 회개로 마음을 새롭게 보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나 이제나 악순환의 반복의 역사 같습니다.

1독서 열왕기 상권에 나오는 사마리아 이스라엘 백성이 그러합니다.

계속되는 배신과 심판으로 점철된 역사입니다.

 

아시리아에 패망의 이유를 사가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이는 이스라엘 자손들이 자기들을 이집트 임금 파라오의 손에서 빼내시어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올라오신 주 저희 하느님께 죄를 짓고, 다른 신들을 경외하였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 말씀을 듣지 않고, 주 저희 하느님을 믿지 않은 그들의 조상들처럼 목을 뻣뻣하게 하였다.‘

 

비단 이스라엘 백성들뿐 아니라 보편적 인간 모습 같기도 합니다.

수도공동체 사람들 역시 모이면 세속(世俗)이 되기 마련입니다.

공동체의 기본적 생활에 충실하면서도 스스로 끊임없는 기도와 회개로 자신을 바로 세움이 답입니다.

 

어제 아침 남산 산책길 중 '조지훈'시인의 시비에 적힌 시인의 생애와 그분의 대표적 시를 읽었습니다.

그 엄혹한 일제 강점기와 자유당 시절

한결같이 꼿꼿이 지조와 절개를 지키며 살았던 선비와 같았던 시인이었습니다.


-외로이 흘러간/ 한 송이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 쉬리라던고


성긴 빗방울/ 파촛잎에 후둑이는 저녁 어스름

창 열고 푸른 산/마조 앉아 나


들어도 싫지 않은/물 소리기에

날마다 바라도/그리운 산아


온 아츰 나의 꿈을/스쳐간 구름

이 밤을 어디메서/쉬리라던고.


시인의 '파초우(芭蕉雨)'란 시비에 적힌 탈속(脫俗)의 시를 통해

시인의 순수하고 고고한 인품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시인의 '날마다 바라도 그리운 산'은 우리로 하면 '날마다 만나도 그리운 하느님'입니다.

하여 무수한 난관을 통과하여 안팎으로 자신을 지키며 건재한 삶을 살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끊임없는 회개를 통한 마음의 순수요 사랑입니다.

 

"일체의 판단이나 심판은 멈추고 서로의 공간을 존중하고 지켜주는,

하여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놔두어 자유롭는 하는 게 사랑이다.“

 

어제 산책길에서 새롭게 깨달은 사실입니다.

그냥 방치가 아니라 무관심의 관심의 사랑입니다.

 

몰라서 심판이지 서로 알면 알수록 심판도, 판단도 않습니다.

다 그만의 까닭이 있기 때문입니다.

 

심판 역시 큰 죄입니다.

하느님께 맡겨두고 일체의 판단도 심판도 하지 않는 게 사랑입니다.

회개를 통해 하느님 앞에서 자기를 안 순수한 영혼들은 결코 판단하지 않습니다.

 

오늘 복음 중 주님의 강력한 권고 말씀입니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

너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제 눈에 들보를 깨달아 아는 자가, 하여 제 눈에 들보를 빼내는 자가 겸손한자요 지혜로운 자입니다.

 

순수한 영혼에 순수한 사랑의 사람입니다.

하여 끈임없는 회개만이 우리가 무너지지 않고 살 길임을 깨닫습니다.

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깨끗해진 우리 모두에게 새로운 사랑으로 살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바위시옵니다."(시편18,3).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