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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25 조회수1,188 추천수10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6월 25일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By their fruits
you will know them.
(Mt.7,20)
 
 
제1독서 2열왕 22,8-13; 23,1-3
복음 마태 7,15-20

몇 년 전에 책을 출판할 때, 출판사 사장님께서는 조심스럽게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신부님, 이 책을 출판하고 나서 인터넷으로 저희 출판사가 책을 구매해도 될까요?”

출판사가 책을 구매하든 말든 제가 무슨 상관이 있겠나 싶었지요. 그런데 책이 팔리면 판매된 책에 대한 인세를 지불해야 하는데, 출판사에서 책을 구매하는 것이니 인세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지요. 저는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불편하게 책을 인터넷으로 샀다가 다시 파는지를 이해할 수가 없었거든요. 사장님께서는 이렇게 이야기하십니다.

“신부님, 책을 신문이나 방송 등의 매체를 통해서 홍보하는데 드는 비용이 몇 천 만원입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서 천만 원어치만 책을 구입하면 곧바로 베스트셀러가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베스트셀러가 궁금해서 구입을 하지요. 매체를 통해 광고하는 것보다 더 효과가 큽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서는 도저히 그렇게 하지고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이 팔리게 되면 그만큼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는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 되니까요. 사람들에게 진짜로 많이 팔린 책처럼 보이게 하고 있지만, 사실은 가짜로 많이 팔린 책일 뿐이지요. 결국 제가 절대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해서 베스트셀러가 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책도 많이 팔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양심을 속이는 가짜의 삶이 아닌, 솔직한 진짜의 삶을 선택했기에 떳떳했습니다. 출판사에게는 많이 팔리지 않아서 미안하지만 말이지요.

요즘 사회는 가짜와 진짜 구분을 참으로 하기 힘든 세상처럼 보입니다. 물건들도 진짜 가짜의 구분이 힘들고, 사람들의 모습 역시 진짜 가짜를 구분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삶 역시 진짜 가짜를 구분하기 힘든 것 같습니다. 즉, 자기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다른 이를 속이고 해를 입히는 가짜의 삶이 얼마나 많던 지요. 온통 세상이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곳이라 진짜가 가짜 같고 가짜가 진짜 같습니다. 서로 속이고 속는 세상이라 이제는 누가 공갈을 쳐도 그것이 자연스럽게 여겨집니다. 이런 가짜 세상에서 진짜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좋은 나무가 될 것을 말씀하시지요.

“좋은 나무는 모두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는다.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나쁜 나무는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없다.”

좋은 나무의 삶이 바로 진짜의 삶입니다. 반대로 나쁜 나무의 삶이 가짜의 삶인 것이지요. 진짜의 삶은 다른 이들을 속이거나 해를 입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셨던 사랑의 삶을 살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가짜의 삶은 겉으로만 그럴싸해 보입니다. 화려하고 멋진 모습으로 유혹을 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사랑의 마음보다는 욕심과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삶이 과연 주님께서 약속하신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좋은 나무를 통한 진짜의 삶 안에서 좋은 열매도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가짜의 삶이 아닌, 진짜의 삶. 주님께서 우리에게 간절히 원하시는 그 삶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입니다.

어떠한 과정도 이유 없는 것이 없다. 모든 생성은 그 원인을 가지며 그러기 때문에 필연이다(레우키포스).


 

교회 안에 누가 계시나?

전에 있었던 본당 근처에 비어 있는 사무실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이 사무실을 오고가는 것입니다. 바로 건강기구를 파는 곳이었지요. 사지 않아도 좋으니까 구경하면 사은품도 준다고, 또 때로는 식사도 대접하기에 동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수시로 이곳을 들리더군요. 많은 것을 받기도 했지만, 그들에게 속아서 건강기구, 건강에 좋다는 약들을 많이 구입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이곳은 예전처럼 비어 있는 사무실이 되어 버렸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들을 통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던 장사꾼들이 떠나가 버린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뒤에 이곳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계속해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방문을 하셨을까요? 아닙니다. 그 뒤로 이곳은 아무도 방문하지 않는 곳이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교회는 어떤가요? 교회에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으며 오랫동안 유지됩니다. 왜냐하면 교회의 주인이신 예수님께서 늘 계시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채우고 나면 자리를 떠나버리는 장사꾼이 아닌, 항상 우리를 위해 그 자리를 지키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회에 올 때에 봐야 할 분은 예수님 한 분입니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예수님을 보러 오지 않고 다른 것을 보러 오시는 것 같습니다. 성당에 작아서, 신부님 강론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신자들의 못된 모습 때문에, 나를 알아주지 않기 때문에... 등등의 이유를 들어서 교회에 나오려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한 분만을 바라보십시오. 내가 교회에 나가야 하는 이유가 명확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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