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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순교자의 삶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26 조회수1,279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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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6.26. 연중 제14주간 목요일 열왕기 하24,8-17 마태7,21-29


 

순교자의 삶


어제 순례했던 순교성지의 소개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신심 깊은 분의 도움으로 죽산성지와 어농성지, 단내성지 세 곳을 순례했고

특히 죽산성지 순례에서 많은 감동과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이미 저를 잘 알고 계신 신부님의 환대와 공동미사집전도 순례의 감동과 기쁨을 더했습니다.

마침 준비해갔던 저의 졸저(사랑밖엔 길이 없었네)를 선물했을 때,

'꼭 사보고 싶은 책이었는데' 하며 너무나 기뻐하셨습니다.

 

그 신부님의 성함은 '이 철수(스테파노)'였고,

저는 '이 수철(프란치스코)'이니 참 기묘하고도 재미만 이름의 만남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다'란 글귀가 성지 앞문 큰 돌판에 새겨져 있었습니다.

 

순교성인의 묘지마다 묘비 상단 이름 위에 쓰여진 '순교자'란 글자가,

순간 순교성인 머리 위에 씌어진 승리의 '면류관'처럼 보였습니다.

 

죽어서 영원히 사는 순교자임을 깨닫습니다.

믿는 이들에게 주어진 최상의 호칭이 '순교자'입니다.

 

성지를 방문했을 때 '아, 엄청난 돈이 들었겠구나' 하는

천박하고 불경스런 생각이 들었고 즉시 부끄러움을 느꼈습니다.

 

순교성지 조성의 노력에서 들어나는 교회의 하느님 향한 지극한 사랑과 믿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숨어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거룩한 곳이 바로 순교성지요,

순교성인들은 떠나셨어도 믿는 후손들에게 아름다운 영혼의 쉼터, 오아시스를 선물로 물려주셨습니다.

 

순교성지를 아름답고 품위있게 잘 가꾸는 것도 교회의 큰 사명임을 깨닫습니다.

한국교회의 참 좋은 보물이 순교성인들이요 이분들이 남겨주신 거룩한 성지들이기 때문입니다.

 

순교성지에서 만났던 분들의 믿음이 밴 모습에서

순교성인들의 정신은, 영성은 그대로 살아 계승되고 있음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순교자들은 떠나셨어도

'참 좋은 믿음'과 '아름다운 성지'란 영원한 선물을 우리 교회에 남겨 주셨습니다.

 

성지를 떠나기 전 감사하는 마음으로 강복을 청해 받았고,

신부님도 땅에 무릎을 꿇고 저에게 강복을 청해 드렸습니다.

 

'아, 강복을 받을 때는 겸손히 무릎을 꿇어야 하는구나' 새롭게 깨달았습니다.

 

하여 참으로 영적으로 풍요로웠던 체험의 죽산성지 순례였습니다.

 

'순교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다.'는 '순교자는 교회의 반석이다'로 바꿔 말해도 무방합니다.

무수한 순교자들의 믿음의 반석위에 세워진 견고한 가톨릭 교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순교자들의 믿음은 면면히 계승되고 있으니 바로 이게 우리 천주교회의 힘입니다.

오늘날 역시

살아있는 순교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교회의 반석이 되고 있는 신자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주님의 이름으로 예언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주님의 이름으로 많은 기적을 일으켰다해도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행하며 순교자의 삶에 충실했던 이들만이 하늘나라입장입니다.

하여 순교자는 직천당이란 말도 있습니다.

 

오리게네스에 관한 소개글중 깊이 남아있는 대목이 의미심장합니다.

-오리게네스는 어린 시절부터 순교자로서 삶을 마감하고 싶어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는 오리게네스 개인에게도 교회에게도 비극이다.

그가 고문으로 감옥에서 순교자의 월계관을 썼다면

그의 신학적 적대자들도 그를 그리 심하게 중상하지 못했을 것이고,

이단시되는 일도 없었을 테고, 저서가 대부분 소실되어 부분만 남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순교의 죽음 역시 은총입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의 평범한 일상에서 순교적 삶을 충실히 살아내는 것입니다.

바로 이게 내 삶의 반석을 튼튼히 하는 것이요 이 반석 위에다 내 인생 집을 짓는 것입니다.

 

모래 위에 인생 집을 지었다 속절없이 무너지는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지요.

나라 곳곳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게 무너지는 모습들이 흡사

모래위의 집처럼 위태하다는 생각도 들곤 하는 작금의 현실입니다.

 

바로 오늘 1독서 열왕기 하권의 바빌론 제국에 의해 멸망당하는 여호야킨 임금의 유다나라의 모습이

그대로 복음의 모래 위의 집 같습니다.

 

여호야킨 임금은 자기 아버지가 하던 그대로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질렀다하니

사필귀정, 모래 위에 집을 지은 어리석은 자의 운명임을 깨닫습니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사상누각이란 말도 있듯이

그대로 바빌론 제국의 침공에 의해 무참히 무너져 내린 유다왕국을 상징합니다.

 

저 역시 하루하루 '살기위해', '무너지지 않기 위해' 반석위에 집을 짓는 심정으로

매일 말씀을 묵상하여 강론을 쓰고 나눕니다.

 

다음 주님 말씀이 참 통쾌합니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그대로 제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뜻을 실행하며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지었던,

순교적 삶에 충실했던 이들에 대한 묘사입니다.

 

평상시는 우직하고 어리석어 보였지만 위기를 맞이했을 때,

비로소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지었던 실상 슬기롭고 항구한 이들로 밝혀집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순교적 삶에 항구함으로 당신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잘 짓도록 도와주십니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바위시옵니다."

(시편18,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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