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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인영균끌레멘스신부님 (2014년 6월 29일)
작성자이진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6-29 조회수1,048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제1독서

<이제야 참으로 알았다. 주님께서 헤로데의 손에서 나를 빼내어 주셨다.>
▥ 사도행전의 말씀입니다. 12,1-11

 

제2독서

<이제는 의로움의 화관이 나를 위하여 마련되어 있습니다.>
▥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 2서 말씀입니다. 4,6-8.17-18

복음

<너는 베드로이다. 나는 너에게 하늘 나라의 열쇠를 주겠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13-19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
(2014년 6월 29일)
 
사도 베드로 사도 바오로, 이 두 사도는 교회라는 영적인 건물을 떠 받히고 있는 두 기둥입니다. 다른 날 순교하셨지만 오늘 교회는 이 두 분을 함께 기억합니다. 왜냐하면 서로 다은 이 두 분은 같은 분을 위해서 온 삶을 봉헌하셨기 때문입니다.
 
사도 베드로 하면 바위가 연상됩니다. 단단함, 강함, 견고함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히브리어로 ‘게파’(바위, 반석)라고 예수님이 친히 지어주셨습니다(돌쇠). 특히 예수님이 돌아가신 후 사도들의 으뜸으로 교회를 이끌었습니다. 사도 바오로하면 무엇보다도 불이 생각납니다. 뜨거움, 열정, 이글거림이 특징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쓴 서간들을 보면 곳곳에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뜨거운 열정이 느껴집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계실 때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성령의 열정으로 기쁜 소식을 이방인들에게 전파했습니다. 
 
다른 한편 이 두 사도는 약점을 지닌 나약한 인간이었습니다. 베드로는 바위처럼 단단했지만 여지없이 산산조각이 나버리고 말았습니다. 최후만찬 때 호언장담했지만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스승 예수님을 모른다고 세 번이나 배반했습니다. 그리고 바오로 사도는 어떠합니까? 예수님을 알기 전까지 이 열정은 그리스도인들을 잡아 죽이기까지 했습니다. 열정은 거의 광적인 폭력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고 신앙 고백을 합니다. 그러자 주님은 베드로를 칭찬하며 말씀하십니다. “복되도다, 요나의 아들 시몬, 사람이 아니라 하늘예 계신 내 아버지께서 계시해 주셨으니!” 베드로가 참 신앙을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적 힘과 지혜가 아니라 하느님의 힘과 지혜였습니다. 같은 의미에서 사도 바오로는 오늘 제2독서인 디모테오에게 보낸 둘째 편지에서 자신의 임박한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미 피를 쏟을 제물이 되어 있고 갈 때가 다가왔습니다. 주님은 내 곁에 계셨고 나를 굳세게 해 주셨습니다. 사자의 입에서 구출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베드로의 강함과 바오로의 뜨거움이 서로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었습니다.
두 사도의 인간적인 약점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면서 영적인 장점으로 변모했습니다. 부서지기 쉬운 바위었던 베드로는 교회를 떠받히는 영적인 바위로 변했고 폭력적인 열정에 사로잡혔던 바오로는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순수하고 영적인 열정으로 변했습니다. 인간은 약하지만 하느님을 강하십니다. 인간이라는 약함 안에서 주님은 당신의 놀라운 일을 하십니다. 이 두 사도는 인간적 약점 안에 갇히지 않고 ‘밖으로 나가’ 주님의 기쁜 소식을 당당히 두려움 없이 선포하였습니다.
 
이제 한 달 반만 있으면 사도들의 후계자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우리나라에 오십니다. 그러나 교황님의 방한은 어떤 이벤트성 행사나 축제가 아닙니다. 지난 수요일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 마리오 토소 사무총장 주교님이 대구에서 강연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마리오 주교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밀양, 용산, 제주 강정, 진도 등 수 많은 곳에서 교황님이 방문해주시길 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교황님은 하느님이 아닙니다. 인간일 뿐입니다. 그러나 바로 여기 오신 여러분이 교황님이 모시고 오시는 예수님을 그곳에 전해야 합니다. 이것이 복음 전파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작년 연말에 ‘복음의 기쁨’이라는 교황 권고를 내셨습니다. 이 권고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은 교회 울타리 안에서만 갇우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하십니다. “이제 (교회) 밖으로 나갑시다, 나가서 모든 사람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합시다”고 촉구하십니다. 이 문헌을 보면 이태리어 “uscire, uscita” 라는 단어를 많이 씁니다. 우리말 번역에는 “시작, 출발하다”로 잘못 번역했습니다. 원뜻은 “밖으로 나가다”는 뜻입니다. “자기 안위만을 신경 쓰고 폐쇄적이며 건강하지 못한 교회보다는 거리로 나가서 다치고 상처 받고 더렵혀진 교회를 저는 좋아합니다.”

사도 베드로와 사도 바오로가 전한 기쁜 소식은 교회 구성원인 우리 내면에 그리고 교회 밖에서 기쁜 소식을 갈망하는 굶주린 사람들에게까지 전파되어야 합니다. 우리 모두 강함과 열정으로 복음 전파자가 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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