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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삶의 중심(center)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01 조회수1,289 추천수16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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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1.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아모3,1-8;4,11-12 마태8,23-27


 

삶의 중심(center)


삶의 중심을 잡으라 정주(定住:stability)의 수행이요, 향심기도(centerlng prayer)의 수행입니다.

삶의 중심에 계신 주님을 만날 때 참 평화와 안정입니다.

 

중심은 영혼입니다.

중심 없는 이는 영혼도 없습니다.

중심이, 영혼이 없어 삶이 허무하고 공허합니다.

불안하고 두렵습니다.

 

중심이, 영혼이 확실할 때 안정과 평화에 충만한 삶입니다.

삶은 단순해지고 걱정도 줄어듭니다.

 

"삶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중심의 방향만 제대로 되어있으면 속도는 문제가 아닙니다.

방향 없는 질주의 과속 시대가 문제입니다.

 

"다 쓰고 갑니다.“

한 비야 자매가 미리 정해 두었다(천양희;나는 울지 않는 바람이다. 112쪽)는 참 기막힌 묘비명입니다.

확고한 삶의 중심을 살고 있기에 이런 신앙고백입니다.

자매의 아름다운 삶의 비밀이 환히 들어납니다.


어제 지인과의 문답 중 새삼 깨달은 진리입니다.

"베론 성지 근처에는 볼 것도 많습니다. 하루 묵으면 볼 수 있을 텐데요.“

고마운 뜻은 알겠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습니다.

"베론과 주변의 성지만 보고 당일 오겠습니다. 주변의 관광은 그만 두겠습니다. 공허하기 때문입니다.“

 

에버랜드의 교육효과입니다.

젊은 수도형제들과 한 번 소풍 같던 에버랜드였는데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화려하고, 볼 것도, 놀 것도, 사람들도, 많은 에버랜드인데 참 공허했습니다.

하느님이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수도원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에버랜드였습니다.

 

꼭 대찰(大刹) 없는 명산처럼, 고승(高僧) 없는 절처럼, 향기(香氣) 없는 꽃처럼,

영혼(靈魂) 없는 사람처럼 허전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저에게 기도 없는 하루의 일상이 꼭 그러합니다.

하루의 중심과 질서를 잡아주는 기도입니다.

하여 한끼 밥은 안 먹어도 한끼 시간경 기도는 꼭 합니다.

 

삶의 중심, 삶의 방향, 삶의 의미, 삶의 향기,

모두가 구원과 직결되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는 말마디들입니다.

 

중심과 방향, 의미가 상징하는바 하느님입니다.


주님이 우리 삶의 중심이요 방향이요 의미입니다.

바로 이게 믿는 이들의 특권이자 축복입니다.

 

그러니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이란 말이 저절로 나옵니다.

이 혼돈의 시대에 화급한 것은 중심을 찾는, 중심을 잡는 일임을 깨닫습니다.

 

아니 아예 중심 없이, 생각 없이,

본능과 욕망에 따라 '되는 대로' '함부로' '막가파식으로' 사는 이들도 많은 오늘의 현실입니다.

 

오늘 복음의 제자들은 위기에 처하니 치부가 적나라하게 들어납니다.

그대로 평범한 인생항해 중의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삶의 중심에 계신 주님을,

아니 삶의 중심이신 주님을 잠시 망각하고 주변의 혼돈에 혼비백산, 갈팡질팡하는 제자들입니다.

 

호수에 큰 풍랑이 일어 배가 파도에 뒤덮이게 되자 예수님을 깨우시는 제자들입니다.

비로소 위기를 맞아 잊었던 중심이신 주님을 찾는 제자들입니다.

 

"주님, 구해 주십시오. 저희가 죽게 되었습니다.“

 

애당초 굳건한 믿음은 없습니다.

이런 시행착오와 절박한 기도를 통해 성장, 성숙하는 믿음입니다.

 

"왜 겁을 내느냐? 이 믿음이 약한 자들아!“

 

평생 좌우명이 되어 위기를 겪을 때마다

제자들은 자신의 약한 믿음을 상기하며 기도 중에 주님의 도움을 청했을 것입니다.

 

누구나 인생항해의 삶을 살다보면 크고 작은 세상 바다 풍랑의 연속입니다.

오늘 복음 장면은 그대로 하느님을 향해 세상 바다를 항해하는 교회를, 우리를 상징합니다.


하느님 중심이 확고할 때 세상 풍랑 거세어도 내적 평화와 안정이지만

하느님 중심을 잃었을 때는 좌초에 침몰, 파선에 조난이요 급기야 익사입니다.

 

주님께서 일어나시어 바람과 호수를 꾸짖으시며 개입하시니 주변은 주 고요해 졌다 합니다.

바로 우리 삶의 내외적 평화와 안정은 중심이신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이분이 어떤 분이시기에 바람과 호수까지 복종하는가?“

바로 삶의 중심이신 주님이자 하느님인 예수 그리스도님을 깨달은 제자들입니다.

 

1독서의 아모스 예언자의 말씀은 그대로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께로 돌아오라는 회개의 촉구입니다.

 

"하느님께서 말씀하시는데 누가 예언하지 않을 수 있으랴?

너희는 불 속에서 끄집언 낸 나무토막처럼 되었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돌아오지 않았다.

주님의 말씀이다.

이스라엘아, 너의 하느님을 맞이할 준비를 하여라.“

 

우리 삶의 중심이신 하느님께 돌아오라는, 하느님을 맞이하라는,

우리 모두의 회개를 촉구하는 아모스 예언자의 간곡한 말씀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삶의 중심을 확고히 잡아 주십니다.

 

"나 주님께 바라네. 주님 말씀에 희망을 두네."(시편130,5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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