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3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01 조회수731 추천수8 반대(0)

지난 금요일부터 목이 아팠습니다. 보통은 소금물을 입에 넣고 헹구면 목이 나았습니다. 이번에는 소금물로 몇 번을 헹구어도 목이 아팠습니다. 주일에는 안양 라자로 마을에서 레지오 단원들을 대상으로 3시간 강의를 해야 했습니다. 주일 아침에 일어나니 목은 아프고, 말도 잘 나오지 않고, 가래도 나오고 정말 걱정이 많았습니다. 강의를 하기 전에 주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강의를 하는 동안 목이 아프지 않게 해 주시기를 청했습니다. 말이 잘 나올 수 있기를 청했습니다.’ 정말 기적처럼 3시간 강의를 할 수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에는 교우 한분께서 제게 피로회복에 좋다는 한약을 하나 주셨습니다. 나의 몸은 이렇게 신호를 보내는 것 같습니다. 너무 피곤하고, 과로하기 때문에 목을 아프게 한 것 같습니다. 그래야 잠시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이틀 10시 이전에 잠을 잤더니, 오늘은 목도 아프지 않고 말도 잘 나옵니다. 분명 우리의 몸은 우리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웃들도 우리에게 신호를 보낼 것입니다. 우리가 마음을 열고 내 몸을 바라본다면, 마음을 열고 이웃을 바라본다면 우리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동생 수녀님이 백령도에 있을 때입니다. 저는 동창 신부님과 백령도엘 갔었습니다.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가는 중에 큰 파도가 있었습니다. 많은 승객들이 뱃멀미를 하였습니다. 건장한 군인들도 멀미를 하였고, 저도 멀미를 하였습니다. 그 고통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백령도 주민들은 멀미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분들은 풍랑이 거세지면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깔고 누우셨습니다. 배에 몸을 맡기면서 그렇게 풍랑을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저도 백령도 주민들처럼 누워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신기하게도 멀미가 줄어들었습니다. 풍랑과 싸우려고 하면 멀미는 더 심해졌고, 오히려 풍랑에 몸을 맡기면 멀미는 줄어들었습니다.

 

분노, 원망, 불평, 미움, 시기, 질투와 같은 것들은 우리의 마음에 큰 풍랑을 일으키곤 합니다. 함께 맞서려고 하면 우리의 마음은 더욱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내 마음을 비워버리면 용서와 이해 그리고 겸손과 사랑의 자리를 깔고 누우면 마음은 곧 평온을 되찾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7월의 첫날입니다. 장자의 빈 배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한사람이 배를 타고 가다가 빈 배가 그의 작은 배와 부딪치면

나쁜 성격의 사람일지라도 빈 배를 보고는 화 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그 모든 일은 그 배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의 배가 비어 있는데도 사람들이

화를 낸다면 그들이 어리석은 것이다.

배가 비어 있다면 그대는 다른 이들이 화내는 것을 즐길 수 있다.

함께 화낼 사람이 그것에 없기 때문이다.

 

텅 빈 공간이 되라

사람들이 지나가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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