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04 조회수807 추천수7 반대(0)

어제는 20년 전에 사제직을 그만 둔 친구를 만났습니다. 친구는 사는 것이 참 힘들어 보였습니다. 아직도 사제 생활에 대한 그리움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역시 사제는 사제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집안의 어르신들이 말씀하셨습니다. ‘사제 생활을 그만두면 이 세상에서 어렵게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보속의 삶입니다. 사제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기도했는데 사제를 그만두면 그만큼 힘든 생활로 보속을 해야만 하늘나라에 갈 수 있습니다.’ 친구를 보면서 사제로 사는 것이 정말 보람 있고, 행복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는 성소 후원회 회원을 위한 하루 피정이 있었습니다. 강의는 향심기도를 전담하는 동창신부님께서 해 주셨습니다. 저는 고마운 마음으로 강사료를 드렸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제가 드린 강사료를 도로 주시면서 성소 후원회 임원들과 식사를 하라고 하였습니다. 강의 내용도 좋았는데, 이렇게 마음을 써 주니 더욱 고마웠습니다. 신부님께서는 한 달 정도 미국과 캐나다로 피정 지도를 하러 가신다고 합니다. 좋은 피정 지도가 되시기를 바라며, 건강하게 잘 다녀오시도록 기도합니다.

 

이제 한 달 정도 후면 교황님께서 한국을 방문하십니다. 교황님에 대한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서 들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교황이 되신 직후에 강복을 주시기 전에 먼저 신자들에게 기도해 주시기를 청했다고 합니다. 직접 버스를 타시고, 교황 전용 숙소를 사용하시지 않고, 마르타의 집이라는 순례자들의 숙소를 사용하십니다. 온 몸에 종양이 생긴 형제를 만나셨고, 안아 주셨습니다. 팔레스타인을 방문해서는 분리장벽을 만지시며 평화를 위해서 기도하셨습니다. 그분의 말과 행동은 바로 복음의 기쁨입니다. 그분은 권위를 사용하지 않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교황님의 방한이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발판이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교황님께서 기대하시는 것처럼 한국교회가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향해 복음의 빛을 비출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본당에 있을 때, 몇 가지 원칙을 정했었습니다. 미사 시간 30분 전에 고백성사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신자 분들은 언제나 고백소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시고 좋아하셨습니다. 저도 고백소에서 기도할 수 있었고, 책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장례가 나면 언제나 가서 연도를 함께 하였습니다. 고인의 가족들은 고마워 하셨습니다. 신자 분들도 언제나 연도를 함께 하는 저에게 좋은 점수를 주셨습니다. 부족함이 많았던 본당 신부였지만 이 두 가지 원칙을 잘 지켰기 때문에 주어진 소임을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본당 신부를 하면서 주어진 일들이 몇 가지 더 있었습니다. 지역 교육 담당 신부의 일을 하였습니다. 구청의 미사를 하였습니다. 신학교 강의가 있었습니다. 복음화 학교 담당 신부의 일을 하였습니다. 일을 할 때는 잘 몰랐는데, 지나고 나니 그 일들은 모두 제게는 하느님께 나아가는 디딤돌이었습니다.

 

세상은, 수고하고 희생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아모스 예언자는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리는 것이다.” 현대인들을 自我를 잃어버리고 산다고 말을 합니다. 잃어버린 自我를 찾는 것은 잘 먹고 건강하게 사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인생의 의미를 알고, 왜 사는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아모스 예언자는 바로 그런 고민을 하였고, 하느님의 말씀에 충실한 것만이 인생의 의미를 알게 해준다고 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말씀에 목마른 영혼입니다. 그러기에 주님께서 오늘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 없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아무런 의미 없이 살아가던 세리 마태오는 주님을 만나면서 인생의 새로운 의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알기 전에는 사람들로부터 조롱과 멸시를 받았지만, 주님을 만나고 난 후에는 사랑을 알고, 나눔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말입니다. 가족들과 함께 따뜻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주말이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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