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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발적 순교의 삶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05 조회수967 추천수1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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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5. 토요일 한국 성직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1821-1846) 대축일

역대기 하24,18-22 로마5,1-5 마태10,17-22


 

자발적 순교의 삶


가장 가까이 있으면서 가장 잊고 지내는 것이 죽음입니다.

하여 우리의 사부 성 베네딕도는 '죽음을 날마다 눈 앞에 환히두고 살라' 말씀하십니다.

 

죽음보다 진실한 것은 없습니다.

죽음 앞에 모든 환상은 걷히고 속은 환히 들어납니다.

성경은 물론이고 성인들의 삶과 죽음은 우리의 내면을 환히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오늘 대축일을 지내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순교자의 삶과 죽음은 언제 대해도 늘 감동입니다.

어제 한국천주교회사 하권 중에 나오는, 페레올 주교가 증언하는

성 김대건 안드레아 순교자의 마지막 순교장면(한국천주교회사하권119-120쪽)을 소개합니다.

 

-김대건 안드레아는 크게 소리쳤다.

"나는 이제 마지막 시간을 맞이 하였으니 여러분은 내 말을 똑똑히 들으십시오.

내가 외국인들과 교섭을 한 것은 내 종교를 위해서 였고, 내 천주를 위해서 였습니다.

나는 천주를 위하여 죽는 것입니다.

영원한 생명이 내게 시작되려고 합니다.“

 

순교자는 냉정을 잃지 않고 다시 망나니들에게 말하였다.

"이렇게 하면 제대로 되었오. 마음대로 칠 수가 있겠소.“

"아니오. 몸을 조금 돌리시오. 이제 됐소.“

"자, 치시오. 나는 준비가 되었오.“

 

칼을 든 군사 12명이 싸움하는 흉내를 내면서,

김대건 안드레아의 주위를 빙빙돌며 제각기 순교자의 목을 쳤다.

머리가 여덟 번째 칼을 맞고야 떨어졌다.

포졸하나가 머리를 조그만 소반에 올려놓아 가지고 관장에게 보여주니

그는 형집행을 보고하려고 즉시 떠나갔다.-

 

가슴 먹먹하게 하는 성인의 장엄한 순교장면입니다.

죽음을 통해 그대로 들어나는 믿음의 삶입니다.

 

1독서 즈카르야 예언자의 순교 장면에 앞선 그의 임종어 역시 그의 믿음을 반영합니다.

"너희가 주님을 저버렸으니 주님도 너희를 저버렸다. 주님께서 보고 갚으실 것이다.“


죽음은 삶의 요약이자 압축입니다.

언젠가 갑자기 아름다운 죽음은 없습니다.

하루하루 삶의 집적이 죽음이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의 문제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의 문제로 직결됩니다.

 

순교할 당시의 김대건 순교자의 나이는 만25세, 참 꽃다운 청춘이였습니다.

제가 성인들의 축일을 지낼 때 마다 늘 확인하는 게 생몰연대요 산 햇수입니다.

'만25세'에 순교로 삶을 마감했지만

참 치열했던 100% 믿음의 삶을 살았던 순교성인 김대건 사제였습니다.

 

이런 순교는 특별한 은총입니다.

비상한 순교만 있는게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순교도 있습니다.

 

사람마다 순교의 양상은 다 다릅니다.

각자의 순교적 삶에 항구하면 충분합니다.


바로 하느님의 선물인

믿음과 희망, 사랑의 신망애(信望愛) 향주삼덕과 인내(忍耐)가 이런 순교적 삶을 가능하게 합니다.

 

바로 제2독서에 나오는 순교자 성 바오로의 가르침입니다.

"믿음으로 의롭게 된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더불어 평화를 누립니다.“

 

믿음을 통한 내적평화 있어 순교적 삶에 충실할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희망을 자랑으로 여깁니다.

환난은 인내를 자아내고 인내는 수양을, 수양은 희망을 자아냅니다.“

 

값싼 희망이 아니라,

환난, 인내, 수양을 통한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리라는 참 희망이 순교적 삶의 원동력입니다.

 

"이 희망은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받은 성령을 통하여 하느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런 하느님의 사랑 있어 백절불굴 믿음의 삶입니다.

그러니 이런 자발적인 순교적 삶은 그대로 하느님 은총의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이에 덧붙여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게 인내의 은총입니다.

 

'인지위덕(忍之爲德)'이라 참는 것이 덕입니다.

분도 성인 역시 '형제들의 약점을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라'고 말씀하셨고,

오늘 복음에서 주님도 '끝까지 참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라고 확약하십니다.

 

이런 인내의 은총이 순교적 삶에 참으로 중요한 요소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대축일 미사 은총으로 우리 모두에게

자발적 순교의 삶에 항구할 수 있는 신망애(信望愛) 삼덕과 더불어 인내(忍耐)의 덕을 선사하십니다.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1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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