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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공한 인생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11 조회수1,346 추천수1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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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11. 유럽의 수호자 사부 성 베네딕도 아빠스(480-547) 대축일, 잠언2,1-9 콜로3,12-17 루카22,24-27


성공한 인생


감사합니다.

하느님과 여러분의 사랑 덕분에

마침내 제가 요셉수도원에서 사제서품 25주년 은경축의 기적을 맞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여러분께 감사와 사랑을 드립니다.

 

참으로 하느님께, 여러분께 차고 넘치는 사랑을 받은 제 25년 동안의 수도여정이었습니다.

오늘 7월11일은

유럽의 수호자이신 우리 베네딕도회 수도승들의 사부 성 베네딕도회 아빠스 대축일입니다.

 

바로 제가 1989년7월11일 서품 받은 날입니다.

그날 오전엔 비가 억수같이 퍼부었으나

오후부터는 날씨가 활짝 개어 상쾌한 분위기에서 서품식을 거행할 수 있었습니다.

 

그로부터 만 25년이 되는 오늘 저는 영광스럽게도 서품 은경축 감사미사를 봉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대로 서품식때의 날씨는 제 삶을 상징하는 듯 합니다.

 

올해 저희 요셉수도원은 자치수도원이 되었고

저는 참으로 오랜만에 원장직을 내려놓고 안식년을 지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활짝 갠 아름다운 안식년의 선물을 마련해 준

사랑하는 빠코미오 원장님과 수도공동체 형제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안식년은 주로 국내외 성지순례를 통한 내외적 영장성장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25년이란 숫자가 요즘 저에겐 아주 상징적입니다.

2011년에 저는 수도서원 25주년을 맞이했고,

2012년에 요셉수도원은 설립 25주년을 맞이하여 기념감사제도 성공리에 마쳤고,

2013년은 제가 요셉수도원에 부임한지 25년 째가 되는 해였으며,

마침내 릴레이 경주에서 처럼

빠코미오 원장께 바톤 텃치를 성공적으로 마친 해인 2014년 오늘은 제가 25년 은경축을 맞는 날입니다.

 

하느님의 은혜가 참으로 놀랍습니다.

 

여기 수도원에 올 때 마다

전의(戰意)가 새로워지고 새 힘이 샘솟음을 통해

새삼 요셉수도원은 저의 운명이자 사랑임을 깨닫게 됩니다.

 

참으로 성공적인 제 수도여정임을 자찬(讚)하고 싶고

지인이 보내 준 카톡메시지에서도 이를 확인했습니다.

 

얼마 전 33년 만에, 제 마지막 제자들 10명이 저를 저녁식사에 초대했고,

함께 찍은 사진을 여러 지인들에게 보냈습니다.

13세 였던 제자들이 지금은 46세의 장년이 되었습니다.

 

-다들 훌륭히 됐을 것 같은 모습들이 좋네요.

  신부님은 선생님으로도 성공하신 분이란 증인들인 제자들입니다.-

 

-신부님, 폐북에 올라온 신부님 사진보니 젊어지는 청춘 느껴져요.

  사도 바오로처럼 내 자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참된 겸손, 믿음, 실행이 있어야만 가능해요.

  신부님은 이미 성공한 인생이지요.

  부럽기도 하고 존경스럽기도 하고 그런 분을 안다는 거가 자랑스럽기도 하고요.-

 

서품 25주년 은경축에 참 좋은 격려와 위로가 되는 선물 말씀입니다.

 

성공한 인생, 누구나 원하는 바입니다.

깨달으면 늦지 않습니다.

지금 여기서부터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의 보물들인 성인들은 물론

오늘 대축일을 지내는 성 베네딕도는 성공한 인생을 사신 분들입니다.

 

각자 고유의 성인인 '참 나(眞我)'가 되는 것, 바로 이게 성공한 인생입니다.

 

오늘은 말씀을 바탕으로 성공한 인생을 위한 방법을 소개해 드립니다.


 

첫째, 주님을 언제나 삶의 중심에 두십시오.

 

삶에 중심을 잡는 것은 삶의 우선적 필수 요건입니다.

이 중심이 없어, 중심을 잃어 방황이요 혼란입니다.

 

두말 할 것 없이 중심은 주님이십니다.

중심이신 주님을 잃어버리면 동시에 '참 나'도 잃어 영혼 없는 인생을 살게 됩니다.

이보다 큰 불행도 없습니다.

 

주님께 늘 중심을 두고 살 때 균형과 조화, 안정과 평화, 단순과 진실의 성공적 인생이 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에서 착안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 있다.“

 

바로 우리 삶의 중심에 늘 섬기는 사람, 시중드는 분으로, 심부름꾼으로 현존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저는 이번 은경축 상본에 두 말할 것 없이 다음 바오로의 말씀을 택했습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

 

바로 주 그리스도가 내 삶의 중심이자 전부임에 대한 고백입니다.


 

둘째, 언제나 지혜를 추구하십시오.

 

지식은 넘치지만 지혜가 궁핍한 시절입니다.

옛 구도자들이 사막의 스승을 찾았던 것은 바로 삶의 지식이 아닌 지혜를 찾아서 였습니다.

 

하느님을 찾는다는 말은 그대로 지혜를 찾는 다는 말과 통합니다.

하느님은 지혜의 원천이시고 주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지혜이시기 때문입니다.

 

잠언의 저자 역시 우리 모두 숨겨진 보물인 지혜를 찾을 것을 간곡히 권합니다.

 

-지혜에 네 귀를 기울이고, 슬기에 네 마음을 모은다면,

그래, 네가 예지를 부르고 슬기를 향해 네 목소리를 높인다면,

네가 은을 구하듯 그것을 구하고 보물을 찾듯 그것을 찾는다면,

그때에 너는 주님 경외함을 깨닫고 하느님을 아는 지식을 얻으리라(잠언2,2-5).-

 

간절히, 절실히 지혜를 찾을 때 선사되는 주님의 지혜입니다.

 

모르는 자 같으나 실상 아는 자 였고,

무식한 자 같으나 실상 유식한 자였던,

놀라운 분별력의 지혜를 소유했던 성 베네딕도가 현자의 모범입니다.


 

셋째, 사랑에 항구하십시오.

 

경천애인(敬天愛人),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사랑의 이중계명이 우리 삶의 전부입니다.

이런 사랑 밖에 길이, 답이 없습니다.

 

삶이 허무하고 무의미한 것은 바로 이런 사랑의 실종 때문입니다.

사랑만이 의미충만한 삶을 만듭니다.

 

오늘 2독서와 복음은 온통 사랑 이야기입니다.

막연한 사랑이 아니라 용서하는 사랑, 인내하는 사랑, 섬기는 사랑입니다.

 

"하느님께 사랑받는 사람답게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주님께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입으십시오.

사랑은 완전하게 묶어주는 끈입니다.“

 

사랑을 옷 입듯이 입으라는 표현이 참 실감납니다.

주님은 이에다 섬기는 사랑을 덧붙이십니다.

 

"너희 가운데에서 가장 높은 사람은 가장 어린 사람처럼 되어야 하고

지도자는 섬기는 사람처럼 되어야 한다.“

 

순수와 섬김의 사랑 실천에 항구하라는 말씀입니다.

이런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이미 우리를 사랑하셨고,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사랑 자체이신 당신 성체를 주시기 때문입니다.

 

제가 수도원 설립 25주년을 맞이 해 썼던,

공동체적 고백이자 제 좌우명 같은 '하루하루 살았습니다.'라는 시가 바로 성공적 인생을 보장합니다.

 

제 장례미사 때 이 시를 읽어달라 할 것이며, 제 묘비명에도 이 시를 써달라 부탁할 것입니다.

 

우리 삶의 중심과 지혜와 사랑을 생각하면서 이 시를 깊이 음미하시기 바랍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하늘 향한 나무처럼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덥든 춥든,

봄, 여름, 가을, 겨울

늘 하느님 불러 주신 이 자리에서

하느님만 찾고 바라보며 정주(定住)의 나무가 되어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살다보니 1년생 작은 나무가

이제는 25년 울창한 아름드리 하느님의 나무가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언제나 그 자리에 불암산(佛巖山)이 되어

가슴 활짝 열고 모두를 반가이 맞이하며 살았습니다.

있음 자체만으로

넉넉하고 편안한 산의 품으로

바라보고 지켜보는 사랑만으로 행복한 산이 되어 살았습니다.

이제 25년 연륜과 더불어 내적으로는 장대(長大)한

'하느님의 살아있는 산맥(山脈)'이 되었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緩慢)하게 또 격류(激流)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활짝 열린 앞문, 뒷문이 되어 살았습니다.

앞문은 세상에 활짝 열려 있어

찾아오는 모든 손님들을 그리스도처럼 환대(歡待)하여 영혼의 쉼터가 되었고

뒷문은 사막의 고요에 활짝 열려 있어

하느님과 깊은 친교(親交)를 누리며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기도하고 일하며 살았습니다.

서로 사랑하고 용서하며, 순종하며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고

세상을 위해 기도하며

끊임없이 일하면서 하느님의 일꾼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모두

주님의 전사(戰士)로,

주님의 학인(學人)으로,

주님의 형제(兄弟)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일일일생(一日一生), 하루를 평생처럼, 처음처럼 살았습니다.

저희에겐 하루하루가 영원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도 이렇게 살았고 내일도 이렇게 살 것입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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