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14 조회수1,176 추천수14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7월 14일 연중 제15주간 월요일
 
 
Whoever loves father or mother more than me is not worthy of me,
and whoever loves son or daughter more than me is not worthy of me;
and whoever does not take up his cross
and follow after me is not worthy of me.
(Mt.10,37-38)
 
 
제1독서 이사 1,10-17
복음 마태 10,34―11,1
 

어렸을 때 저의 커다란 유혹꺼리는 아마 전자오락실과 만화방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도 재미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비용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거짓말을 했었는지 모릅니다. 이 자리를 이용해서 이제야 부모님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고백하고 싶네요. 물론 고해성사를 통해서 죄 고백을 이미 다 한 것이지만, 부모님께는 직접 말씀드린 적이 없었거든요.

사실 공부하러 도서관 간다고 해놓고 하루 종일 만화방에 있으면서 만화만 보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참고서, 문제지 산다고 말해놓고서 전자오락실과 만화방의 비용을 마련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부모님 심부름 갔을 때, 약간의 돈을 빼돌렸던 적도 기억나네요.

아무튼 어렸을 때, 저의 이 유혹거리를 이겨내기란 참으로 어려웠습니다. 이 유혹 앞에서 항상 흔들렸고, 그 흔들림으로 인해서 마음에 평화가 오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유흥비를 마련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등으로 평화가 올 수 없었지요. 그러다가 드디어 전자오락실과 만화방에 입장하면 마음이 참으로 평화롭습니다. 제 집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에는 어떨까요? 다시 평화로울까요? 죄 지었다는 생각과 함께 불안한 마음이 한 가득입니다.

이런 순간적인 평화는 참 평화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누려야 할 평화는 어떤 평화가 되어야 할까요?

예수님 태어나실 때 천사들이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평화”라고 노래했는데, 그렇다면 이 평화는 어떤 것인가요? 분명히 천사들도 말했던 평화인데, 왜 예수님께서는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러왔다고 하실까요? 순간의 기쁨, 순간의 위로를 통해서는 참 평화가 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암으로 인해 너무나 고통스럽고 힘듭니다. 그런데 마약 성분이 들은 진통제를 먹었습니다. 고통을 동반하는 진통이 사라졌습니다. 마음에 평화가 오고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위로를 받습니다. 하지만 어떻습니까? 이것이 참된 평화일까요? 아닙니다. 순간의 평화를 주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올 고통이기에 참된 평화라고 할 수 없지요. 여기서 참된 평화를 주는 것은 암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이제 예수님께서 제시하신 칼이 어떤 것인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순간만 만족하는 평화를 주시는 분이 아니라 참된 평화를 주시기 위해 오신 분이기에, 이 참된 평화를 가로막는 것들을 싹둑 자를 수 있는 칼을 주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금 시대에 우리에게 다가오는 가짜 평화는 무엇일까요? 재물에 대한 욕심, 세속적인 것에 대한 지대한 관심들, 나만 잘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심, 이웃을 비교하고 판단하고 단죄하는 속 좁은 마음 등등입니다. 이 가짜 평화를 과감하게 잘라내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뜻에 맞게 살라고 내어준 칼을 들고서 싹둑 자를 수 있어야 합니다. 바로 그때 진정한 평화 안에서 참 기쁨을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그야말로 우연한 기회에 어떤 값어치가 있는 일을 성취시킨 적이 없다. 나의 여러 가지 발명 중에 그 어느 것도 우연히 얻어진 것은 없었다. 그것은 꾸준하고 성실히 일을 함으로써 이룩된 것이다(토머스 에디슨).


 

유혹에 맞서는 것은 누구? 바로 ‘나’.

어떤 수도승에게 한 사람이 와서 “저는 생각이 너무 많습니다. 잡념 때문에 위험을 느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수도승은 그를 밖으로 데리고 나가더니 “저고리를 벌려 바람을 멈추게 하십시오.”라고 말했습니다. 그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저는 그것을 할 수 없습니다. 아니 누가 바람을 멈출 수 있겠습니까?”라고 대답하자 수도승은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을 할 수 없다면 당신에게 덮쳐오는 생각들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과 맞서는 것은 당신이 해야 할 일입니다.”

세상의 많은 유혹들을 인해서 우리 역시 진정한 평화를 누리지 못합니다. 그런데 그 유혹들을 누가 맞서야 할까요? 주님께서 알아서 맞서야 할까요? 아닙니다. 우리가 맞서야 하고, 우리가 이겨내야 할 것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