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16 조회수730 추천수10 반대(0)

어머니께서는 많이 배우지 못하셨습니다. 그래서 배우자는 많이 배운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셨습니다. 자식들에게 많은 배운 아버지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어머니는 사범대학을 나오신 아버님을 만나셨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혼인 성사를 받았습니다. 어머니는 비록 많이 배우시지는 않으셨지만 언제나 하느님과 함께 계셨습니다. 전교를 많이 하셔서 대녀들도 많습니다. 신학을 배운 저에게 어머니는 한결같이 말씀하셨습니다. ‘눈에 보이는 형제들을 사랑하지 못하면서 어찌 눈에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을까!’ 어머니는 아버님께 지극 정성을 다하셨고, 자식들도 신앙인으로 잘 키우셨습니다. 참된 지혜는 학문의 깊이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지혜는 하느님과 함께 하고자 하는 열망에서 시작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공사장에서 목수님과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신학생이었습니다. 목수님은 제게 이런 말씀을 해 주셨습니다. ‘참새는 봄과 여름 그리고 가을과 겨울을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하루살이에게는 그것이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 말씀을 들으면서 머리를 한데 맞은 것 같은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분의 직업은 목수였지만 그분은 인생의 의미를 깨달았습니다. 인류가 자랑하는 신학, 문학, 인문학, 과학, 철학, 경제학, 예술은 불과 13,000년 정도의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지구의 나이에 비하면 정말 찰나에 불과 합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생물들은 우리 보다 훨씬 더 오래 지구촌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욕망과 욕심은 더불어 살아가는 많은 생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환경을 파괴하고, 후손들이 살아가야 할 터전을 망가트리기도 합니다. 전쟁과 폭력으로 많은 사람들이 삶의 터전을 빼앗겼고, 굶주림으로 죽어갑니다. 시기와 질투, 원망과 분노는 공동체를 병들게 합니다. 물질에 얽매여서 더 높은 영적인 가치를 잊고 살아갑니다. 그릇된 신념은 나와 다른 이웃을 인정하지 않고 타도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 화답송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귀를 만드신 분이 못 듣겠느냐?

눈을 만드신 분이 못 보시겠느냐?

사람들을 가르치는 분이 모르시겠느냐?”

 

지하철을 탈 때가 있습니다. 어느 역이든 내리면 꼭 있는 것이 있습니다. 역 근처의 위치를 알 수 있는 지도입니다. 그리고 지도에는 현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줄을 알면 우리는 좀 더 쉽게 원하는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은 운전할 때 지도를 거의 가지고 다니지 않지만 예전에는 꼭 지도를 보았고,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를 먼저 알고 운전을 했습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내가 지금 어떤 상황에 있는지, 내가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면 우리는 방황하게 되고, 가면 갈수록 목적지에서 멀어질 수 있습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이사야 예언자는 지도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백성들의 신뢰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백성들에 대한 신뢰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간략하게 말해줍니다. 허위와 욕심, 교만과 미움으로는 결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없고, 신뢰를 얻을 수 없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어린이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질 때 우리는 숨겨진 하느님의 뜻을, 참된 가치를 만날 수 있다고 이야기 하십니다. 한두 번은 속일 수 있고, 세상의 잣대로는 이익을 얻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손으로는 하늘을 가릴 수 없듯이, 거짓과 가식으로는 하느님의 뜻을 알 수 없습니다. 사랑과 진실, 정의와 평화 어우러질 때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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