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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혼의 향기 -겸손과 자비-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19 조회수953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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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19. 연중 제15주간 토요일 미카2,1-5 마태12,14-21


영혼의 향기

-겸손과 자비-


과연 순례(巡禮)의 삶입니까? 관광(觀光)의 삶입니까?

하느님을 찾는 순례자(巡禮者)의 삶이 아닌

화려한 외적인 것을 찾는 관광자(觀光者)의 삶을 사는 이들도 많습니다.

 

순례할 때 영혼의 충만(充滿)이지만 관광할 때는 영혼의 공허(空虛)입니다.

나는 누구인가?

아무리 물어도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주님과의 관계 안에서 해명되는 내 신원이요 정체성입니다.

끊임없이 주님을 찾을 때 나를 찾게 되어 존엄한 품위의 참 나의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느님 탐구와 참 나의 탐구는 함께 갑니다.

하여 하느님께 가까이 갈수록 자비로운 사람, 겸손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의 '참 나'가 됩니다.

반대로 하느님과 멀어질수록 자기를 잃어버려 무자비한 사람, 교만한 사람,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보아라, 내가 선택한 나의 종, 내가 사랑하는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내 영을 주리니, 그는 민족들에게 올바름을 선포하리라.“

 

이사야가 전하는 주님의 종은 비단 예수님을 가리킬뿐만 아니라 믿는 우리 모두를 가리킵니다.

이런 주님의 종이 바로 우리의 신원입니다.

 

리 모두 세례성사를 통해

주님이 선택한 주님의 종, 주님이 사랑하는 이, 주님 마음에 드는 이들이 되었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당신의 영을 주시어 이웃 모두에게 올바름을 선포하게 하십니다.

과연 주님의 종답게,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고 있습니까?


미카 예언자가 불행을 선언하는 이들은 바로 자기 신원을 잃은 자들입니다.

하느님의 백성으로서 하느님의 은혜를 기억했다면 이렇게 망가지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악의 노예가, 탐욕의 노예가 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불행하여라. 불의를 꾀하고 잠자리에서 악을 꾸미는 자들!

그들은 능력이 있어, 아침이 밝자마자 실행에 옮긴다.

탐이 나면 밭도 빼앗고, 집도 차지해 버린다.

그들은 주인과 그 집안을, 임자와 그 재산을 유린한다.“

 

마치 영혼도, 인격도 없는 탐욕의 괴물 같은 모습들입니다.

바로 이게 하느님을 잊음으로 '참 나'를 잊은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사람이라고 다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이 '하느님의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릴 때 얼마나 망가질 수 있는지 보여줍니다.

 

아무리 부귀영화를 누려도 하느님의 자녀로서 '참 나'를 살지 못할 때 향기 없는 꽃처럼,

영혼 없는 사람처럼 공허하기 짝이 없습니다.

살아있다고 다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생화(生花)같은 사람들만 있는 게 아니라 조화(造花)같은 영혼 없는 사람들도 무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는 다투지도 않고 소리치지도 않으리니,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리라.

그는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 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 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리니,

민족들이 그의 이름에 희망을 걸리라.“

 

하느님 종인 예수님의 삶이자 하느님의 자녀들인 우리의 삶을 상징합니다.

이렇게 한결같이, 항구히 살아야 '승리의 삶'이요, '희망의 삶'이요 '영혼의 향기'입니다.

 

다투지도 않고 소리 치지도 않아 거리에서 아무도 그의 소리를 듣지 못하니

참으로 하느님 안에 겸손한 삶이요 숨겨진 삶입니다.

진정 하느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맛보고 깨달은 사람들만이 이렇게 살 수 있습니다.

 

올바름을 승리로 이끌 때 까지 부러진 갈대를 꺾지 않고, 연기나는 심지를 끄지 않으니

참으로 항구하고 자비롭고 섬세한 사람입니다.

바로 우리 믿는 이들 모두가 지향해야 할 삶입니다.

 

겸손과 자비, 항구함으로 특징지어지는 하느님의 향기로운 사람들입니다.

바로 이런 이들은 믿는 이들뿐 아니라 모든 이들의 '희망의 표징'이 됩니다.

 

바로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를 당신의 영으로 충만케 하시어

겸손하고 자비로운, 향기로운 당신의 영혼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주님,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비추시고, 당신 자애로 저를 구하소서.

제가 당신을 불렀으니, 부끄럽지 않게 하소서."(시편31,17-1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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