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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순례자의 삶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성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20 조회수91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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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20. 연중 제16주일(농민주일) 지혜12,13.16-19 로마8,26-27 마태13,24-43


 

순례자의 삶


 

삶은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자 평생과제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찾는 평생 순례자요 구도자요 수행자입니다.

결코 목표없는 방랑자도 나그네도 아닙니다.

 

만물을 돌보시고 소중히 여기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의 힘은 정의의 원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힘의 주인이시므로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우리를 관대하게 통솔하십니다.

 

하여 하느님은 의인은 인자해야 함을 당신 백성에게 가르치시고,

지은 죄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는 희망을 우리들에게 안겨 주셨습니다.

지혜서가 말하는 이런 하느님을 찾는 평생 순례자인 우리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 하늘 나라의 비유는 하느님을 찾는 순례자를 위한 좋은 가르침을 줍니다.

하느님을 닮은 지름길이자 하늘 나라를 살 수 있는 가르침입니다.

주님은 입을 열어 비유로 말씀하시며, 세상 창조때 부터 숨겨진 것을 드러내십니다.


 

첫째, 자비로워야 합니다.

 

밀과 가라지의 비유가 알려주는 교훈입니다.

참으로 심오한 비유입니다.

공존공생의 사랑과 지혜를 가르쳐 줍니다.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현실을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완벽한 선의 밀같은 세상이나 사람은 환상입니다.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 때까지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 들이게 하겠다.“

 

제자들의 풋열정과 경솔함에 제동을 거는 주님이십니다.

 

'내버려 두어라.' 바로 이게 자비요 지혜요 인내입니다.

밀과 가라지의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섣불이 판단하지 말고 최종 심판은 하느님께 맡기고 끝까지 기다리라는 것입니다.

도대체 밀과 가라지의 분별은 물론이고 가라지만의 제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내면만 봐도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밖의 가라지를 제거하려는 노력보다는 자신의 관리가 우선입니다.

 

얼마전 공원의 잔디 밭을 깨끗이 관리하는 평범한 사실을 보고 깨달은 것입니다.

'아 저렇게 자주 관리하니 공원이 아름답고 깨끗하구나!‘

그냥 놔두면 잡초밭이 되었을 텐데 부단히 잡초를 뽑아주고 깎아 주니 말끔한 잔디밭입니다.

 

바로 부단한 회개와 절제와 극기의 수행을 통한 자기관리의 중요성을 말해 줍니다.

이래야 가라지의 세력이 번성하지 못합니다.

밀과 가라지의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제가치국평천하(齊家治國平天下)에 우선하는 수신(修身)입니다.


 

둘째, 늘 푸른 희망을 지니고 살아야 합니다.

 

바로 겨자씨의 비유가 가르쳐 주는 '희망'의 교훈입니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어떤 사람이 그것을 가져다가 자기 밭에 뿌렸다.

겨자씨는 어떤 씨앗보다 작지만,

자라면 어떤 풀보다도 커져 나무가 되고 하늘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인다."

 

바로 내적성장에 대한 비유입니다.

육신의 외적성장은 멈추거나 쇄락할 지언정, 우리 영혼의 내적성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사랑의 성장, 희망의 성장, 믿음의 성장입니다.

마음 역시 계속 넓어지고 깊어져가야 합니다.

이런 내적성장이 우리의 참 희망입니다.

 

우보천리요,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입니다.

거목의 나무들이 내적성장의 상징입니다.

몇 날동안 자란 나무들이 아니라 하루하루 자랐기에 저렇게 큰 나무들이 되었습니다.

 

이런 희망을 잃고 내적성장을 위한 노력을 소홀히 할 때 서서히 무너지는 내적 삶입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습니다.

 

스스로 항구히 하느님을 찾는 노력과 더불어 내적성장이요 늘 푸르른 희망의 삶입니다.

과연 끊임없이 이뤄지고 있는 내적성장인지요?


 

셋째, 믿음의 누룩, 믿음의 효소가 절대적입니다.

 

누룩의 비유가 상징하는바 믿음의 효소요 믿음을 통한 내적성숙입니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어떤 여자가 그것을 가져다가 밀가루 서 말 속에 집어 넣었더니, 마침내 온통 부풀어 올랐다.“

 

우리 삶에 믿음의 누룩이 있어야 발효인생입니다.

제가 즐겨드는 비유가 부패와 발효입니다.

비슷한 현상 같지만 천지차이입니다.

 

부패의 악취요 발효의 향기입니다.

부패된 음식은 버리지만, 발효된 음식은 먹습니다.

 

과연 내 인생은 발효인생인지요 부패인생인지요.

기도와 말씀, 회개를 통해 믿음의 수행에 충실할 때

믿음의 효소가 우리 삶을 발효시켜 풍요롭고 향기로운 내적성숙의 삶이 되게 합니다.

 

효소의 신비한 효능처럼, 믿음의 효소 역시 효능 또한 무한합니다.

이 또한 믿음을 통해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성령께서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의 약하고 부족한 사랑을, 희망을, 믿음을 아시는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하십니다.

 

마음 속 까지 살펴보시는 분께서는 이러한 성령의 생각이 무엇인지 아십니다.

성령께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우리들을 위하여 간구하시기 때문입니다.

 

성령은 우리의 희망이요 힘입니다.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를 성령으로 충만케 하시며 내적성장과 내적성숙을 촉진시켜 주시어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그때에 의인들은 아버지의 나라에서 해처럼 빛날 것이다. 귀있는 사람은 들어라."

(마태13,4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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