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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하느님나라 곳간에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20 조회수1,223 추천수11 반대(0) 신고




연중 제16주일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 마태오  13,24-30>






하느님나라 곳간에

 


   찬미 예수님, 사랑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다양하게 드러납니다. 오늘 복음은 인내하시는 모습입니다. 가라지를 뽑아버리지 않으시고 추수 때까지 밀과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십니다. 그것은 곧 심판 때까지 기다려 주시는 주님의 사랑입니다. 우리 모두가 하느님 나라에 머물 수 있기를 바라시는 애절한 사랑입니다. 이 시간 인내하시는 주님의 사랑에 머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신앙인에 대한 기대가 있습니다. 믿지 않는 사람에 비해서 더 모범적인 삶을 살아주기를 바랍니다. 그렇다고 성당에 다니는 사람은 다 양심적이고 올바르고 모범적인가요?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느님 마음에 들지 않고, 내 마음에도 들지 않는 사람들이 분명 있습니다. 그래서 상처받고 신앙생활을 멈추고 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미운 사람이 보기 싫어 다른 교회를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 가 보면 또 거기에도 여전히 그런 사람은 있습니다. 뭐 피하려다 더 큰 골치덩이를 만나기도 합니다. 산 너머 산입니다. 그렇다면 지혜로운 사람은 누구를 탓할 것이 아니라 마음을 키우게 됩니다.

 


   맘 맞는 사람끼리 모여서 무슨 일을 하면 재미있다고 합니다. 손발이 척척 맞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보면 서로의 속을 보게 되고 마음 상하는 사람이 생기게 됩니다. 서로의 열심히 달라서 비교하게 되고 열심히 하지 못하는 상대를 보며 못마땅해 하며 속상해 합니다. 내가 커지지 않는 한 불평불만의 요소는 어디에나 있습니다. 혹시라도 이웃과의 관계에서 마음으로 불편함이 있다면 상대를 탓하기 전에 내 마음단속을 먼저 해야 합니다.

 


   MBTI라는 성격검사 유형이 있는데 검사의 결과물을 가지고 같은 성향끼리 모여 보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내가 싫어하고 못마땅해 하던 사람들이 모두 나의 그룹에 모여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내 맘에 들지 않는 사람이 볼 때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그것도 모르고 다른 사람 흉이나 보고 험담하고…뒷담화를 한 것입니다. 상대를 통해서 나의 속을 보고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챙겨야 하겠습니다.

 


   마음에 맞는 사람끼리만 모아 놓으면 모든 것이 잘 될 것 같은데 오히려 다시 그 맘 맞는 사람들 중에 맞지 않는 사람이 생기는 것을 보게 됩니다. 여기서 인생 여정의 한 법칙을 발견하게 됩니다. 모두가 완벽하지도 않고 나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너는 가라지’이고,‘나는 밀’인양 ‘이렇다’‘저렇다’ 상대를 판단하게 됩니다. 만물을 돌보시는 하느님 말고는 심판할 수 없음을 잊고 살 때가 많습니다. 부디 하느님행세를 하는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살다 보면 착한 사람에게는 무엇이 잘 안되고 악한 사람에게는 오히려 잘 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그 못된 사람을 왜 그냥 두시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선한 사람으로 비유되는 밀과 악한 사람으로 비유되는 가라지에 대해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하십니다.

 


   왜 그냥 두실까요? 1).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것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남이 잘못했으면 즉각 벌을 내리기를 바라지만 그 사람이 바로 나라고 생각하면 조금 더 참아 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할 것입니다. 그래도 거두어 낼까요? 뽑아버릴까요? 여러분이나 저나 잘못을 했을 때 즉시 벌을 내리셨다면 여기 이렇게 있을 수 있겠습니까? 회개의 기회, 은총의기 회를 주실 때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1독서 지혜서를 보면, 하느님께서는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때에 하실 능력이 있으시지만 만물을 소중히 여기시고, 당신의 완전한 권능이 불신을 받을 때만 힘을 드러내시고, 너그럽게 심판 하시며 아주 관대하게 통솔하십니다. 지은 죄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는 희망을 안겨 주셨습니다. 그러니 악한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이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에 소홀함이 없기를 희망합니다. 베드로 사도는 말합니다. “주님께서는 여러분을 위하여 참고 기다리시는 것입니다. 아무도 멸망하지 않고 모두 회개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입니다”(2베드2,9). 세상이 변하기를 원한다면 먼저 내가 회개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겠습니다. 우리의 삶은 늘 하느님을 향해야 합니다.

 

   2). 의인들에게는 단련의 시간을 허락하신 것입니다. 금도 불에 달궈야 순금이 됩니다. 시련과 역경을 통해 단련되고 강해지게 됩니다. 악한 사람을 포기하지 않고 좋은 길로 인도하도록 노력하는 가운데 하늘에 보화를 쌓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선을 베풀 수 있는 기회입니다. 공로를 쌓을 수 있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얌체 같은 사람이 옆에 있으면 감사하십시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나를 다듬어 주고 견고하게 하는 복덩이 입니다. 자, 옆에 계신 분에게 ‘당신은 복덩이입니다.’하고 말씀해 주세요.

 


   3). 악인에게도 어느 정도의 선은 다 있습니다. 아니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인간이기에 선한 모습이 더 많습니다. 그러므로 “전혀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나쁜 사람도 없고, 완벽한 사람도 없습니다.”‘과거 없는 성인 없고, 미래 없는 죄인 없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살고 있는 한 아무도 완전히 나쁘거나 좋은 사람은 없습니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완전히 선하시고, 악마만이 완전히 나쁩니다. 사람은 누구나 선과 악의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화의 비결은‘사랑’입니다. 그러므로 더 많이 사랑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삶을 돌아보면 공로가 많은 것처럼 실수와 잘못, 과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주님께서는 우리가 곳간에 쌓이기를 원하시기에 기다려 주십니다. 오늘, 심판보다는 기회를 주신 주님께 감사를 드려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설령 우리 자신을 포기할지 몰라도 주님만은 우리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부러진 갈대 같은 삶을 살지라도 우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으십니다. 우리도 매순간 주님께 희망을 둘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율곡선생도 선한 것이거든 그 의리를 다하고, 악한 것이거든 그 싹을 자르라.하셨습니다. 뿌리를 뽑으라고 하지 않고 싹을 자르라.하신 것은 선과 악의 뿌리가 얽혀있어서 이것을 뽑으면 저것이 함께 뽑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은 좋은 것 속에 나쁜 것들이 들어있지만 분명한 것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의 어김없는 구별이루어져 좋은 것이 곳간에, 즉 하늘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하늘나라는 보이지 않게 시작하여 거창해집니다. 그러나 세상 것은 거창하게 시작하여 흐지부지됩니다. 비록 우리가 행하는 선이 미약해 보일지라도 그 일을 끝까지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마음에 들지 않는 가라지와 추수 때까지 함께할 수 있음을 기뻐하시기 바랍니다. 주님께서 그 공로를 결코 잊지 않으실 것입니다.

 


   누가 여러분을 모함하고, 빈정거리고, 험담하며 사사건건 반대합니까? 그래서 미워죽겠습니까? 속상하고, 분하고, 야속합니까? 그 사람을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거두어 낼까요? 뽑아버릴까요? 그들을 통해서 자신의 속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나를 뒤흔드는 사람이 있다면 더 큰 사랑으로 사랑해야 합니다. 그는 나쁜 사람이 아니라 악의세력에 휘둘리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악을 미워하고 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가 악의세력으로부터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협력해야 합니다. 사랑만이 악을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마음으로 인내하며 모두를 품을 수 있는 은총 안에 머물기를 기도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참아 주셨듯이 악인들에게도 인내롭습니다. 우리도 그분을 닮아 하느님 나라 밖에 있는 사람들을 자비롭게 대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영원히 밀로 머물러 곳간에 쌓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가라지로 표현되는 악한 이들도 어느 날 하늘나라 곳간에 저장되는 값진 밀이 되도록 돕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웃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구체적으로 실행하는 가운데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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