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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엄마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28 조회수1,202 추천수10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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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7.28.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예레13,1-11 마태13,31-35


하느님 엄마


오늘은 별난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날마다 1천명 넘는 관람객이 모여드는,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단원고등학교 2학년3반 17번 박예슬' 전시회입니다.

이 전시회를 기획한 서촌 갤러리 장영승 대표가 요즘 제일 많이 암송하는 시는

예슬이 전시회 날 도종환 시인이 낭송한 '엄마'라는 시라 합니다.

 

감동적인 시 끝부분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몸은 여기 없지만 엄마가 기도할 때마다 엄마 곁으로 올게요.

엄마 눈물 속에 눈물로 돌아오곤 할게요.

사월 아침 창가에 새벽바람으로 섞여오곤 할게요.

교정의 나무들이 새잎을 낼 때면 연둣빛으로 올게요.

남쪽 바다의 파도처럼 엄마에게 밀려오곤 할게요.

엄마가 팽목항으로 오시는 날이면 나도 빨간 등대 옆에 바닷바람으로 먼저 와 있을게요.

엄마 이렇게 떠나지만 나도 매일매일 엄마가 보고 싶어요.

엄마의 소리, 엄마의 향기, 엄마의 그늘 옆에 있고 싶어요.

내가 얼마나 엄마를 보고 싶어 하는지 엄마가 더 잘 알잖아요.

엄마! 보고 싶은 엄마!

엄마라는 말은 안녕이라는 말이기도 해요.

그래서 안녕이란 말 대신 내 마지막 인사는 엄마에요.

엄마!-


엄마 마음은 하느님 마음입니다.

아마 세상에서 하느님 사랑에 가장 가까이 있는 게 엄마의 사랑일 것입니다.

엄마를 그릴 때는 누구나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 가 착한 아이가 됩니다.

 

엄마를 그리워 하듯 하느님을 그리워 했던 성인들이요,

지금은 하느님 엄마 품에서 영원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을 성인들입니다.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말라.“(시편103,2).

 

어제 미사 시 영성체송 시편이 생각납니다.

늘 주님을 찬미할 때 그분의 은혜 하나도 잊지 않게 됩니다.

하느님의 놀라운 은혜를 깨닫게 하는 찬미의 은총입니다.


어제 제가 혼인을 주례한, 제 하나뿐인 조카 사위가 세례를 받았습니다.

형님이 돌아가시고 이어 사위가 들어왔는데 형님의 세례명인 '베네딕도'로 하여 세례를 받았습니다.

마치 돌아가신 형님이 부활한 듯 하느님의 섭리에 감사했습니다.

 

하느님의 생각은 항상 우리의 생각을 넘어섭니다.

하느님의 생각은 항상 우리의 생각보다 한 두발 앞섭니다.

지나고 나서 신앙의 눈이 열릴 때 비로소 깨달아 알게 됩니다.

 

하느님은 놀랍게도 산티야고 순례를 앞두고,

저를 요셉수도원 집에서 약 2주간 영육을 충전시킨 후 떠나라고 불러 주셨습니다.

 

어제의 이런 갑작스러운 깨달음에 하느님께 많이 감사했습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의 은혜로운 현존 의식이

복음의 하늘나라 비유인 겨자씨 비유에서처럼 끊임없이 우리의 영적성장을 이뤄주고,

누룩의 비유에서처럼 영적성숙을 이뤄줍니다.

하여 우리는 지금 여기서 하늘 나라, 꽃자리를 살게 됩니다.

 

매일 끊임없이 함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미사와 성무일도 은총이

우리 모두 꽃자리를 살게 하고 영적성장의 겨자씨가, 영적성숙의 누룩이 되게 한다는 사실은

얼마나 좋은지요.


하느님을 저버릴 때, 하느님의 은혜를 잊고 방종할 때

우리의 삶은 예레미야서에 나오는 썩어서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띠처럼 되어버립니다.

 

하느님을 떠나서는 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주님의 말씀입니다.

"이 사악한 백성이 내 말을 듣기를 마다하고,

제 고집스러운 마음에 따라 다른 신들을 좇아다니며 그것들을 섬기고 예배하였으니,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띠처럼 되고 말 것이다.

이 띠가 사람의 허리에 붙어 있듯이

내가 온 이스라엘 집안과 온 유다 집안을 나에게 붙어 있게 한 것은

그들이 내 백성이 되어 명성과 칭송과 영광을 얻게 하려고 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순종하지 않았다."(예레13,10-11).

 

주님께 겸손히 순종할 때 순풍의 삶이요 교만하여 순종하지 않을 때 역풍의 삶입니다.

주님께 순종하여 늘 주님께 붙어 있을 때 명성과 칭송과 영광의 삶입니다.

 

또 이런 삶은 그대로 자신은 물론 이웃의 영적성장을 촉진하여

끊임없이 자라나는 겨자나무가 되게 하고, 끊임없이 영적성숙을 촉진하는 누룩이 되게 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 중,

말씀의 겨자씨와 성체의 누룩으로 우리의 영적성장과 영적성숙을 촉진시켜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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