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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자기를 만드신 분과 다투는 자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30 조회수1,195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17주간 목요일


< 좋은 것들은 그릇에 담고 나쁜 것들은 밖으로 던져 버렸다. >


  
복음: 마태오 13,47-53





십자가의 길


ANDREA DA FIRENZE 작, (1365-1368)
 


     < 자기를 만드신 분과 다투는 자 >

 

25살 때 하느님께서 저에게 사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비치셨습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의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분의 뜻에 동의할 수 없었습니다. 불러주시려면 빨리 불러주시지 대학 다니느라고 많은 돈과 시간을 소비했고 결혼도 하고 싶은데 사제가 되라니 거부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기도드렸습니다.

하느님, 한 번 생각해 보십시오. 제가 하나 사제가 되는 것보다 제가 결혼해서 자녀를 많이 낳아서 사제와 수도자가 더 많이 생기는 것이 당신께 더 이익이지 않습니까?”

지금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것이었지만 당시는 제가 하느님의 생각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 여겼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다보면 이렇게 자신의 처지를 알지 못하고 하느님께 조언을 드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느님 저를 더 잘 살게 해 주셔야 제가 봉헌을 더 해 드릴 게 아닙니까? 하느님 저보다는 다른 능력 있는 사람이 봉사하는 것이 더 좋지 않습니까? 우리 남편이 잘 돼야 제가 봉사를 더 열심히 할 것 아니겠습니까? 내가 이렇게 희생과 봉사를 했으면 더 낫게 대우해 주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우리를 이렇게 대해서는 안 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 인간이여! 하느님께 말대답을 하는 그대는 정녕 누구인가? 작품이 제작자에게 나를 왜 이렇게 만들었소?’ 하고 말할 수 있습니까?”(로마 9,20)

그렇습니다. 내가 주님께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은 그분을 주님으로가 아니라 종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자신의 처지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인 것입니다.

   

우리의 처지가 무엇인지 똑바로 알려주시기 위해 오늘 독서에서 예레미야를 옹기장이 집으로 내려가게 하십니다. 그리고 좋은 그릇이 나올 때까지 물레를 돌리는 옹기장이를 봅니다. 그때에 주님의 말씀이 예레미야에게 내렸습니다.

이스라엘 집안아, 내가 이 옹기장이처럼 너희에게 할 수 없을 것 같으냐? 옹기장이 손에 있는 진흙처럼 너희도 내 손에 있다.”

그런데 진흙이 무엇을 했다고 옹기장이에게 이래라저래라 하며 자신에게 보답을 달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바오로는 이사야서를 인용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누가 주님의 생각을 안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의 조언자가 된 적이 있습니까? 아니면 누가 그분께 무엇을 드린 적이 있어 그분의 보답을 받을 일이 있겠습니까?”(로마 11,34-35)

   

그렇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무언가 보답해 주어야 한다고 착각하지 말아야합니다. 발에 밟히는 진흙으로 좋은 그릇을 만들어 주었으면 감사해야 할 일이지 자신들에게 더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지막 날엔 하느님께 많은 보상을 기대하고 있다가 꼴찌가 되는 이들이 많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자신에게 무언가 더 해 주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은 하늘 나라에서 꼴찌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예수님께 부자 젊은이가 찾아왔습니다. 예수님은 그에게 재산을 모두 가난한 사람에게 팔고 당신을 따를 것을 권하십니다. 그러나 그 청년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를 수 없었습니다.

그때 그분의 제자들이 보시다시피 저희는 모든 것을 버리고 스승님을 따랐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무엇을 받겠습니까?”라고 묻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백배의 보상도 약속하시지만, 이런 비유를 들어주시며 첫째가 꼴찌가 되고 꼴찌가 첫째가 되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하십니다.

그 비유란 바로 선한 포도밭 주인의 비유입니다. 포도밭 주인이 일꾼들을 사서 쓰려고 아침에 집을 나섰습니다. 그래서 한 데나리온으로 약속하고 일꾼들을 포도밭으로 보냈습니다. 아홉시에 나가보니 아직도 일거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이 있어 그들도 자신의 밭에 가서 일을 하라고 합니다. 열두 시, 오후 세시, 오수 다섯 시쯤에도 나가서 그렇게 합니다. 일을 다 마치고 한 시간 일한 사람부터 일당을 한 데나리온씩 줍니다. 가장 일찍부터 나와 일을 많이 한 이들은 자신들은 조금 더 주겠거니 생각했지만 한 시간밖에 일을 하지 않은 사람들과 똑같이 한 데나리온밖에 주지 않습니다. 이에 불만이 생긴 그들은 투덜거립니다. 그때 주인이 이렇게 말합니다.

당신 품삯이나 받아서 돌아가시오. 나는 맨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당신에게처럼 품삯을 주고 싶소. 내 것을 가지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이처럼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결국 꼴찌가 되는 이들은 누구이겠습니까? 하느님의 섭리에 불만을 갖는 이들인 것입니다. 또 내가 무슨 봉사를 한다고 해서 그것에 대한 당연한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믿는 이들입니다. 일을 시켜주면 감사해야 하는데 그것에 합당하게 대해달라고 강요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일을 하더라도 칭찬을 받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이 주인이나 된 양 주인의 생각에 토를 달았기 때문입니다. 아무 조건 없이 순종할 수 있는 사람이 하느님 나라에서는 가장 큰 사람인 것입니다. 봉사를 하면서도 결코 내가 하는 것에 대해 보상을 바라지 맙시다. 그저 할 일을 하였을 뿐이라고 고백합시다. 하느님께서 나에게 무언가를 해 주어야 할 필요는 없으신 분이십니다. 나는 그저 그분 손에 있는 진흙에 불과한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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