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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양치기신부님의 말씀산책] 식별
작성자노병규 쪽지 캡슐 작성일2014-07-31 조회수1,166 추천수16 반대(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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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식별


 

이 혼돈과 불안의 시대 우리 사회와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정말이지 꼭 필요한 중요한 덕목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현실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식별력, 판별력입니다. 요즘 여러 단체에서 자신들이 수행하는 사업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위해 ‘Swot’ 분석 기법을 많이 사용합니다. 우리가 지금 행하고 있는 사업, 또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단체에 대해 객관적이고 논리적으로 진단하는 방법입니다.

 

먼저 단체가 지니고 있는 긍정적인 면, 장점을 분석합니다. 이어서 약점을 샅샅이 찾아냅니다. 그런가 하면 다시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측면이 어떤 것인가 고민해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강력한 도전이자 위협이 무엇인지를 나열해봅니다. 이런 진단을 통해서 사업을 계속해나갈 것인가 말 것인가? 취사선택할 것, 보완할 것이 무엇인가를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단체가 명맥을 계속 유지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부단히 반복해야할 작업이 틀림없습니다.

 

저희도 이런 작업을 자주 하는데, 저희와 일반 사회단체가 다른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그들은 이윤창출의 극대화를 최종적인 목표로 하는데, 우리의 기준은 철저하게도 다릅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복음이 모든 것의 식별 기준입니다.

 

종교박람회장 같은 우리 한국입니다. 다양한 종교와 유사 영성이 판을 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사이비 종교나 그릇된 영성에 빠져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수상한 종교에 빠져 몸 버리고 마음을 버리는지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이 식별력입니다. 이상한 교리를 설파하는 이단자를 만났을 때, 집요한 사이비 전도자를 만났을 때, 이상한 곳으로 자꾸 가자고 할 때, 우리는 그것이 올바른 것인가 아닌가, 구분할 수 있는 식별력을 지니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에게는 영적 식별력이 필요합니다.

 

영적 식별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우리 내면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영감이나 느낌, 충동들이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가를 구분해내는 것입니다.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것인가? 아니면 악의 세력으로부터 오는 것인가, 아니면 나 자신으로부터 오는 것인가를 판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는 이 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그리고 다양한 선택의 기로 앞에 서게 됩니다. 그때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식별을 해야 할 것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식별은 아무래도 내가 선호하는, 인간적으로 끌리는 그런 선택이 아닙니다. 세상의 잣대, 악의 유혹에 따른 선택은 더욱 아니 됩니다. 부단히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선택이 무엇인가를 찾는 노력, 그것이 바로 영적 식별이며 영적 식별의 대가 이냐시오 로욜라 성인의 방법이었습니다.

 

현대에도 우리의 정확한 영적 식별력을 요구하는 그릇된 사이비 지도자들이 활개를 치고 있습니다. 그들이 가르치는 바는 대체로 인간 사회의 통념이나 상식, 기본을 벗어나 황당무계한 것 많습니다. 자기네 종교를 믿기만 하면 즉시 만사형통한다고 가르칩니다. 인간이기에 겪을 수밖에 없는 이 세상의 고통이 눈 녹듯이 한 순간에 사라진다고 강조합니다. 고통과 시련에 맞서는 노력과 일상적이고 꾸준한 노력보다는 합격, 만수무강, 무병장수를 외칩니다. 때로 공포분위기도 조성합니다. 그래서 그들이 자주 애용하는 성경구절이 종말에 관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정통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은 무엇입니까? 우리가 결핍투성이의 인간이기에 이 세상에서 겪는 갖은 고통과 실패, 우여곡절은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고통과 시련이 반드시 나쁜 것만이 아니고 거기에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죄인이어도 괜찮다, 하느님의 자비가 더욱 풍성하시니 힘을 내라고 어깨를 두드립니다. 이 세상 지나가면 또 다른 큰 세상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 잘 견뎌내자고 힘을 줍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 관구장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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