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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01 조회수1,054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8월 1일 성 알폰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 기념일
 
 
Taught the people in their synagogue.
They were astonished and said,
“Where did this man get
such wisdom and mighty deeds?
Is he not the carpenter’s son?
(Mt.13,54-55)
 
 
제1독서 예레 26,1-9
복음 마태 13,54-58
 

카지노 슬롯머신에서 단 한 번도 따 본 적 없는 사람이 과연 자신의 전 재산을 쏟아 부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단 한 번이라도 따 본 적 있는 사람만이 ‘이번에는 잃었지만, 다음에는 꼭 딸 거야. 예전과 같은 대박이 또 터질 거야.’라는 생각으로 계속해서 카지노를 찾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과는 어떻게 될까요? 한번 대박 났다고 계속 슬롯머신을 당기면 인생 종치는 것이지요.

신앙 안에 사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주님을 뜨겁게 체험한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특히 초자연적인 기적을 체험했던 분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오히려 냉담을 하면서 주님을 멀리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왜 그럴까요? 계속해서 초자연적인 기적, 뜨거운 체험만을 주님께 계속해서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우리를 위해 기적을 행하시는 하느님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기적’에만 연연하면 결국 인생 종치게 됩니다.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만이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면서 행복의 길에 서게 됩니다. 그러나 불신으로 가득 찬 사람은 어떤 진실이 내게 다가와도 주님의 사랑을 체험하지 못합니다. 사실 주님께서는 창조하신 세상의 모든 것들을 통해서 당신의 일을 하시지요. 내 이웃을 통해서뿐만 아니라, 내가 접하는 그 모든 일을 통해서도 당신의 일을 완성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러한 주님을 믿지 못하고, 늘 놀라운 기적만을 원하면서 불평불만으로 가득 찬 모습만을 간직하고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예수님의 고향사람들도 그렇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하지요.

“저 사람이 어디서 저런 지혜와 기적의 힘을 얻었을까? 저 사람은 목수의 아들이 아닌가? 그의 어머니는 마리아라고 하지 않나? 그리고 그의 형제들은 야고보, 요셉, 시몬, 유다가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모두 우리와 함께 살고 있지 않는가? 그런데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지?”

예수님의 가르침만 봐도 그 안에 드러난 지혜와 기적의 힘을 충분히 볼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불신들이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자신들이 우습게 여기는 사람들을 통해서도 활동하시는 하느님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언젠가 어떤 제품을 보다가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이라는 광고를 하더군요. 그리고 이 한정판 제품에 사람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입니다. 똑같은 제품과 비교할 때, 약간의 디자인만 바뀐 것 같은데도 ‘한정판’이라는 말에 더 비싼 값을 치르더라도 소유하려고 하지요.

우리들 역시 리미티드 에디션(limited edition)입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손수 만든 세상에 딱 하나밖에 없는 한정판입니다. 그렇게 귀한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임을 떠올려 봅니다. 그러면서 왜 사람들을 우습게보고 쉽게 평가하고 단죄할 수 있는가 라는 반성을 하게 되네요.

주님을 믿는 사람은 주님께서 창조하시는 그 어떤 것도 소홀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시공을 초월해서 계신 주님임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사랑 그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있는 것이다(프란츠 카프카).


 

옹졸한 사랑

신부님들과 종종 밖으로 나가 식사를 하거나 술 한 잔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마다 만나는 할머니가 계십니다. 식당을 돌면서 껌이나 초콜릿을 파시는 할머니이십니다.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만나는 것을 보니, 항상 그 시간에 그 일대를 돌면서 파시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정가대로 파는 것이 아니라, 정가의 두 배를 얹어서 껌이나 초콜릿을 파십니다.

연세 많으신 할머니가 고생하신다고 해서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물건을 팔아드렸습니다. 그런데 한 번은 술 한 잔 더 하자면서 장소를 옮겼는데 또 그 자리에서 만난 것입니다. 그래서 할머니에게 “할머니, 방금 저 가게에서 초콜릿 샀는데요. 여기서는 안 사도 되죠?”라고 말하면서, 초콜릿을 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후회가 생겼습니다. ‘그 초콜릿이 얼마나 한다고? 하나 팔아드리는 것, 대단하지도 않은 것인데....’ 싶었거든요.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함께 있는 사람이며, 가장 중요한 일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위해 좋은 일을 하는 것이다.”

사랑을 실천하는 길은 어쩌면 이렇게 단순한 것이 아닐까요? 거창하고 거대한 데에 사랑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그마한 마음과 지금이라는 이 시간에 행해야 하는 것이 사랑인 것입니다. 한 번 샀다고 외면했던 저의 옹졸한 마음을 이 자리를 통해 깊이 반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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