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07 조회수1,215 추천수12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8월 7일 연중 제18주간 목요일
 
Who do you say that I am?
(Mt.16,15)
 
 
제1독서 예레 31,31-34
복음 마태 16,13-23
 

저는 줄곧 혼자 살고 있습니다. 물론 만나는 사람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요. 하지만 가톨릭 사제로 산다는 것은 독신을 지키면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고, 그래서 사제 서품을 받은 이후 혼자의 생활을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그 누구도 저의 삶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습니다. 왜 늦게 자느냐? 왜 식사를 하지 않느냐? 왜 술을 많이 마시느냐? 왜 운동을 하지 않느냐? 등등 옆에 누군가 있다면 쉽게 들을 법한 말들을 들을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혼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으니 ‘건너뛰자!’고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가능합니다. 심지어 기도생활까지도 건너뛰면서 삶 자체를 흐트러트리게 살 수 있습니다. 또한 편한 것, 재미있는 것, 화려한 것만을 찾으면서 내 자신의 영성생활에 해가 되는 것만을 쫓을 수도 있습니다.

문득 저와 같은 성직자, 수도자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쩌면 현대를 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해당되는 말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특히 외롭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왜 외로울까요? 친구가 없어서, 가족이 없어서? 아닙니다. 편하고, 재미있는 것, 그리고 화려한 것들을 통해서만 자신의 탈출구를 찾으려하기 때문입니다. 혼자 조용히 자신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 그리고 그 안에서 함께 하시는 주님과 함께 하지 못하기 때문에 외로움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입니다.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화려함만을 가져다주는 쉽고 편한 길을 통해서는 참 행복의 길을 얻지 못함을 깨닫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들이 선택하고 싶은 길은 과연 어떤 길인가요?

주님께서 장차 고난을 당하시리라는 말씀에 베드로가 반박하자,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에게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베드로는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면서 큰 칭찬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칭찬의 여운이 아직 채 사라지지도 않은 시간에 예수님으로부터 심한 꾸중을 듣게 된 것이지요.

이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 역시 주님으로부터 사탄이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즉, 주님의 일을 방해하는 걸림돌은 사탄의 일을 하는 것이고, 하느님의 일보다도 사람의 일만을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은 사탄의 모습을 따르는 것이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탄의 일은 언제나 물질적이고 세속적인 일들을 통해서 드러났었습니다.

칭찬과 꾸중의 차이. 하느님의 일이냐 아니면 사람의 일을 선택하느냐가 칭찬과 꾸중으로 나눠진다는 것을 기억하면서, 주님으로부터 칭찬받는 내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더 노력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즉, 사람의 일보다는 하느님의 일에 더욱 더 집중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남을 이기려는 사람은 반드시 먼저 자신부터 이겨야 하고, 남을 논하려는 자는 반드시 자신부터 논해야 한다(여씨춘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제가 살고 있는 동네를 잘 알고 있다 보니, 어디에 오르막길이 있는지 또 어디에 내리막길이 있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힘이 좀 많이 드는 날에는 오르막길을 피해서 주로 평탄한 길이나 내리막길만을 걷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평탄한 길, 내리막길을 걸어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 도대체 운동한 것 같지가 않습니다. 즉, 오르막길을 좀 걸어야 약간의 뻐근함도 느끼면서 운동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을까요? 어렵고 힘든 오르막길도 있고, 편하고 쉬운 평탄한 내리막길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무조건 평탄한 길만을 선택한다면 어떨까요? 그 삶이 얼마나 지루할까요?

어렵고 힘들어도 오르막길을 과감하게 선택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 오르막길을 통해서 삶의 의욕도 생겨나고, 새로운 삶의 의지를 지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