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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을 사랑하십시오.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11 조회수987 추천수11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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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11. 월요일 성녀 글라라(1194-1253) 동정 기념일, 에제1,2-5.24-28ㄷ 마태17,22-27



하느님을 사랑하십시오.



절대적인 것은 하느님뿐이고 모두가 상대적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할수록 너그러워지고 절대화하려는 모든 우상들로부터, 특히 나로부터 해방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하느님을 더욱 사랑하여 하느님과의 관계가 깊어간다는 것입니다. 

이게 아니라면 오래 살아도 삶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 여기에 우리 인생 모두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늘은 성녀 글라라 동정 기념일입니다. 

성인들의 특징은 한결같이 하느님을 사랑했다는 데 있습니다. 


오늘 본기도 중 다음 대목이 마음에 와 닿습니다.

"하느님, 복된 클라라를 자비로이 이끄시어 가난을 사랑하게 하셨으니“


하느님 사랑은 막연하거나 추상적이 아닙니다. 

또 모든 사랑은 하느님께로부터 옵니다. 

사랑이 제일입니다. 

사랑에 답이 있습니다. 


가난을 사랑할 때 가난도 기쁨이요 행복입니다. 

단지 불편할 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가난입니다. 


정결을 사랑하고, 순종을 사랑하고, 기도를 사랑하고, 고독과 침묵을 사랑하고, 

바로 여기 답이 있습니다. 

모든 수행들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 사랑의 표현이요 이래야 수행의 기쁨입니다. 

독서를, 기도를 사랑하고 단식을 사랑하고, 등 끝이 없습니다.

인생을 사랑할 때 삶의 짐도 가벼워집니다. 


성인들은 한결같이 사랑의 대가였습니다. 

부족한 것은, 문제는 우리의 사랑입니다. 


사랑할 때 눈이 열려 신비를 보고 분별력의 지혜도 선사 받습니다. 

장소에 매이지 않고 눈이 열려 지금 여기서 하느님의 영광을 봅니다. 


오늘 복음에서 수난을 예고하는 예수님의 모습이 전혀 비장해 보이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까지 느껴집니다. 


제자들은 몹시 슬퍼하였지만 예수님은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닙니다. 

죽음 넘어 부활의 비전을 내다봤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시야는 현실 넘어 부활의 영원을 내다보고 있습니다. 

사랑에서 나오는 여유요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성전세의 납부에 대해서도 명쾌한 답변을 주십니다.

"그렇다면 자녀들은 면제받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의 비위를 건드릴 것은 없으니, 

호수에 가서 낚시를 던져 먼저 올라오는 고기를 잡아 입을 열어 보아라.“


바로 이게 분별의 지혜입니다. 

성전세를 내지 않아도 되겠지만 스캔들이 되지 않기 위해서, 아예 성전세를 내라는 것입니다. 

자칫 성전세를 내지 않으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크겠기 때문입니다. 


눈이 열린 이들에게는 모두가 하느님의 놀라운 현존이며 보물창고입니다. 

바로 오늘 고기 입에서 나오는 스타테르 한 닢의 자연 이적이 상징하는 바입니다. 


에제키엘 예언자 역시 바빌론 유배지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봅니다. 

하느님을 열렬히 사랑했던 에제키엘에게 

주님의 말씀이, 주님의 손이 그에게 내렸고 이어 하느님의 영광을 봅니다. 


1독서 말미의 묘사가 아름답습니다.

'사방으로 뻗은 광채의 모습은, 비오는 날 구름에 나타나는 무지개처럼 보였다. 

그것은 주님 영광의 형상처럼 보였다. 그것을 보고 나는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렸다.‘


주님은 적절한 때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의 눈을 열어 언제 어디서나 당신 영광을 보여 주십니다. 

이런 주님 영광의 체험이 더욱 주님을 사랑하게 하고 자유롭게 합니다. 


주님을 사랑했던 성인들의 최후 역시 거룩하고 아름답습니다. 

오늘 영성체송은 바로 성녀 제르트루다(1256-1302)의 임종어입니다.


"보라, 신랑이 오신다. 주 그리스도를 맞으러 나가자.“(마태25,6참조).


평생 주님을 사랑하여 갈망했기에 이런 임종어요 아마 성녀 글라라의 임종어도 이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치매에 걸린 노 자매의 모습에 안타까워하던 어느 자매의 마지막 글귀도 생각납니다.

-이세상  이별을  치매로 마감.....속상해요.ㅜㅜㅜ-


정말 치매로 생을 마감한다면 속상하기 이를 데 없을 것입니다. 

거룩하고 아름다운 삶과 죽음의 답은 단 하나, 하느님께 대한 열렬하고도 항구한 사랑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이런 사랑을 우리 모두에게 선사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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