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요셉 신부님의 매일 말씀 묵상 - 새 마음과 새 영으로 태어나라
작성자김혜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15 조회수848 추천수6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14년 가해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

독서: 에제 18,1-10ㄱ.13ㄴ.30-32




예수님 십자가의 길


MEMLING, Hans 작, (1470-71)


     < 새 마음과 새 영으로 태어나라>

           



[CBS노컷뉴스]에서 이강국 기자가 이번 교황님 방문 때 성모승천 대축일날 오찬을 교황님과 함께 하게 된 거식증을 앓았던 한 소녀에 대한 기사를 썼는데 감동적이어서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이 소녀는 이전에는 키가 153cm, 몸무게가 27kg인 고3학생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말라가고 있었습니다. 뼈와 가죽만 남았다고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 즉 거식증이라고 하는데 음식을 억지로 먹어도 몸이 받아주지 않아 토하여 죽음에까지 이르게 하는 병입니다. 정신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도 받아보았으나 자해소동 끝에 병원을 나와야만 했습니다. 물론 학교도 휴학해야만 했습니다.

어머니는 청소년 담당 신부님을 찾아가서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신부님은 모든 사정을 다 듣고는 자신이 의사가 아니어서 어찌 할 수는 없으나 먼저 친해져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3개월 동안 몰래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다가가려 했는데 대인기피증까지 있던 소녀는 끝내 신부님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어머니는 신부님을 가정으로 초대하여 식사를 함께 하게 하였습니다. 그러기를 몇 차례, 조금 익숙해졌다 싶었을 때 신부님은 그 소녀에게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내년(2011)에 스페인에서 세계청년대회가 열리는데, 너 거기 갈래?”

하지만 거식증에 대인기피증까지 앓고 있던 소녀로서는 불가능한 제안이었습니다. 그래서 시큰둥할 수밖에 없었지만 점차로 세계청년대회가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임을 직감했고, ‘꼭 가고야 말겠다라는 생각을 품게 만들었습니다.

그 때 신부님은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몸무게를 40kg로 만들어 오면 데려갈게.”

이 말을 들은 소녀는 제 발로 병원에 입원하여 약속한 대로 몸무게 40kg을 넘겼습니다. 소녀의 기대대로 세계청년대회는 소녀의 인생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하루에 수 km씩 걷는 힘든 여정이었지만 자신과 같은 많은 세계의 청년들과 어울리면서 살아가야 할 의미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 복학한 소녀는 교내 마라톤대회에서 1등을 할 정도로 건강해졌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미국 워싱턴주립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게 되었는데 이젠 전공을 바꿔 의사가 될 꿈을 꾸고 있습니다.

저와 같은 병에 걸린 사람은 제가 가장 잘 고칠 수 있을 것 같아요.”

교황을 만나 식사를 할 때 어떤 말을 하고 싶냐는 물음에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내년에 유럽여행을 가기 위해 지금 돈을 모으는 중인데 로마에서 교황님을 찾아가면 점심 한 끼 사주실 수 있나요?’라고 물어볼 겁니다.”

 

같은 사제로서 제 자신을 부끄럽게 하는 기사이고 또한 그런 신부님과 같은 사제라는 것이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여러 부분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답답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월호 침몰의 진실도 밝혀지지 않고, 살기는 갈수록 더 힘들어진다고 하고, 신앙보다는 세상 것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시대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도 거식증이 걸려있는 것은 아닐까요? 먹어도 토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러나 그런 답답함의 근본적인 원인은 우리가 탓하는 것들보다는 참으로 우리를 새로 태어나게 해 줄 그 분을 만나지 못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오늘 독서에서는 주님께서 너희는 어찌하여 이스라엘 땅에서,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는데, 자식들의 이가 시다.’는 속담을 말해 대느냐? 주 하느님의 말이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너희가 다시는 이 속담을 이스라엘에서 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어렸을 때 포도서리를 해서 많은 양을 한꺼번에 먹은 적이 있었는데, 이가 셔서 며칠 통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에도 아버지가 포도를 먹으면 자식도 이가 시다는 속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는 죄와 축복의 연대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한 민족 한 나라로써 하느님께서 함께 구원해주시거나 잘못했을 때는 함께 벌하신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첫 조상이 죄를 지었기 때문에 우리까지 그 원죄를 물려받는 것도 같은 개념에서 나온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주님께서 사람을 판단하실 때, 아버지는 아버지의 행실대로, 아들은 아들의 행실대로 심판하실 것이지, 아버지가 잘 살았다 하여 아들을 구원해 준다거나, 아들이 잘못했다고 하여 아버지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으시겠다는 말씀인 것입니다. 아버지가 포도를 먹으면 아버지만 이가 시고, 아들이 먹으면 아들만 이가 신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래서 구약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계약이지만, 신약은 그리스도께서 우리 각자와 맺으신 계약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제 교회의 무리 안에 끼어있다고 구원받는다는 생각이 아니라, ‘내가잘 살지 않으면 구원에서 멀어진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신약은 그래서 우리 각자가 물과 성령으로 새로 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너희가 지은 모든 죄악을 떨쳐 버리고,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

그렇습니다. 새 마음과 새 영은 한 개인이 새로 태어나는 것입니다. 또 새로 나기 위해서는 성령을 주시는 분을 만나야 하는데 그분이 바로 그리스도이신 것입니다. 소녀도 자신을 새로 태어나게 해 준 신부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어찌 되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 신부님을 통해 문제가 가족이나 세상이 아닌 바로 자신에게 있었음을 받아들이게 된 것입니다.

 

내 자신도 우리나라도 참으로 그리스도를 만나지 않으면 절대 새로 날 수 없습니다. 나의 처지가, 혹은 우리나라의 처지가 이 모양인 것이 조상의 탓이나 남의 탓이라 할 필요가 없습니다. 거식증 걸렸던 소녀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각자가 참으로 우리를 변화시켜 줄 분을 만나지 못한 것입니다. 내가 변하면 세상이 변합니다. 세상이나 정치인이나 조상이나 다른 사람들을 탓하기 이전에, 내가 먼저 새 마음과 새 영으로 새로 태어나야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내가 다른 이를 치유하고 새로 태어나게 하는 또 다른 그리스도가 될 것입니다.

 

 


 

 












    

 요셉 신부님 미니홈피: http://minihp.cyworld.com/30joseph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