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0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19 조회수600 추천수12 반대(0)

45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시고, 교황님께서 어제 로마로 가셨습니다. 저는 솔뫼에서 있었던 청소년과의 만남, 광화문에서 있었던 시복식, 명동에서 있었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에 함께 하였습니다. 지난 6개월 매주 회의를 하였고, 열심히 준비를 하였지만 부족함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크신 사랑과 은총으로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어느 신부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우리에게 열매를 주기 위해서 오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씨를 주시러 오셨습니다.’ 교황님의 방한이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닐 것입니다. 그분은 우리에게 희망의 씨, 사랑의 씨, 믿음의 씨를 주셨습니다. 그 씨는 우리들의 기도와 우리들의 삶을 통해서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순교자들이 보여 주었던 뜨거운 신앙을 우리가 배운다면, 우리가 따른다면 우리는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이번 방한 일정 중에 소올이라는 작은 차를 이용하셨습니다. 차의 이름은 영혼이라는 뜻입니다. 교황님께서는 성장, 과학, 발전, 물질, 경쟁, 경제라는 틀에 갇힌 우리들에게 또 다른 것들이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 소올을 선택하신 것 같습니다. 영혼은 나눔, 희생, 사랑, 헌신, 겸손, 비움을 통해서 풍성해지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윤일병, 강정, 밀양, 용산, 쌍용은 어쩌면 우리들 모두가 물질과 발전이라는 바벨탑을 쌓으려했기 때문에 생긴 일들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우리가 쌓으려고 하는 바벨탑으로는 결코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없습니다. 그 바벨탑은 분열과 갈등, 탐욕과 분노, 원망과 이기심으로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욕심은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게 우리를 막기도 합니다. 욕심이 없었다면 이웃과 잘 지낼 수 있는 일들도, 욕심 때문에 원망과 미움을 키워내기도 합니다. 욕심은 평화로운 가정을 엉망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욕심 때문에 일어나는 병중에 대표적인 것은 암입니다. 우리 몸의 세포들은 모두 자신의 것들을 이웃한 다른 세포와 나누면서 성장합니다. 또 때가 되면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여 또 다른 신선한 세포들이 자라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합니다. 하지만 암세포들은 이런 과정을 거부합니다. 다른 세포들이 주는 것들은 모두 받아들이면서 자신의 것들은 이웃한 세포들에게 나누어 주지 않습니다. 나뭇잎들이 가지에서 떨어져야 새로운 나뭇잎들이 나올 수 있는데, 암세포들은 일정한 때가 되면 스스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것을 거부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몸을 수백 배 키워냅니다. 그러나 결국은 사람의 몸을 죽음에 이르게 하고 암세포도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이런 암세포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권력이 주어지면, 그런 사람들에게 명예가 주어지면, 그런 사람들에게 재물이 주어지면 주변에 있는 이웃들과 나누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것들을 더욱 채우려하기 때문에 원망과 불평이 더욱 커져 갑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런 욕심을 가진 사람들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씀하십니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들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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