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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20 조회수677 추천수10 반대(0)

목자들에게서는 양의 냄새가 나야 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맞습니다. 생선을 담았던 그릇에서는 생선 비린내가 날 것입니다. 꽃을 담았던 그릇에서는 꽃향기가 날 것입니다. 45일 동안 한국에 머무르셨던 교황님께는 어떤 향기와 냄새가 났을까요? 가는 곳 마다 어린아이들을 축복해 주셨습니다. 어린아이들의 순수함이 교황님과 함께 했을 것입니다. 장애인들, 아픈 사람, 노숙자들과 함께 했습니다. 가난한 이들의 마음이 교황님과 함께 했을 것입니다. 세월호의 유족들, 밀양의 어르신들, 강정의 주민들,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억울한 이들, 외로운 이들,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셨습니다. 교황님을 만났던 분들은 한결같이 위로와 희망을 이야기합니다. 정말 그분에게서 목자의 향기가 났기 때문입니다.

 

제가 만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000여명의 예비 신학생들이 있습니다. 50여명의 6학년 신학생들이 있습니다. 400여명의 성소후원회 봉사자들이 있습니다. 1000여명의 복음화 학교 공동체 회원들이 있습니다. 사무실에서 함께 일을 하는 직원들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나는 분들이 있습니다. 과연 나는 그런 분들에게 어떤 냄새가 나는 사제인지 돌아봅니다. 정의와 공정을 말하는 사제인지, 섬김을 받으려 하지 않고 섬기는 사제인지, 첫째가 되려하기 보다는 꼴째가 되는 것에도 만족하는 사제인지, 불평과 불만보다는 이해와 관용을 말하는 사제인지, 편견과 아집보다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려는 사제인지 고민을 합니다. 정말 그리스도의 향기가 나는 사제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리스도는 가난한 이들, 아픈 이들, 외로운 이들, 억울한 이들의 모습으로 오시기 때문입니다. 삶 안에서 그분들과 함께 있다면 분명 그리스도의 향기가 진하게 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가 진하게 나는 신자들이 있었습니다. 비가 오는 여름날 성당을 지나다가 창문을 닫고, 성모상 앞에서 기도를 드리던 신자. 남몰래 어려운 이웃들을 도와주던 신자, 본당신부가 휴가를 가면 매일 성당에 와서 시설물을 돌보던 신자, 본당에서 실시하는 피정, 교육, 봉사에는 언제나 앞장서는 신자, 감사할 일이 있으면 감사헌금을 봉헌하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본당 재정에 관심을 가지는 신자들이 생각납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직책과 권위에 의해서 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는 그리스도와 가까이 있는 이들에게서 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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