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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순례여정의 삶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24 조회수764 추천수6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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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4 연중 제21주일     이사22,19-23 로마11,33-36 마태16,13-20

                                             

순례여정의 삶


순례여정 4일 차,  
어제 마침내 우리 일행은 루르드 성지에 도착하여 수녀님으로부터 성지에 대한 자상한 설명을 들었고, 
비오10세 교황 성전에서 세계에서 모인 무수한 신자들과 함께 성체조배후 강복을 받았습니다. 
이어 밤에는 
촛불 행렬에 참여하여 '아베 마리아', 감격에 벅차 성모찬송가를 부르며 성모님을 기렸습니다. 

생각하면 제가 이렇게 순례길에 오른 것은 놀라운 신비입니다. 
동행하는 두분의 도반이 마치 하느님 보내주신 수호천사 같습니다. 

참으로 무수한 신비들로 이루어진 삶임을 깨닫습니다. 

오, 하느님의 풍요와 지혜와 지식은 정녕 깊습니다. 
그분의 판단은 얼마나 헤아리기 어렵고 그분의 길은 얼마나 알아내기 힘든지요!  
과연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신비 앞에 하느님께 드릴 응답은 찬미와 감사뿐임을 깨닫습니다. 
믿는 이들 눈에는 모두가 필연이며 하느님의 섭리입니다. 

하느님은 최상, 최선의 길로 우리 순례여정을 인도하십니다. 
제가 늘 강조하는 순례여정의 네 요소를 실감합니다.


첫째, 하느님의 목표입니다.

목표없는 방랑자의 삶이 아니라, 하느님을 찾는 순례자의 삶입니다. 
이래야 삶의 허무로 부터 해방입니다. 

겉으로는 관광객이지만 내면 깊이에서는 모두가 하느님 찾는 순례자입니다. 
루브르 박물관의 무수한 순례자들이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의 거대한 석조물과 조각을 통해서도 
불멸을 추구하는, 영원하신 하느님을 찾는 인간 영혼을 확인했습니다. 

이미 우리 안에는 하느님을 찾는 DNA가 각인되어 있음을 봅니다. 
하여 일년 내내 여기 루르드 성지를 찾는 사람들입니다. 

사람들에게 많이 밟혀야 성지가 되고 성인이 된다는 수녀님의 말씀이 새롭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순례여정에서 
이런저런 괴롭고 힘든 모욕적 상황을 기꺼이 잘 견뎌내야 겸손이요 성인이 됩니다. 


둘째, 사랑의 도반들입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도반들이 되어 하느님을 찾습니다. 
우리 이냐시오, 프란치스코 형제와 함께 셋이 미사를 봉헌하니 얼마나 오붓한지요! 
만약 저 혼자 미사를 드린다면 혼자 먹는 밥처럼 참 처량했을 것입니다. 

매일 미사를 통해 주님의 형제들이요 도반들임을 깨닫습니다. 
무엇보다 최고의 도반은 주님이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주님은 제자들은 물론 오늘 당신의 도반들인 우리 모두를 향해 묻습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

이렇게 고백해야 진정 주님의 도반입니다. 
순례여정중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의 신원을 정확히 파악하고 고백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그리스도는 내 생의 전부입니다.'
라는 바오로의 고백이 생각납니다.

"시몬 바르요나야,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 
나 또한 너에게 말한다. 
너는 베드로이다. 
내가 이 반석위에 내 교회를 세울 터인즉, 저승의 세력도 그것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모두가 은총이지만 신앙고백역시 은총이요, 신앙고백의 축복이 참으로 큽니다. 
주님을 알 때 참 나를 압니다. 
주님을 고백함으로 '베드로'로 계시된 자신을 알게된 시몬 바르요나입니다. 
주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베드로란 이름도, 우리에겐 본명도 없었을 것입니다.


셋째, 이정표들입니다.

이정표를 보고 목적지를 향한 길을 찾듯이 역시 이정표의 상징들을 보고 주님을 찾습니다. 
눈만 열리면 모두가 주님 목표를 가리키는 이정표들입니다. 
주님은 물론 함께하는 도반들이, 성인들이 이정표입니다. 

루르드를 비롯한 무수한 성지들 또한 주님을 가리키는 참 좋은 이정표들입니다. 
이런 이정표를 따라야 길을 잃지 않습니다. 
이정표를 못봐 길을 ,.잃어 헤매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어제 비오10세 성전 분위기는 얼마나 충만했는지요. 
성인들의 초상화들만 보면 참 기분이 좋습니다. 
주님을 가리키는 참 좋은 이정표들이기 때문입니다. 

한국103위 성인들 초상화 앞에서 우리 순례자 일행 셋이 촬영하며, 
"이제 성인 셋이 추가됐다" 말하니 모두 웃었습니다. 

무엇보다 하루하루 최고의 이정표는 아마 미사일 것입니다. 
이런 주변의 이정표 따라 주님을 찾는 우리의 순례여정입니다.


넷째, 기도입니다.

성서의 사람들 모두가 기도의 사람들이요, 믿음의 사람들입니다. 
바꿔야 할 것은 환경이나 사람 이전에 내 자신입니다. 
바로 기도가 내 마음을 바꾸어 새 하늘, 새 땅을 살게 합니다. 

기도해야 하느님 목표를 잊지 않고, 도반과의 우정을 깊이하며, 이정표를 잃어버리지 않습니다. 
늘 깨어 '지금 여기' 살게 하는 기도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받아 전하는 이사야 예언자, 기도의 사람임이 분명합니다.

"나는 다윗 집안의 열쇠를 그의 어깨에 메어 주리니, 
그가 열면 닫을 사람이 없고, 그가 닫으면 열 사람이 없으리라. 
나는 그를 말뚝처럼 단단한 곳에 박으리니, 그는 자기 집안에 영광의 왕좌가 되리라."

그대로 오늘 복음의 베드로를 통해 실현됨을 봅니다. 
우리 역시 기도에 항구할 때, 
주님은 우리를 말뚝처럼 단단한 곳에 박을 것이며 우리 교회 집안에 영광의 왕좌가 되게 하실 것입니다.

우리 모두 평생 순례여정중에 있는 하느님의 거룩한 순례자들입니다.

하느님 목표는 분명합니까?
도반들은 있습니까?
이정표들은 늘 확인합니까?
기도에 항구랍니까?

이 네가지 질문들 늘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순례여정에 항구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우리 주 하느님께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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