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탐구 생활 (46) 영성체 준비 영성체 예식은 성찬 전례의 흐름에서 필연적으로 따라 나옵니다. 공동체가 한 장소에 모인 다음, 성경 봉독 때에 하느님의 계획이 우리 앞에 펼쳐지고, 봉헌의 형태로 응답이 이루어집니다. 감사를 표현하는 가운데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하고 우리 또한 그리스도 안에서 한마음 한 몸을 이룹니다. 이제 영성체를 할 때가 다가온 것입니다. 로마 전례에서는 성체를 받아 모시기에 앞서 주님의 기도, 평화 예식, 빵을 쪼개는 예식과 성체와 성혈의 혼합 예식으로 영성체를 준비합니다. - 먼저 주님의 기도를 함께 바치며 성찬의 빵이기도 한 일용할 양식을 청하고 “거룩한 예물을 참으로 거룩한 사람들이 받을 수 있도록 정화”를 간청합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81항 참조). 용서를 청하면서 우리는 또한 용서하는 법을 발견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느님 나라와 하느님의 뜻이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고, 우리는 합당하게 성사를 받을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 평화 예식 : 부활하신 주님께서 직접 당신 제자들 가운데 나타나시어 평화를 주시며,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의 표현에 따르면, “평화의 식탁”을 준비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성찬의 식탁에서 얻는 평화와 영혼의 구원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에페 2,13-17 참조). 그리스도인은 평화를 청하면서 실제로는 그리스도를 청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천상과 지상의 피조물에게 평화를 가져다주시고, 다른 사람들과 평화롭게 살 수 있게 하시려고 희생되셨습니다. 성찬례에 함께 모여 영성체하기 전에 서로 용서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은 평화가 없는 세상에 평화를 가져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합니다. 서로에게 평화를 빌어주는 이 인사는 의무는 아니며, 기회가 될 때 나눕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82항 참조). 평화의 인사를 나눌 때에는, 자리를 떠나지 말고 소란스럽지 않게 각자 주위 사람들과 인사를 주고받습니다. - 빵 쪼갬 : 신자들이 ‘하느님의 어린양’을 노래하는 동안 사제는 성반 위에서 축성된 빵을 쪼갭니다. 이 예식은, 우리는 비록 여럿이지만 쪼개진 빵을 나누어 먹음으로써 한 몸이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 위에서 받지 않으셨던 고통을 지금 여러분을 위하여 봉헌 중에 받고 계십니다.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사람을 배부르게 하시려고 기꺼이 쪼개어지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비록 쪼개어지신다 하더라도, 갈라지시는 것은 아닙니다. 쪼개진 뒤에도 거룩한 빵의 각 조각은 완전한 그리스도이십니다. - 성체와 성혈의 혼합 : 사제는 축성된 빵을 쪼갠 다음 한 조각을 떼어 성작에 넣습니다. 로마 전례에서 이것은 단순하지만 주님의 강생에서 부활까지 성령의 활동을 찬양하는 커다란 의미를 지닌 행위입니다. 비잔틴 전례에서는 이 순간에 ‘제온’(Zeon)이라고 부르는 뜨거운 물을 성작에 부으면서 “성령의 충만함이여!”라고 말합니다. - 개인 준비 : 영성체 후 더욱 긴 침묵에 앞서, 사제는 낮은 목소리로 기도하거나 잠시 침묵 속에 영성체를 준비하며 신자들의 영성체 준비를 돕습니다. [2021년 5월 2일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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