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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작성자이미경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26 조회수1,055 추천수11 반대(0) 신고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4년 8월 26일 연중 제21주간 화요일
 
You cleanse the outside of cup and dish,
but inside they are
full of plunder and self-indulgence.
(Mt.23,25)
 
 
제1독서 2테살 2,1-3ㄱ.14-17
복음 마태 23,23-26
 

언젠가 필요한 물건이 있어서 어느 백화점을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그 백화점에서는 조용한 음악이 어디선가 잔잔하게 흘러나오고 있었지요. 그런데 워낙 사람들이 많은 곳이기 때문에 그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의 싸우는 듯한 말투, 아이들의 울음소리, 사람들의 구두 발짝 소리 등등 너무나도 많은 소리들로 인해서 그 잔잔하게 흘러나오는 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았지요.

솔직히 저는 이 음악소리가 백화점에서 틀어놓은 음반 소리라고 생각하면서,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요. 하지만 알고 보니 백화점의 넓은 홀에서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더군요. 피아노와 현악기로 이루어진 현악4중주 공연이었습니다. 제가 워낙 음악을 잘 모르지만, 스피커를 통해서 나오는 소리가 아닌 직접 연주하는 소리를 들으니 특별한 느낌을 받게 되더군요.

솔직히 저는 클래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직접 들어보니 너무나 좋아서 그 자리에 서서 꽤 오랫동안 그 공연을 보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좋아하지 않았던 제가 오랫동안 그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클래식을 접할 기회도 없었지만, 알려는 노력도 또 접해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문득 사람들이 주님을 멀리하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깨닫게 됩니다. 즉, 자신이 직접 주님을 느끼고 체험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주님을 모르겠다고, 믿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러나 정말로 주님을 알려고 했으며, 주님을 체험하려고 노력했을까요? 그러한 노력도 없이 “주님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지나친 교만인 것입니다. 마치 클래식을 접해 보지 않았기에 모르는 것을 그냥 싫다고 말하는 저의 모습과 똑같은 것이지요.

어제와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이 불행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은 중요한 것은 무시하면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들이 전부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이럴 수밖에 없었던 것은 과거의 율법에만 매어 있기 때문입니다. 조상님들의 율법에 갇혀 있어서 그들은 스스로 주님을 직접 느끼고 체험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역시 비슷할 때가 얼마나 많았을까요? 주님을 알고 체험하면서 주님과 하나 되는 것 외에는 중요한 것이 없는데도 다른 것들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습니까? 주님께 불평불만을 던지기 전에, 내가 얼마나 주님을 알려고 했으며 체험하려고 했는지를 따져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때 주님께 대한 바른 믿음을 내 안에 세움으로써 주님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지 마세요. 대개의 경우, 사람들은 여러분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여러분이 그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하니까요(롤랑 바르트).


 

다름이 십자가에 못 박힐 이유인가?

한 때 ‘새벽형 인간’이라는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유행에 발 맞춰서 ‘새벽형 인간’을 찬양하는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고, 너도나도 이 새벽형 인간이 되기 위한 노력을 했습니다. 심지어 전임 대통령조차 스스로 새벽형임을 과시하면서 조찬 회의를 강행했었지요. 그런데 정말로 모든 사람이 새벽형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새벽형 인간’이 되고 말았습니다. 유일하게 사람들을 벗어나 저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리듬이 분명히 있습니다. 새벽에 집중이 잘 되는 사람도 있겠지만, 어떤 사람은 한밤중에만 집중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를 무시하고 무조건 새벽에 맞추라고 한다면 어떨까요? 먹고 살기 위해 어떻게든 맞추려고 노력하겠지만, 그 시간까지 받은 스트레스와 업무의 손실은 분명 상당할 것입니다.

나한테 무조건 맞추라는 생각들, 얼마나 어리석은 생각일까요? 그런데 이러한 사람들이 세상에는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나와 다른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버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다른 것을 잘못된 것이라고 말하는 닫혀 있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잘못된 말씀과 행동을 하셨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당시의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다름이 과연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야 할 만큼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인가요?

지금도 우리는 계속해서 내 이웃을 십자가에 못 박습니다. 다르다는 이유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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