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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중적이지 마라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27 조회수1,056 추천수12 반대(0) 신고




성녀 모니카 기념일





<너희는 예언자들을 살해한 자들의 자손이다.>
+ 마태오 23,27-32




이중적이지 마라

 


저는 어려서 남모르게 아버지 옷 주머니에 손을 대서 돈을 꺼냈고, 불장난을 하다가 작은 댁의 사랑채를 다 태어버리기도 했습니다. 울타리를 엮은 구리철사를 풀러 엿을 사 먹기도 했으며 길에서 주운 돈을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고 개인적으로 쓴 적도 있습니다. 선생님 서랍에 있던 시험문제를 몰래 보기도 했고, 교실을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고 안 그런 척 했습니다. 큰 잘못을 저지르고도 숨긴 적이 여러 번입니다. 지금도 여전합니다. 사람들은 속아주었고 저자신은 뻔뻔스럽게 위기를 넘겼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모두를 알고 기다려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에게 꾸중을 하였습니다. ‘겉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회칠한 무덤 같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겉은 의인으로 보이지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고 지적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씀을 듣고 그 회칠한 무덤이 바로 저라고 생각했습니다. 신부이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거룩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닙니다. 매일 미사를 봉헌한다고 성덕이 출중한 것도 아닙니다. 그에 상응하는 마음가짐과 정성을 담지 않으면 거룩한 것을 더 많이 접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불경한 잘못을 범하고 맙니다. 알면 아는 만큼 더 잘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합니다. 그래서 짐이 무거워집니다. 아는 것과 사는 것은 분명 다릅니다. 사실 신부이기 때문에 더 많은 위선을 떨고 이중적으로 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신자들에게는 기도를 많이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을 하지만 최소한의 의무인 ‘성무일도’조차 거르고 지나갈 때가 있습니다. 성체조배는 물론 묵주기도를 하는 것은 기본이거늘 일반 신자보다 더 많이 기도한다고 얘기할 수 없습니다. 이러저러한 인간적인 욕망에 대해서도 절제 있는 기쁨을 누리지 못할 때가 너무도 많습니다. 그러면서도 아닌 척 하고 목을 빳빳이 세우고 다닙니다. 이런 모습에 주님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실까? 생각하면서도 몸은 여전히 육정을 따르고 맙니다. 그야말로‘마음은 간절하나 몸이 말을 듣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위선자를 얘기 하면서도 정작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습니다. 내 눈 안에 들보를 지닌 채 남의 눈의 티를 빼주겠다고 허우적거리는 모습이 부끄럽습니다. 주님께서는 “이 백성이 입술로는 나를 공경 하여도 마음은 나에게서 멀리 떠나 있구나”하셨습니다. ‘이런 말을 하고 저런 행동’을 하며 위선과 허물로 누벼놓은 이날에 하느님의 크신 자비를 청합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저의 허물을 용서하소서. 구원을 허락하소서. 아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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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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