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28 조회수1,057 추천수11 반대(0) 신고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학자 기념일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 마태오 24,42-51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저는 노인 복지관 관장직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시로부터 위탁을 받아 일부 예산의 지원을 받으며 복지관을 운영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시에서 ‘지도점검’을 합니다. 그런데 대부분 ‘지도점검’ 날짜를 사전에 예고합니다. 예고를 하지 않고 할 수 있는데 구지 ‘사전예고’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예고를 하면 긴장감을 갖고 준비하게 됩니다. 게으름을 피워서 미처 정리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기회를 잘 활용해야 합니다. 기회를 주는데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물론 언제 어느 때 하든 상관없이 늘 준비하고 있다면 그보다 좋은 일은 없습니다. 그의 삶은 참으로 지혜로운 삶입니다. 미리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은 깨어있는 사람에게서나 가능한 얘기입니다. 깨어 있지 않으면 준비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순례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말씀에 비추어 자신을 점검하는 일에 게으름을 피워서는 안 되겠습니다.

 

 저는 미리 미리 준비하지 못하고 사는 편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하고 나서는 미리 준비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강의를 부탁 받을 때 여유 있게 준비하지 못하고 날짜가 임박해서 안절부절못합니다. 그러고는 다음부터는 잘해야지 다짐합니다. 그러나 막상 그 결심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또 후회합니다.

 


 운동선수에게 있어서 시합이 이루어지는 날은 희망의 날이고 영광의 날입니다. 노력한 모든 것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정성과 땀이 함께 했으면 등수에 구애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설사 실패를 한다 하더라도 그 실패는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입니다. 그러므로 깨어있는 사람에게는 실패는 늦추어진 성공이요, 최선을 다한 것이 보상입니다. 그러나 준비 없이 경기에 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는 두려움의 날이 될 것입니다. 그에게 있어서는 패배는 패배일 뿐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하늘을 향한 인생여정의 길도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의 종말이 언제 오든 준비하고 있으면 구원의 날을 기쁘게 맞이하게 됩니다. 반드시 올 그날을 지금 준비하면 그날이 언제 오든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사실 인생여정의 모두가 구원의 날입니다. 예상하지 못한 날, 짐작하지 못한 시간에 주님께서 심판자로 오신다 해도 깨어 준비한 사람에게는 구원의 영광을 기뻐하게 됩니다. 그러나 깨어있지 못한 사람은 자기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야말로 심판대에 서게 되고 후회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는 후회해도 이미 늦게 됩니다. 그러므로 기회가 주어진 지금 깨어 준비하고 있어야 하겠습니다.

 


 순간순간 주어지는 선택의 기회에 옳고 바른 것을, 주님께서 기뻐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것을, 그리고 구원을 이루는 선택을 함으로써 후회를 반복하는 일이 없기를 희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깨어 있으십시오.(마태24,42) 바오로 사도는 말합니다. “여러분은 모두 빛의 자녀이며 낮의 자녀입니다. 우리는 밤이나 어둠에 속한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이제 우리는 다른 사람들처럼 잠들지 말고, 맑은 정신으로 깨어있도록 합시다”(1테살5,5-6).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까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굳건히 하여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1베드5,8).

 

오늘 기억하는 성 아우구스티노는 젊은 시절 방탕한 생활을 즐기는 가운데 마니교( 3세기경에 페르시아인 마니가 창시한 이원론적 종교입니다. 마니교는 조로아스터교, 기독교, 불교, 바빌로니아 원시 신앙 등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마니교의 교리는 세계를 선과 악, 광명과 암흑으로 구분하는 이원론을 핵심으로 합니다. 이와 같이 선과 악이 뒤섞인 세계에서 광명과 암흑으로부터 분리하기 위한 사자로서 마니가 왔다는 것입니다)에 깊이 빠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 모니카 성녀의 간절한 기도와 희생, 밀라노의 성 암브로시오 주교의 영향으로 회개하고 입교하였습니다.

 

아우구스티노는 고백록에서 이렇게 말합니다.“늦게야 님을 사랑했습니다. 이렇듯 오랜, 이렇듯 새로운 아름다움이시여, 늦게야 당신을 사랑했나이다. 내 안에 님이 계시거늘 나는 밖에서, 나 밖에서 님을 찾아 당신의 아리따운 피조물 속으로 더러운 몸을 쑤셔 넣었사오니! 님은 나와 계시건만 나는 님과 같이 아니 있었나이다. 당신 안에 있잖으면 존재조차 없을 것들이 이 몸을 붙들고 님에게서 멀리 했나이다. 부르시고 지르시는 소리로 절벽이던 내 귀를 트이시고, 비추시고 밝히시사 눈멀음을 쫓으시니, 향내음 풍기실 제 나는 맡고 님 그리며, 님 한 번 맛본 뒤로 기갈 더욱 느끼옵고, 님이 한 번 만지시매 위없는 기쁨에 마음이 살라지나이다.”

 

또 말합니다. “마음이 똑바로 향해 있으면 행동 또한 바릅니다. 마음과 행동이 일치할 때 구원의 은혜를 입을 것입니다.”과거가 중요하지 않고 새 삶을 시작 한 날이 중요합니다. 신앙인에게 있어 과거는 걸림돌이 아니라 디딤돌입니다. 과거를 하느님의 자비에 맡기고 앞날을 하느님의 섭리에 맡겨 드리며 주어진 오늘 이 순간을 사랑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