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8월 31일 복음묵상(어떤 돌?)
작성자오승희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28 조회수731 추천수0 반대(0) 신고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6,21-27

그때에 21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반드시 예루살렘에 가시어 원로들과 수석 사제들과 율법 학자들에게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셨다가 사흗날에 되살아나셔야 한다는 것을 제자들에게 밝히기 시작하셨다.

22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기 시작하였다. “맙소사, 주님! 그런 일은 주님께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입니다.”

23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돌아서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너는 나에게 걸림돌이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24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

25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사람은 목숨을 얻을 것이다. 26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 사람이 제 목숨을 무엇과 바꿀 수 있겠느냐?

27 사람의 아들이 아버지의 영광에 싸여 천사들과 함께 올 터인데, 그때에 각자에게 그 행실대로 갚을 것이다.”

 

+++++++++

어떤 돌?

 

너무하십니다. 자꾸 돌을 꺼내시는 걸 보니 예수님은 목수가 아니라 석공이었나요. 조금 전만해도 ‘반석’(16:18)이라 하시더니, 몇 줄 지났다고 그새 ‘걸림돌’로 바꾸셨습니다. 예수님을 꼭 붙드는 게 잘못인가요? 주님께 매달리는 게 악한 일인가요? 아무리 예수님의 십자가 없이 구원이 없다지만, 베드로의 그 소박한 휴머니즘을 ‘사탄’이라고 부를 이유까지 있느냔 말입니다. 따뜻한 치유를 갈망하는 우리에게 이렇게 냉정하게 보이는 성경 구절도 흔치 않습니다.

 

자칫 예정론의 쉬운 해석에 넘어갈 수도 있는 이 구절이 묵상 중에 새롭게 다가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을 꼭 붙들고 매달린 이유는 단 한 가지 아닐까요? 불안이지요. 미래에 대해, 고통에 대해, 상실에 대해 우리가 쉽게 어두움으로 빠져드는 그 마음을 베드로가 그대로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가진 불안을 사탄이자 걸림돌이라고 단호하게 혼내고 계십니다.

 

우리가 불안을 갖게 되는 이유는 자명합니다. 믿음이 없기 때문이지요. 바로 전에 몇 개 안 되는 빵으로 오천 명도 먹이고, 사천 명도 먹인 일을 상기시켰건만(16:9-10), 그보다 더 큰 표징을 요구하는 바리사이들 및 사두가이들과(16:1), 각종 불안을 버리지 못하고 그대로 안고 있는 베드로는 사실은 대동소이한 수준인 겁니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은 친절하게 부연설명을 하시는데, 그게 바로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 성웅 이순신의 좌우명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 말씀이 아니겠습니까.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는 세익스피어의 작품 햄릿의 명대사가 오랫동안 유행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사는 참 무기력한 주인공 햄릿의 처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삶과 죽음 사이에 아무 연관성도 느껴지지 않고, 그저 확신 없는 운명의 결과를 기다리는 비참한 인간의 최후를 그려낼 뿐입니다. 그러나 반석이냐 걸림돌이냐, 그것은 '믿음의' 문제입니다. 어떤 돌이 될 것인지를 결정하는 명확한 원리가 있다는 말씀이지요. 그렇게 많은 사랑을 몸소 보여주시고, 말로도 하시고, 논증까지 해주시는데, 믿지 못할 이유가 없네요.

 

+퍼시아저씨(2014.8.28)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