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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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깨어 있어라 - 이수철 프란치스코 신부님 (요셉 수도원)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28 조회수1,077 추천수1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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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8.28 목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354-430) 기념일, 1코린1,1-9 마태24,42-51
                                                
깨어 있어라


새벽2시 반 강론을 쓰는 자리는 스페인 땅, 지비리 알베르게 순례자 숙소입니다. 
미사는 새벽5시, 
여기 식당에서 아침 식사전 봉헌할 예정이며 미사 후 6시에는 또 순례길에 오르게 됩니다. 

하느님은 때와 자리를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미사를 통해 은혜로이 깨닫는 진리입니다. 

어느 때는 방이, 식당이, 휴게실이, 안내실의 탁자가, 제대가 되곤 합니다. 
하여 모든 곳이 하느님의 제대가 되는 거룩한 땅임을 깨닫습니다. 

얼마전 피레네 산맥 중턱 산장에서 미사를 봉헌할 때는 
피레네 산맥을 제대로 하여 피레네 산맥과 함께 미사를 봉헌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영성생활의 궁극목표는 '오늘 지금 여기'에 깨어 있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요, 
믿는 이들에겐 영원한 오늘, 영원한 현재만 있을뿐입니다. 

"깨어 있어라. 너희의 주인이 어느 날에 올지 너희가 모르기 때문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주인'이나 '사람의 아들' 대신 '죽음'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기다릴 대상이 있을 때, 깨어 준비합니다. 
기다릴 분이 있는 이들은 행복합니다. 
과연 누구를 기다립니까? 

궁극의 기다릴 분은 주님뿐입니다. 
파수꾼이 새벽을 기다리기보다 주님을 더 기다리는 영혼은 행복합니다. 

저 역시 새벽에 깨어 일어나 주님을 기다리며 강론을 씁니다. 
진정 깨어 준비하며 주님을 기다이는 이들은 행복합니다.

"주인이 종에게 자기 집안 식솔들을 맡겨 그들에게 제때에 양식을 내주게 하였으면, 
어떻게 하는 종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이겠느냐? 
행복하여라, 주인이 돌아와서 볼 때에 그렇게 일하고 있는 종!"

우리에게 영성이 있다면, 종(servant)의 영성, 섬김(service)의 영성만이 있을뿐입니다. 
언제나 제자리에서 주어진 일에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으로 살 때 구원의 행복입니다. 

저와 함께 순례중인 두 도반이 그러합니다. 
순례생활이 때로는 깨어 싸워야 하는 전투와 같고 도반은 전우와 같습니다. 

신속히 떠나야 하고 남은 자리는 잘 살펴봐야 합니다. 
'말'로만 살다가 이젠 '몸'으로 현장 체험을 통해 깨달으며 살라고 순례를 보내신 하느님 같습니다.

"신부님의 순례를 도와 드리고자 '순례 도우미'로 왔습니다."

한 도반의 말에 감격했습니다. 
'순례 도우미'란 말이 참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과연 복음의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답게 순례가이드 및 봉사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도반입니다. 

또 하나, 신자는 아니지만 신자 이상으로 착한 분(홍수진)을 소개 합니다. 
서울 대림동에서 혼자 배낭을 메고 와, 
10시간 걸려 피레네 산맥을 넘은 미혼의 자매인데 두려움이 전혀 없는 평화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이어 우리 일행을 위해 저녁 식사를 해줘 참 오랜만에 충만한 행복을 누렸습니다. 

어제 순례중 만난 한국인이 무려 9명인데 참 씩씩하고 용감해 보였습니다. 
이 또한 국력의 반영입니다. 

주님 안에 머무를 때 오늘 지금 여기서 깨어 충실하고 슬기로운 종으로 살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주님의 은총입니다. 

바오로를 통한 다음 주님 말씀은 그대로 우리를 향합니다.

"나는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베푸신 은총을 생각하며, 
여러분을 두고 늘 나의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은 어느 모로나 풍요로워졌습니다. 
어떠한 말에서나 어떠한 지식에서나 그러합니다."

하느님은 성실하신 분이십니다. 
그분께서 당신의 아드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도록 우리를 불러주셨습니다. 
그분께서는 또한 우리를 끝까지 굳세게 하시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날에 흠 잡을 데가 없게 해 주실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깨어 살게 하시고 당신과의 친교를 깊게 해 주십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우리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주님, 영영 세게 당신 이름을 찬미하나이다."(시편145,1ㄴ참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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