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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주님 앞에서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 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8-29 조회수942 추천수14 반대(0) 신고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당장 세례자 요한의 머리를 쟁반에 담아 저에게 주시기를 바랍니다.>
+ 마르코 6,17-29





주님 앞에서

 

똑똑하고 잘난 사람이 많으면 힘들어 집니다. 왜냐하면 자기 잘난 맛에 살기 때문입니다. 주장을 굽힐 줄 모르고 계산을 잘합니다. 그래서 자기를 우선적으로 챙깁니다. 그리고 상대를 의식하다가 얼굴이 굳어집니다. 그러나 바보와 함께하면 살기가 수월합니다. 그들은 계산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기를 챙길 줄도 모르고 웃으며 살아갑니다. 어쩌면 그들이 진짜 똑똑한 사람입니다.

 

오늘 기억하는 성 요한 세례자는 바보였습니다. 인간적인 계산을 하였더라면 헤로데 왕에게 잘 보여 자기의 권세를 누릴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계산을 하지 못하고 바른 말을 했습니다. 요한은 헤로데 임금이 임금으로서 해서는 안 될 부정한 결혼을 하였다는 잘못을 지적한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목이 베어져 죽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볼 때는 정말 바보였습니다. 그러나 요한은 목숨보다도 하느님의 뜻 안에 머물러있는 것이 행복이었습니다. 결국 요한은 빛이 되었습니다. 그는 인간의 눈에 바보가 될지언정 하느님을 놓치지 않길 희망했습니다.

 

헤로데 왕은 똑똑하고 잘 난 것 같았지만 하느님 앞에서는 그야말로 진짜 바보였습니다. 모든 권력을 가지고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으리라 여겼지만 경솔한 말 한마디 때문에, 그리고 헛된 맹세와 체면 때문에 요한의 목을 베도록 명령하였습니다. 몹시 괴로웠지만 결국은 하느님의 뜻을 거역하고 위신과 체면을 선택하는 계산을 하고 말았습니다. 해서는 안 될 일을 하고 말았습니다. 함부로 맹세를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눈에 보이는 성공을 기대하지 말고 어떤 처지에서든지 하느님을 선택하는 바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창세기26장에 보면 우물을 파는 이사악의 얘기가 나옵니다. 중동지방에서 우물은 한 부족의 운명이 달린 것이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물을 판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물길을 잡는 것도 그렇고 또 모래땅에서 우물을 파기란 어려움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이사악은 일곱 개나 팠습니다. 열심히 파 놓으면 주위 사람들이 시비를 걸었습니다. 그러면 조용히 자리를 옮겨 또 파고 그러다 보니 일곱 개나 파게 되었습니다.

 

똑똑하고 잘 난 사람은 우물을 파지 않고 파 놓은 우물을 차지하려 머리를 썼습니다. 그러나 이사악은 그런 풍조에 물들지 않고 바보가 되어 우물파기에 열중했습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내가 너와 함께 있으니 두려워하지 마라”(창세26,24) 하시며 이사악과 함께 하셨습니다. 결국은 바보 이사악이 승리하였습니다. 우물을 빼앗았던 사람들은 똑똑한 것 같았지만 불행하게 살았습니다. 바보처럼 우물을 빼앗기고 또 빼앗겼던 이사악은 마침내 주 하느님을 차지했습니다.

 

복음에 보면 죽은 이는 요한 세례자이고 살아있는 자는 헤로데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정말로 죽은 자는 헤로데요, 살아있는 이는 요한 세례자입니다. 성 요한 세례자나 이사악이 바보처럼 보였지만 진짜 똑똑이입니다. 그러나 똑똑하다고 했던 사람들은 헛 똑똑이였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하느님을 선택하는 바보가 되길 기도합니다. 사랑합니다.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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