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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2014년 9월 6일 토요일 복음 묵상)
작성자신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06 조회수822 추천수13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2014년9월6일 연중 제 22주간 토요일 복음묵상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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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신부님께서 페이스 북에 올린 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광화문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위한 단식 기도회를 주도하셨던 신부님께 수고하셨다고 박수를 치니까,

“해야 할 일을 했는데 무슨 박수냐?”고 멋쩍은 대답을 하셨나 봅니다.
그 모습을 보고 독백을 남깁니다.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에 받는 것이 박수인 게다.” 라고.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에 받는 것이 박수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생각해보니 그렇네요.
박수란 보통 감사의 마음, 칭찬의 마음, 혹은 동감이나 격려의 마음으로 어느 누군가에게 보내는 몸의 언어입니다.

사실, 해야 할 일을 했는데 무슨 박수냐 라고 하신 신부님의 말씀도,

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에 하는 것이 박수라고 하는 신부님의 말씀도 모두가 맞는 말입니다.
단, 박수 받아야 할 자와 박수를 쳐야 할 자의 복음적 태도가 다를 뿐입니다.

“‘저희는 쓸모 없는 종입니다. 해야 할 일을 하였을 뿐입니다.’하고 말하여라.”(루카17,10)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할 때, 일을 한 사람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을 가지고 자신을 높일 이유가 없다는 겸손한 마음이 요구될 것이고,

그를 바라보았던 사람은 감사와 격려의 박수를 보냄이 당연함이다.

문제는 이 간단한 질서를 지키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두 가지만 명심하도록 합시다.
혹시 나로 인해 어떤 일이 잘 되었다면 먼저 하느님께 영광을 돌리도록 합시다.
그리고 누군가가 잘한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하고 고마워하고 박수를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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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박수를 받은 신부님은 제가 개인적으로 무척 사랑하는 1년 후배 신부님입니다.
짧지 않은 시간을 혜화동 신학교에서 함께 보낸 동생입니다.
제가 그 신부님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억은 늘 밝고 맑은 웃음이 입가에서 떠나지 않는 그런 친구였다는 것입니다.
동료들을 위해 궂은 일을 마다 하지 않으면서도 주변을 유쾌하게 하던 친구였지요.
한 이 십 년이 지난 어느 날, 그 신부님의 얼굴이 인터넷이나 동영상을 통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용산 용역 철거 화제 사건을 비롯해 억울한 고통이 있는 현장에는 항상 그 신부님의 모습이 있었지요.
경찰에게 멱살이 잡히는 모습과 같은 험한 꼴을 당하는 모습도 보게 되었습니다.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눈빛은 빛나고 있었고, 의로운 분노와 버리진 이들에 대한 연민은 가득했습니다.
너무 고마웠습니다.
잘 살고 있는 후배 신부님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자랑스럽기도 했습니다.
서울 대교구의 중견 사제로서 편안하게 존경 받으며 살 수 있는 길은 마다하고, 길거리로 나아가 어려운 이들을 위해 투신하는 삶을 선택한 것은, 아마도 복음적으로 가장 옳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여러분 잘못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길거리에 나서서 외치고 있는 사제들이 정치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념적 인간들이 아닙니다.
사제들의 존재 이유 중 하나인 세상의 행복을 위해서 그러는 것입니다.
광야에서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임을 믿어주셔야 합니다.
기도를 삶으로 실천하는 또 하나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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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신부와 함께 하는 마음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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