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하늘 꿈, 하늘 비전 -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06 조회수933 추천수9 반대(1)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













2014.9.6 연중 제22주간 토요일(순례18일차), 1코린4,6ㄴ-15 루카6,1-5

                                 
하늘 꿈, 하늘 비전


어제 순례 17일차는 벨오라도(Belorado)에서 아제스(ages)까지 23.7km를 걸었고, 
오늘 18일차는 여기서 부르고스까지 24.9km를 걸을 예정입니다. 

어제는 산비탈 약간 험했기에 
아침6시 출발하여 2회 쉬고 12:40분쯤 아제스에 있는 알베레그에 도착했습니다. 
순례자의 발걸음은 가볍고 빨라야 합니다. 
사실 어제도 그렇게 걸었습니다. 

'주님의 집에 가자 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 
시편 말씀대로 기쁘게 걸었습니다. 
새삼 우리의 영원한 꿈이자 비전은 하늘 꿈, 하늘 비전이신 하느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새벽을 잃으면 하루를 잃는다.' 

옛 자작 싯귀가 생각납니다. 
부지런한 농부는 아침 더웁지 않을 때 한나절 일을 하고 
수도승들 역시 새벽부터 일어나 하루를 시작합니다. 

여기  순례자들 역시 새벽4시부터 일어나 떠나기 시작하면 6:30분 쯤이면 거의 떠납니다. 
마치 전쟁터에 출전하는 모습입니다. 
떠난 자리는 어찌도 그리 깨끗한지요. 
마지막 죽음의 떠난 자리도 이렇게 깨끗하면 참 좋을 것입니다. 
하늘 꿈, 하늘 비전을 상징하는 산티야고 뚜렷한 목표가 있어 가능한 일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있으면서 멀리 있는 듯이 느껴지는 스페인 마을 사람들입니다. 
부를 상징했던 쇠락해 가는 성당들이 이의 극명한 표지입니다. 
옛 믿음의 표현이자 부의 표현인 거대한 성당들입니다. 

가난함이 하느님 가까이 있다는 보장은 못되지만 부유할 수록 하느님과 멀어짐은 필연같습니다. 
바로 여기의 모습입니다. 
웬지 사람들의 모습이 꿈을, 비전을 잃은 모습들 같습니다. 

한국의 모습은 얼마나 역동적인지요. 
여기 알베리게 침실 벽에 써붙인 주의판에도 
'스페인, 영국, 독일, 프랑스'말에 이어 '한글'이 유일했습니다. 
그렇게 많이 산티야고 순례길을 찾는다는 증거입니다. 

꿈과 비전을 찾는 한국인들의 치열성이 경이롭습니다.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는 많이 알려진 한국어 입니다.

꿈중의 꿈이 하늘 꿈이요, 비전 중의 비전이 하늘 비전입니다. 

하늘 꿈, 하늘 비전을 지니고 살라고 눈들면 어디나 푸른 하늘입니다. 
하늘 꿈, 하늘 비전이 상징하는바, 하느님이요 그리스도입니다. 

이런 꿈과 비전을 지닌 이들은 결코 코린토 교회 신도들처럼 교만하지 않습니다. 
지극히 겸손하며 바오로 일행처럼 어떤 역경 중에도 좌절하지 않고 최선을 다합니다.

"지금 이 시간까지도, 
우리는 주리고 목마르고 헐벗고 매 맞고 집없이 떠돌아 다니고 우리 손으로 일합니다. 
사람들이 욕을 하면 축복해 주고 박해를 하면 견디어 내고 중상을 하면 좋은 말로 응답합니다. 
우리는 세상의 쓰레기처럼, 만민의 찌꺼기처럼 되었습니다. 
지금도 그렇습니다."

하늘 꿈, 하늘 비전이신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였기에 이런 항구한 삶에 초연한 사랑입니다. 
우리를 많이 부끄럽게 하는 말씀입니다. 
예수님 역시 평생 꿈이자 비전은 하늘나라, 하느님이셨습니다.

"당신들은 어째서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하오?"
당신 제자들을 향한 바리사이들의 물음에 대한 예수님의 다음 답변이,오늘 복음의 핵심입니다.

"사람의 아들은 안식일의 주인이다."

하느님 꿈, 하느님 비전의 중심에 확고히 자리 잡은 예수님이기에 
하느님 사랑을 닮아 모든 것을 상대화할 수 있는 자유요, 분별의 지혜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시간, 하늘 꿈이자 하늘 비전이신 주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는 시간입니다.

"주님은 당신을 부르는 모든 이에게, 진실하게 부르는 모든 이에게 가까이 계시네."(시편145,18ㄴ).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