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 명절이 아닌 명절이 되기를 / 반영억라파엘 감곡매괴성모성당 신부님
작성자김세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08 조회수1,068 추천수9 반대(0) 신고



한가위



<사람의 생명은 재산에 달려 있지 않다.>
+ 루카  12,15-21




추석 명절미사

 

명절의 의미

 

찬미예수님 사랑합니다.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우리의 허물과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사랑하십니다. 우리도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은혜가 넘쳐나길 기도합니다. 아울러 우리 보다 앞서 세상을 떠난 모든 이가 하느님의 자비로 천상행복을 누리시길 기원합니다. 명절을 맞이한 여러분의 가정에 하느님의 은혜로 기쁨과 평화가 충만하기를 바랍니다.

 


명절의 의미는 무엇보다도 ‘만남’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먼저 하느님과의 만남을 이루어야 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받는 만물의 영장입니다. 하느님께 나는 언제나 최고의 존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우리 인간에게 모든 것을 관리하고 다스리도록 맡기셨습니다. 우리가 소유한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주신 것을 활용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시간, 탈렌트, 지식, 재물도 그렇습니다. 우리의 수고와 땀이 배어있지만 하느님께서 먼저 그 바탕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서 기뻐하시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지를 생각하며 세상 것을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잘 써야 합니다. “아무리 부유하더라도 사람의 생명은 그의 재산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사랑, 은혜를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감사해야 합니다. 그리할 때 세상이 맑고 밝게 보입니다. 더 큰 축복을 만나게 됩니다.

 

두번째는 조상님들을 만납니다. 조상들을 기억하고 베풀어주신 은혜에 감사하는 날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혈육의 조상뿐 아니라 천상의 삶에 눈을 뜨게 한 신앙의 조상들도 기억합니다. 조상과 부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 명절의 의미가 있습니다. 특별히 우리보다 앞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합니다. 하느님의 자비로 천상에서 영원한 삶을 누리시길 기도합니다. 그분들의 삶의 모범과 표양을 만나고 본받게 됩니다. 혹시라도 상처받고 힘든 것이 있었다면 용서를 베풀어 자유를 허락해 드리고 부족했던 모든 것에 용서를 청하게 됩니다.


 

우리는 우리생명의 근원이신 부모의 은혜에 대한 보은에 남다른 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조상들은 부모에 대한 효의 실천은 세 가지 양상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첫째가 부모로부터 받은 신체를 잘 보전하여 후손에게 길이 전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벼슬길에 올라서 부모의 이름을 드높여 부모에게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모를 정성껏 봉양하고 공경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부모님을 정성껏 봉양하고 효도함은 돌아가신 후에도 제사를 통해서 계속되었습니다.


 

그것은 죽음으로써 생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태로든지 생이 계속됨을 믿었고 살아계실 때와 같이 가족공동체와 계속적인 유대 관계를 유지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제사는 죽은 이들을 계속 공경함으로써 효도를 이어가는 방법이며 결국 제사의 의의는 은혜를 기억하고 상기하며 어떻게든 갚고 싶은 마음을 간직하며 그 사랑을 이웃에게 향하게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하느님의 계명과 아무 마찰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부모님이나 조상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절을 하고 예를 드리는 것은 신앙에 위배되지 않습니다. 이는 죄나 우상숭배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우리 천주교회의 전통적인 제사는 무엇입니까? 미사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 자신을 하느님 아버지께 온전히 바치신 십자가의 죽음을 제사로 받아들이셨습니다. 그리고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하시며 이 제사가 계속 이어지기를 명하셨습니다. 명절에는 특별히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며 아직 천상의 영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 연옥에 계시는 분이 있다면 우리의 기도와 희생으로 하루빨리 하느님나라에 갈 수 있게 기도해야 합니다. 위령미사는 바로 교회공동체가 한마음으로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해 자비를 간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주 미사봉헌을 하여 효를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여 고유한 미풍양속인 제사를 봉헌하며 세상을 떠난 조상이나 부모, 형제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꼭 가지시기를 바랍니다.


 

세번째는 형제, 친척, 이웃을 만나고 서로의 마음을 주고받으며 사랑의 정을 키우는 날입니다. 아무쪼록 지금 내가 여기에 있음을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오늘 날의 시대는 자녀의 출산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그래서 형제애를 찾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형, 누나, 언니, 삼촌 이라는 말도 머지않아 없어질 처지입니다. 자녀의 출산이 많아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과의 만남이 더욱 확장되어야 합니다. 개인주의적이고 이기적인 삶은 바로 저 출산 가정에서 비롯됩니다. 하느님 안에서 형제자매의 관계가 더욱 넓어지기를 희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누이요 어머니다”(마태12,50).라고 하셨습니다. 말씀을 행함으로써 형제자매를 얻으시기 바랍니다.


 

“사후황금주북두, 불여생전일배주”라는 말이있습니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술과 안주를 북두칠성까지 쌓아놓는다 해도, 살아생전의 한 잔 술만 못하다“라는 뜻입니다. 돌아가신 조상들을 생각하는 마음 못지않게 살아계신 부모, 웃어른, 친척들에게도 도리를 다 해야 하겠습니다. 하느님과 조상님들, 부모와 친척, 이웃과의 만남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있는가를 돌아보고 보다 더 친밀한 사랑의 관계형성을 위해 정성을 쏟는 기쁨의 명절이 되길 희망합니다.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명절, 소통과 공감이 함께하는 명절이 되기 바랍니다. 절대, 상처를 주는‘멍절’이 되지 않기를! 사랑합니다.

 

“정채봉” 시인은 만남을 다섯 가지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가장 잘못된 만남은 생선과 같은 만남이다

만날수록 비린내가 묻어나니까

 

가장 조심해야 할 만남은 꽃송이 같은 만남이다

피어 있을 때는 환호하다가 시들면 버리니까

 

가장 비천한 만남은 건전지와 같은 만남이다

힘이 있을 때는 간수하고 힘이 다 닳았을 때는 던져 버리니까

 

가장 시간이 아까운 만남은 지우개 같은 만남이다

금방의 만남이 순식간에 지워져 버리니까

 

가장 아름다운 만남은 손수건과 같은 만남이다

힘이 들 때는 닦아주고 슬플 때는 눈물을 닦아주니까

 

여러분은 어떤 만남을 이루고 있습니까? 손수건 같은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 힘을 주고 위로를 주며 희망을 안겨 주어야 하겠습니다.

노사연씨의 만남도 있습니다. 노래 한 번 할까요?


 

 

 

 

 

한국천주교 사목지침서에는 “제사의 근본정신은 선조에게 효를 실천하고, 생명의 존엄과 뿌리의식을 깊이 인식하며, 선조의 유지를 따라 진실된 삶을 살아가고, 가족공동체의 화목과 유대를 이루게 하는데 있다”(제134조1항)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명절을 통한 소중한 만남의 시간을 기뻐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다종교 사회이므로 종교의 신념을 표현하는 제례방법이 다릅니다. 그 다름을 인정해야 하겠습니다. 모처럼 만난 가족들이 서로 자기의 신념을 강요한다면 갈등만 커질 것입니다. 가족 서로 간에 성숙한 사랑이 넘쳐나길 희망합니다.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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