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연중 제23주간 화요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09 조회수621 추천수14 반대(0)

어제 저녁 둥근 보름달을 보셨는지요? 넉넉하게 모든 것을 품을 것 같은 보름달입니다. 부족함이 없을 것 같은 보름달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풍족하게 만들어 주셨습니다. 우리가 함께 나눌 수만 있다면 굶주리고, 가난한 이들이 모두 배불리 먹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손을 잡을 수만 있다면 우리가 사는 이 지구는 온 우주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름다울 수 있는 둥근 지구는 오늘도 여기저기 상처가 가득합니다. 지구에 가장 늦게 등장한 인간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이 쓸 수 있는 에너지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푸른 별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대기오염, 토양오염, 물의 오염이 심각합니다. 오염된 지구에서 살 수 없는 많은 생물들이 멸종되었습니다.

 

이사야 예언자가 꿈꾸었던 세상, 예수님께서 원하셨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자랑하는 정치, 경제, 문화, 사상, 종교는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서 원망, 분노, 분열, 갈등, 폭력, 멸시, 조롱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아프리카에서는 질병이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중동에서는 검은 황금 석유 때문에 전쟁과 폭력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이 작은 지구별에서 인종 차별이 있으며, 서로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죽이고 죽어야 하는 싸움이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는 우리사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입니다. 법과 규정을 무시하는 사회입니다. 사람보다는 돈이 먼저인 사회입니다. 양심, 고귀한 가치, 영혼, 사랑은 욕심, 물질, , 이기심이라는 먹구름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학문을 연구하고,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 되어야 하는 교육은 경쟁과 성공이라는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 이 작은 땅은 허리가 끊겨야 하는지, 끊어진 허리를 우리의 힘으로 다시 이을 수 없는지 가슴이 아픕니다. ‘이념, 지역, 세대, 학연의 갈등은 우리 사회에 깊은 상처를 주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나와 다른 이들은 악의 세력으로 여기는지, 왜 우리는 나와 다른 이웃을 아직도 이교도로 생각하는지, 왜 우리는 잠시 머물다가는 세상을 마치 영원히 살 것처럼 욕심을 부리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우리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공감을 하지 못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인드라 망처럼 우리는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모르는 걸까요?

 

그럼에도 저 둥근달처럼 희망의 씨앗을 봅니다. 우리 주변을 보면 힘들고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도와주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선택을 받아 이집트 땅을 떠났지만, 구원자이신 예수님을 만난 것은 그 뒤로도 1500년이 더 지난 뒤였습니다. 우리의 짧은 생에서 쨍하고 빛을 보지 못하였다고 해도 그리 서운 할 것도 없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직책, 이나 자리를 보고 구원하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부르실 때, 그들의 신분이나, 학력, 능력을 보고 부르시지는 않았습니다. 단 하나, 주님께 대한 신뢰와 따름이었습니다. 오늘 제 1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주님께 대한 신뢰와 따름보다는 세상의 기준과 세상의 논리로 형제들을 서로 비난 하는 것을 걱정합니다. 좀 더 기다리지 못하고, 좀 더 이해하지 못하고, 좀 더 감싸주지 못하는 교우들을 걱정합니다. 신앙인은 하느님의 영으로 깨끗해져야 함을 이야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참 많이 기다려 주십니다. 다시 돌아와도 야단치시거나, 나무라지 않으시고 받아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그렇게 하신 것은 우리도 우리들의 형제를 너그럽게 받아주고, 기다려 달라는 가르침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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