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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13 조회수668 추천수9 반대(0)

지난 추석 연휴 중에 선배 신부님의 모친께서 하느님의 품으로 가셨습니다. 저는 20년 전에 선배 신부님께서 주임신부로 사목을 하실 때 보좌 신부로 함께 있었습니다. 당시 신부님의 모친께서는 성당에 자주 오셨습니다. 96세의 연세로 하느님의 품으로 가신 마리아 어머니께서 천상에서 영원한 삶을 사시기를 기도합니다.

 

장례가 나면 많은 분들이 빈소를 찾아와서 고인을 위해 기도하고, 유족들을 위로 합니다. 좀 더 가까운 인연이 있는 분들은 장례미사에 오셔서 함께 기도를 합니다. 고인의 가족, 친지, 가까운 지인들은 고인이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가는 묘소까지 함께 할 것입니다. 저도 빈소를 찾아갔고, 장례미사까지 함께 했습니다.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해도 고인과 함께 죽음의 여정을 같이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오직 하느님만이 고인과 함께 할 것입니다. 우리 보다 앞서 가신 성인, 성녀들께서 고인을 기쁘게 맞이할 것입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영신수련에서 세 가지 유형의 사람을 이야기 합니다.

첫 번째 유형의 사람은 신앙의 열매를 맺고자 하는 열의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결단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것들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이 되었지만 그 목적이 하느님을 알아서 영원한 생명을 얻는데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직장 상사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 신앙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혼인을 하기 위해서 신앙을 갖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신앙을 갖는 목적이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것이기에 참된 신앙의 열매를 얻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유형의 사람은 신앙의 열매를 얻기 위해서 노력은 하지만 시련의 때가 오면, 유혹이 다가오면 하느님과 멀어지는 사람입니다. 복음서에서 우리는 그런 사람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가진 것이 너무 많아서 포기 할 수 없었던 부자 청년이 그랬습니다. 예수님을 자신의 뜻대로 모시려 했던 유다가 그랬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 예수님을 모른다고 했던 베드로가 그랬습니다. 어쩌면 우리들 대부분은 두 번째 유형의 신앙생활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세 번째 유형의 사람은 어떤 시련이 닥쳐도, 유혹이 다가와도 포기하지 않고 예수님과 함께하는 사람입니다. 추운 겨울에 더욱 푸른빛을 보여주는 소나무와 전나무 같은 사람입니다. 103위 성인과 124위 복자와 같은 분들입니다. 주님을 위해서 순교의 길을 가신 분들입니다. 그분들은 천상에서 빛나는 신앙의 별이 되셨습니다. 권위와 권력을 지녔지만 섬기는 삶을 사시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과 같은 분이십니다. 아프리카의 오지에서 복음을 전하였던 이태석 신부님과 같은 분입니다.

 

교회가 2000년 역사를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아름다운 성전이 있었기 때문만은 아닐 것입니다. 위대한 설교자가 있었기 때문만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교리와 법을 만들어낸 신학자들이 있었기 때문만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베드로의 수위권을 이어받은 교황님들이 있었기 때문만도 아니었을 것입니다. 정말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참된 신앙의 열매를 맺어온 이름 없는 순례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행각합니다.

 

순교자 성월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굳센 믿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샘이 깊은 물과 같은 믿음을 가지라고 합니다. 반석위에 세운 집과 같은 믿음을 가지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그 믿음이 사랑의 열매를, 희망의 열매를 맺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나의 믿음이 흔들리는 믿음이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믿음으로 참된 신앙의 열매를 맺어서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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