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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14 조회수738 추천수5 반대(0)

 

오늘은 윤동주님의 시를 하나 읽어 드리겠습니다.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은 예배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렸습니다.

첨탑이 저리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했던 예수 그리스도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드러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이 시의 제목은 십자가입니다. 그리고 오늘은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주님께서는 수치와 부끄러움의 상징이었던 십자가를 구원을 위한 표징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십자가는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는 하느님나라를 향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농사를 지을 때 예전에는 비료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비료를 사용하면 많은 수확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비료는 지금 당장 결실을 맺도록 도움을 주지만 토양을 산성화 시키고, 땅의 생명력을 약하게 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농부들은 비료 대신에 거름과 퇴비를 주려고 합니다. 거름과 퇴비는 비료처럼 많은 수확을 내지는 않지만 땅을 비옥하게 하고 오랫동안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땅의 생명력을 키워주기 때문입니다.

 

나뭇잎이 썩은 것, 가축의 분뇨는 좋은 거름과 퇴비가 됩니다. 자연은 이렇게 썩고 죽어서 다른 생명을 위한 양분이 되는 것을 보여줍니다. 우리는 살면서 거름과 퇴비를 찾기보다는 비료와 같은 것을 추구합니다. 그것들은 당장 이익을 줄지 모르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끊어놓고 결국은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기 마련입니다.

 

"사람이 죽을 때가 되면 후회하는 세 가지 ''이 있다고 합니다. '좀 더 참을 걸', '좀 더 베풀 걸', 그리고 '좀 더 즐겁게 살 걸'이라고 합니다. 사막을 걸어가는 사람들은 뜨거운 태양 때문에 겁이 납니다. 그리고 어디로 가야만 마을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겁이 납니다. 사막이라 할지라도, 가야할 길을 정확하게 안다면 그래도 희망을 가지고,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사막과 같은 길을 걸어갑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참지 못하고, 베풀지 못하고, 기쁘게 살지 못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어디로 가야할지 안다면, 우리는 뜨거운 사막이라 할지라도 참고 걸어 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참된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 지금 나의 것들을 기꺼이 나눌 수 있습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지는 시련과 아픔, 고통과 외로움도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사막에서 불 뱀에 물려 죽어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모세의 지팡이는 구리 뱀이 되었고, 구리 뱀을 바라보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건강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예수님을 보내 주셨고, 이제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 뜨거운 사막과 같은 인생길에서 참된 위로와 평화를 얻을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고통과 형벌의 도구인 십자가를 통해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길을 보여 주셨습니다.

 

십자가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십자가의 수직면은 하느님과 사람의 일치를 의미합니다. 십자가의 수평면은 사람과 사람의 일치를 의미합니다. 십자가에 매달리신 예수님은 바로 하느님과 일치를 이루게 하는, 사람과 일치를 이루게 하는 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십자가 현양축일을 지내면서 주님께서 지고 가신 십자가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나의 삶을 바라보면서 나의 이웃들이 참된 위로와 영적인 치유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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