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작성자조재형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15 조회수740 추천수11 반대(0)

저는 1991년 사제서품을 받았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첫 본당으로 갔지만 3일 만에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병명은 유행성 출혈열이었습니다. 증상은 열이 심하게 나고, 얼굴이 붓고, 음식을 먹을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중환자실에 있었고, 많은 분들이 저를 위해서 기도 해 주셨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치료를 해 주셨고, 간호사 분들이 돌보아 주셨습니다. 하지만 제가 병이 나아서 퇴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어머니였습니다. 어머니께서는 제가 입원하면서 퇴원할 때까지 단 10분도 제 곁을 떠나지 않으셨습니다. 물수건으로 온 몸을 닦아 주셨고, 음식을 먹다 토하면 깨끗하게 치워 주셨습니다. 열도 내리고, 음식도 조금씩 먹게 되니 어머니께서 정말 좋아하셨습니다. 저는 몸이 아파서 통증이 있었지만 어머니께서는 마음이 아파서 고통을 겪으셨습니다. 그 후 23년 동안 제가 사제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은 어머니의 사랑과 기도가 함께 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몸이 아파서 고통을 겪게 됩니다. ‘, 고혈압, 당뇨, 심장병, 통풍, 대상포진, 신장투석정말 많은 질병이 우리에게 고통을 줍니다. 또 우리의 몸은 외부의 충격에 의해서 고통을 겪습니다. 매일 일어나는 각종 사고와 사건은 건강한 몸을 아프게 합니다. 2년 전에 저도 다리가 골절되는 사고를 겪었습니다.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였고, 골절된 부위에 심을 박았습니다. 다행히 지금은 뼈가 다시 붙었고, 잘 다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연세가 많아지셔서 매일 저를 간호하지는 못하셨지만 그래도 매일 병원에 찾아 오셨습니다.

 

우리는 또 다른 차원의 고통을 느끼게 됩니다. 그것은 타인의 아픔, 타인의 슬픔, 타인의 고통에 공감을 하기 때문입니다. ‘세월호사고가 발생했을 때 많은 분들이 함께 아파했고, 슬퍼했습니다. 슬픈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우리는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우리에게는 상대방의 아픔을 함께 느끼는 측은지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문명을 이룩하고, 역사를 만들고, 함께 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공감의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감을 넘어서는 또 다른 차원의 고통이 있습니다. 바로 타인의 고통을 대신 겪는 것입니다. 벗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것입니다. 신앙 때문에 박해를 받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를 고귀하게 만들었고, 이것이 우리를 영적인 차원으로 이끌었고, 이것이 인류가 가진 특별한 힘입니다.

 

이냐시오 성인은 겸손의 3단계를이야기 했습니다.

첫 번째 단계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대죄를 짓지 않는 것입니다.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계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대죄는 물론 소죄까지 짓지 않는 것입니다. 주일미사를 잘 지키며, 본당의 여러 단체에서 봉사하고, 삶의 중심에 신앙이 있는 삶입니다.

세 번째 단계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이제 고통을 받는 것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라면 가난한 것도, 병이 드는 것도, 죽는 것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성모님의 고통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성모님의 모든 고통은 아드님, 예수님과 관련된 것들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이런 고통에 함께하시면서, 예수님의 구원 사업에 동참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선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어서 그 제자에게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그분을 자기 집에 모셨다.” 성모님은 모든 고통을 받으셨지만, 좌절하지 않으시고, 하느님의 구원사업에 동참하셨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없다고 하지만, 비에 젖지 않고 피는 꽃도 없다고 하지만 성모님의 고통은 인간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모님은 그 모든 것을 받아드렸고, 예수님의 마지막 부탁을 받아들여서 교회의 어머니가 되셨습니다. 우리들 또한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의지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고통과 아픔을 이겨내고 신앙의 결실을 맺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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