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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를 찾아오신 하느님 - 2014.9.16 화요일(순례28일차),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원장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18 조회수680 추천수7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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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16 화요일(순례28일차), 
성 고르넬리오 교황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 기념일, 코린12,12-14. 27-31ㄱ 루카7,11-17

                                 
우리를 찾아오신 하느님


요즘 스페인은 가을이라 햇볕이 나도 그리 뜨겁지 않아 걷기가 좋습니다. 
선글라스도, 장갑도 거의 사용하지 않습니다. 
산티야고 순례길은 어디나 지평선에, 끝없이 난 길이 참 걷기가 신이 납니다. 
스틱의 필요성도, 피곤함도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어제 순례27일차는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이었고 참 축복받은 날이었습니다. 
산 마르틴에서 아스톨가까지 24.3km거리를 6:30분 출발하여 2회 쉬고 오후 1시에 도착했습니다. 
구름이 잔뜩 낀 날이라 걷기에 좋았고 
도중에 택한 산 길의 정취도 좋았으며 평소보다 사진촬영도 많았습니다. 

역시 끝없이 묵주기도를 바치며 걸었습니다. 
특히 알베리게는 5유로의 저렴한 사용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중 가장 마음에 드는 2인1실의 전망 좋은 독방에 여건도 대만족이었습니다. 
순례객들로 가득한 알베리게였고 성모님의 특별한 배려임을 믿습니다.

오늘 복음의 외아들을 잃은 과부의 모습이 
어제 예수님의 십자가 곁에 계신 성모님의 모습을 연상케 합니다. 
예수님의 대열과 과부의 대열이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생명의 대열과 죽음의 대열, 희망의 대열과 절망의 대열이, 빛의 대열과 어둠의 대열이 조우합니다. 

주님은 가엾은 마음이 드시어 
과부에게 "울지 마라."이르시고는 관에 손을 대시고 메고 가던 이들이 멈추어서자 
죽은 젊은이에게 명령하십니다.
"젊은이야,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어나라."

참 감동적인 아름다움 장면입니다. 
가엾이 여기는 마음, 측은히 여기는 마음,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바로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 사랑의 기적입니다. 
주님과 만남으로 
죽음의 대열은 생명의 대열로, 절망의 대열은 희망의 대열로, 어둠의 대열은 빛의 대열로 바뀌었습니다. 
주님이 하신 일입니다. 

목격한 이들의 고백이 정확합니다.
"우리 가운데에 큰 예언자가 나타났다.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찾아 오셨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이전에 '사람을 찾는 하느님'이십니다. 
늘 우리곁에 계신 영원한 인도자이시자 도반이신 겸손과 연민의 임마누엘 주님이십니다. 

 청명한 날은 없듯이 삶의 이치도 똑같습니다. 
결코 순탄대로, 인생길은 없다는 것입니다. 
생명과 죽음, 희망과 절망, 어둠과 빛은 삶의 리듬입니다. 

주님은 바로 삶의 리듬 한 가운데에서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십니다. 
그러니 상황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항구히  기도하며 주님을 따르는 믿음이 중요합니다. 
결코 절망할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습니다. 

여기 순례의 대열은 주님 친히 인도하시니 흡사 생명의 대열, 희망의 대열, 빛의 대열 같습니다. 
국적을, 남녀노소를 넘어 한 가족, 한 형제들로 북적대는 알베리게의 풍경이 꼭 잔칫날 같습니다. 
생명과 희망, 빛으로 충만한 분위기입니다. 
하느님 이루신 놀라운 기적입니다.

"우리는 모두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되었습니다. 
또 한 성령을 받아 모셨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

세례를 받지 않은 미신자들도 있겠지만 
흡사 한 성령 안에서 세례를 받아 한 몸이 된, 그리스도의 한 지체처럼 느껴집니다. 

위 바오로의 말씀을 은혜로이 체험하는 장은 성전 안에서의 미사입니다. 
제 저녁식사후 산책 중에 아스톨가 거대한 주교좌 성당 미사에 참석했습니다. 
두분의 주교님과 사제단 공동집전의 성대한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미사였습니다. 
성전을 가득 채운 신자들을 통해 스페인 교회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주님의 성체를 모시고 평화의 인사를 나눌 때는 
국적을 초월해 한 몸, 한 지체인 형제들임을 체험했습니다. 
가톨릭의 자랑이자 하느님이 인류에 주신 최고의 선물이 '사랑의 일치의 성사'인 미사입니다. 

전 번 레온을 떠나는 주일 새벽, 식당에서 '나와 이냐시오 형제' 둘이 조촐히 주일미사를 드리던 중 
짐을 싸던 중 유럽 순례자 형제들 네 분이 경건히 미사에 참여하고 성체를 모시던 모습도 
새삼스런 감동이자 아름다움이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를 몸소 찾아 오시어, 
우리 모두를 당신 빛과 생명, 희망으로 가득 채워주십니다. 

"주님은 참으로 좋으시고, 그분 자애는 영원하시며, 그분 진실하심은 대대에 이르신다."(시편100,5).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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