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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환대의 영성 - 환대 예찬 - 2014.9.18 연중 제24주간 목요일(순례30일차),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18 조회수1,076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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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9.18 연중 제24주간 목요일(순례30일차), 1코린15,1-11 루카7,36-50

                                            
환대의 영성 -환대 예찬-


환대의 기쁨, 환대의 사랑, 환대의 아름다움, 환대의 겸손입니다. 
이런 진리를 체험한 여기 제 수도형제들인 라바날 베네딕도 수도공동체입니다. 

오늘 순례30일차 강론은 또 여기 수도공동체 자랑으로 시작합니다. 
이냐시오 형제와 저는 여기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공동체에서 이틀간 쉬면서 영육을 충전한 후 
다시 산티야고 순례길에 오르기 됐습니다. 

그 많은 알베르게가 있지만 남자 수도원이 운영하면서 성당을 지니고 
수도사제가 매일 미사와 시간경을 거행하는 곳은 여기가 유일합니다. 
여기 수도원과 성당은 말 그대로 '환대의 집'이 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두분의 수도사제가 '하느님의 사람', '환대의 사람'으로서  일당백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 성당은 인위가 전혀 없는 자연미와 순박미의 극치를 이루는 가난한 성당입니다. 
무려 800년 역사를 가진 돌제대와 돌독서대를 지닌 성당입니다. 
앞 제대 정면에는 초라하면서도 단순한 작은 철십자가가 달려 있고 
벽들은 그대로 민낯의 돌과 회색빛 시멘트 벽입니다. 

전쟁이나 재해 때 약탈당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돈이 된다 싶으면 모두 뜯어간 것이 분명합니다. 
그대로 수난당한 그리스도의 몸을 상징하는 성당입니다. 

매일 이 곳에서의 저녁 성무일도 시간은 
두분의 수도사제가 아름다운 그레고리안으로 서로 마주보며 코러스 양편에서 기도를 바치는 데, 
라바날 곳곳에 머무는 많은 순례객들이 참여합니다. 
어제 저녁도 무려 50명 정도의 순례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매일 40-50명의 새로운 순례자들을 환대하는 성당이라면 1년 365일을 계산하면 엄청난 숫자입니다. 
선교 오틸리안 베네딕도 연합회의 사명에도 걸맞는, 
'환대를 통한 선교'가 여기 수도공동체의 존재이유임을 깨닫습니다. 

양일간에 걸친 수도원 식당에서의 조촐하면서도 품위있는 식사시간이 참 아름다워 
사진으로 기록에 남기고 싶었지만 분위기상 포기했습니다. 
놀라운 환대의 섬김과 겸손의 모범을 보여 준 사비엘 원장 신부입니다. 
요리 솜씨도 일류였고 식사 전후로 온갖 시중을 들었습니다. 

베네딕도 수도회 특징처럼, 
침묵 중에 독서와 성음악을 들으며 참으로 균형과 조화를 이룬 질서있는 식사 시간이었습니다. 
그대로 거룩한 전례시간 같은 아름다운 식사분위기였습니다. 
주님 친히 원장신부를 통해 손님들을 환대하시고, 
원장신부는 손님들을 통해 오신 주님을 환대하는듯 했습니다. 
내자신이 환대를 통해 존엄한 품위의 사람으로 격상된 느낌이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바리사이의 집에 초대를 받지만 
정작 주님을 진정성 가득 환대한 이는 죄많은 여인이었습니다. 
눈물로 주님 발을 적시고 머리카락으로 닦아 드립니다. 
이어 비싼 향유를 아낌없이 발에 부어 발라 드리는 참 아름다운 장면입니다. 
환대의 극치, 사랑의 극치입니다. 
마치 죄녀는 주님을 환대하고 주님 역시 죄녀를 환대하는 분위기입니다. 

주님은 시몬에게 그 감동을 전합니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큰 사랑으로 주님을 환대함으로 많은 죄를 용서받아 깨끗해진 죄많은 여자입니다. 
죄를 용서받아 깨끗해 지는 데는 주님 환대보다 더 좋은 수행이 없음을 깨닫습니다.  
비상한 주님 환대가 아니라 아브라함처럼 찾아오는 손님들을 환대함으로 주님을 환대합니다. 

참으로 환대의 사랑과 겸손의 모범인 죄많은 여인이었습니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이 가거라."

주님을 환대함으로 죄를 용서받고 구원된 여인입니다.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을 환대한 우리를 향한 말씀 같습니다. 

1독서의 바오로의 고백을 통해 그의 빛나는 겸손입니다.
"맨 마지막으로는 칠삭둥이 같은 나에게도 나타났습니다. 
사실 나는 사도를 가운데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자로서 사도로 불릴 자격조차 없는 몸입니다. 
하느님의 교회를 박해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은총으로 지금의 내가 되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겸손 가득한 감동적인 고백입니다. 
하여 누구보다 마음을 다해 주님을 환대한 바오로 사도였습니다. 

진정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은 아름다운 전례를 통해 주님을 환대하고, 
찾아오는 손님들을 통해 주님을 환대하는 '환대의 사람들'입니다. 
환대의 기쁨과 축복, 환대의 위로와 치유, 환대를 통한 선교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을 환대하는 우리 모두에게 풍성한 축복을 내려주십니다.

"주님은 좋으신분, 찬송하여라. 주님의 자애는 영원하시다."(시편118,1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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