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그리스도 중심의 삶 - 2014.9.19 연중 제24주간 금요일(순례31일차), 이수철 프란치스코 성 요셉 수도원 신부님
작성자김명준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19 조회수830 추천수8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

.






2014.9.19 연중 제24주간 금요일(순례31일차), 1코린15,12-20  루카8,1-3

                                                

그리스도 중심의 삶


제 삶의 활력의 원천은 그리스도입니다.
'그리스도는 내 생의 전부입니다.'
올해 제 서품 은경축 상본에 택한 바오로의 말씀입니다. 

순례 여정 중 매일, 미사도구를 배낭에 담고 다니는 것을 주님을 등에 업고 다니는 것으로 표현했는데, 
어제는 문득 주님이 저를 등에 업고 다니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걷기에 아무런 어려움을 못 느끼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더 활력이 솟는 기분입니다. 

저에겐 이런 깨달음이 실체적 진실에 가깝습니다. 
하여 매일 끝기도때 시메온의 노래 후렴도 고맙고 달게 바칩니다.

"낮동안 우리를 활기있게 하신 주님, 
그리스도와 함께 있으리니, 자는 동안도 지켜주시어 편히 쉬게 하소서."

어제 순례30일차는 지금까지 여정 중, 27km 피레네 산맥을 능가하는 어려움이었습니다.
피레네 산길이 시적이라면 어제의 산길은 산문적이었고, 
피레네 산길이 부드러웠다면 어제의 산길은 거칠고 험했습니다. 

라바날에서 여기 폰휄라다까지 30.3km를, 오전6시에 출발하여 오후2시에 도착, 8시간이 걸렸는데, 
6시간 족히 거칠고 험한 오르막길에 내리막길의 돌길을 걸었습니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았지만 곧 비가 쏟아질듯 검은 구름 가득 낀 하늘이었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오랫만에 새로운 변화의 환경이었고 사진도 많이 찍었습니다. 

역시 평탄대로의 인생길은 없음을 깨닫습니다. 
환경을 탓하지 않고 우보천리, 주님 따라 꾿꾿이 걸어야 하는 인생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저는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묵상했습니다. 
예수님은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복음을 전하실 때, 
주님은 제자들 일행과 함께 하시고 여러 여인들은 주님과 일행의 시중을 들었다 합니다. 

바로 이 장면이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상징합니다. 
바로 주 그리스도는 이들 삶의 중심이자 의미임을 깨닫습니다. 

순례 여정 중 이냐시오 도반과 제 경우도 흡사합니다. 
마치 주님을 시중들듯 매번 이냐시오 도반이 식사를 준비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함께 슈퍼마켓을 가지만 이냐시오 도반이 주도적으로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세상 밖 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주 그리스도를 모시고 사는 바로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제자들과 여인들 일행처럼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가 바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우리 순례 일행 역시 매일, 미사와 시간경을 주님께 바침으로 
주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끊임없이 확인합니다.
주님은 분명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복음과 똑같은 주님께서 지금도 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다음 바오로의 말씀에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되살아 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믿음은 덧없고 우리 자신은 아직도 우리가 지은 죄 안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잠든 이들도 멸망하였을 것입니다. 
우리가 현세만을 위하여 그리스도께 희망을 걸고 있다면, 
우리는 모든 인간 가운데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일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 그리스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 나셨습니다. 
죽은 이들의 맏물이 되셨습니다."

바로 이런 죽으시고 부활하시어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신 주 그리스도를 삶에 모시고, 
그 중심 안에 믿음의 뿌리를 내리고 살 때, 안정과 평화요 샘솟는 열정과 힘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이렇게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십니다.

"주님, 당신 눈동자처럼 저를 보호하소서. 
당신 날개 그늘에 저를 숨겨주소서. 
저는 의로움으로 당신 얼굴 뵈옵고, 깨어날 때 당신 모습에 흡족하오리다."(시편17,15). 

아멘.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