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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님의 도우심으로(희망신부님의 글)
작성자김은영 쪽지 캡슐 작성일2014-09-23 조회수615 추천수3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님의 도우심으로(루카9,23-26)

 

찬미예수님! 알렐루야~

오늘 예수님께서 정녕 자기 목숨을 구하려는 사람은 목숨을 잃을 것이고, 나 때문에 자기 목숨을 잃는 그 사람은 목숨을 구할 것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육신의 목숨을 예수님 때문에 잃어버리게 되면 영원한 목숨,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될 것이라는 예수님의 약속입니다.

 

어려서 제 고향 마을은 95%가 가톨릭신자였습니다. 그 성지에는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과 여덟 분의 순교자들이 계셨습니다. 해마다 순교성월이 되면 성당에서 성지까지 대략 1.5Km정도 떨어져있는데 신자들이 성당에 모여서 십자가를 앞에 세우고 유해를 모시고 장하다 순교자노래를 부르면서 성지까지 행렬을 하고 그곳에서 미사를 드렸습니다.

 

김성우 안토니오 성인께서 나는 살아도 천주교인으로 살고, 죽어도 천주교인으로 죽을 것입니다.” 라고 말씀하신 그 순교 성인에 대한 이야기를 늘 마음에 새기면서 나는 저 성인처럼 나에게 저런 박해가 닥친다면 내 목숨까지 내놓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 제 물음표였습니다.

 

고문하는 사람들이 불에 돌덩이를 달구어서 배교하지 않으면 이 뜨거운 돌을 네 입에 넣겠다고 하자 그 성인께서는 입을 딱 벌리고 빨리 넣으라고 했다는데 과연 그것이 가능한 것일까! 또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은 새남터에서 망나니가 칼춤을 출 때 내 목을 이렇게 대줄까? 아니면 이렇게 대줄까?” 하면서 죽음 앞에서도 하느님을 증거 하는 삶을 사셨습니다. 나에게도 순교의 기회가 온다면 나도 저렇게 순교할 수 있을까가 늘 내 삶의 의문부호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이 물음표가 느낌표로 끝났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를 무엇이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을 수 있겠습니까! 환난입니까. 역경입니까, 박해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이나 칼 입니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해주신 분의 도움에 힘입어 이 모든 것을 이겨내고도 남습니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제가 사제가 되겠다고 결심했을 때도 의문부호였습니다. 어떻게 신자들을 하느님께 인도하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고 미사를 드리고 하는 것을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것이 의문이어서 갈까 말까 굉장히 망설였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채워주시겠지 라고 믿고 신학교에를 가고 사제가 되어 이십여 년을 살면서 이제는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나를 도와주시는 분에 힘입어서 나는 이 모든 일을 해 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금요일에도 성심원에 가서 밤12시부터 새벽3시까지 강의를 하고 와서 잠깐 잠을 자고 또 아침에 10시부터 12까지 강의를 하고 와서, 어린이미사와 학생미사를 하고 또 오늘 주일미사를 봉헌하면서 내 체력으로 어떻게 이런 모든 일을 다 하고, 수백 명을 안수 해주며 내 체력으로 어떻게 버틸 수 있는지 저도 참 신기합니다. 내 능력이 아니라 내가 그분의 능력을 믿고 그 분께서 하라는 대로 하면 할 수 있구나하는 것인데 아마 여러분들도 그런 경험을 하셨을 것입니다.

 

구역장 반장해라 뭐해라 단체장해라 하면 처음엔 한 번도 안 해봐서 못하겠다고 이야기 하지만 막상 맡아서 기도하면서 해 나가다보면 다 해나가게 되는 것이 하느님의 신비인 것입니다. 우리가 순교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열심히 짊어지고 살아가고 있는가하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작은 십자가라도 기쁘고 감사드리면서 하느님의 은총을 구하면서 짊어지고 간다면 그 사람은 어떤 시련이나 박해가 와도 다 하느님께 맡기고 생명까지도 기쁜 마음으로 봉헌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면 제 십자가를 지고 날마다 나를 따라야 한다.”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매일 매일 나에게 주어지는 십자가를 나는 부족하고 능력이 없어 할 것이 아니라 나는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나를 도와주시는 그 분께 힘입어서 나는 이 모든 일을 할 수 있습니다하고 주님께 의탁하면서 한 발 한발 나가다보면 내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까지도 할 수 있습니다.

 

생명을 잃으면서까지 복음을 전수해주신 순교 성인들께 감사드리고, 또 훌륭한 신앙의 선조들을 주신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드리며, 우리가 짊어져야하는 십자가를 주님의 도우심으로 주님과 함께 기쁘게 짊어질 수 있는 은총을 이 미사 중에 간절히 청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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